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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은 언제나 사필귀정(事必歸正)이다


입력 2021.11.07 08:01 수정 2021.11.07 12:00        데스크 (desk@dailian.co.kr)

윤석열이 차린 밥상에 숟가락은 얹어도 밥까지는 못 뺏어

정권교체 열망이 진보좌파들의 홍준표 역선택민심 압도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대선 후보가 6일 오후 오찬을 위해 서울 마포구 염리동 한 식당으로 이동하며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대선 후보가 6일 오후 오찬을 위해 서울 마포구 염리동 한 식당으로 이동하며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1987년 11월 29일은 대한민국 대통령 직선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날이다.


민주화를 꿈에도 그려온 일반 국민들 중에 호남 출신들을 포함함 김대중 지지자들의 이목은 서울 여의도 유세장으로 쏠려 있었다. 신문들은 100만이란 숫자와 함께 그 ‘사상 최대’의 뜨거운 열기를 전했다. 방송들은 굳이 인파가 한산한 곳들을 찾아 찍은 화면들을 편집해서 내보냈다.


그런데, 이날 텔레비전 뉴스는 김대중 유세장 인파 축소 보도만 하지 않고, 여당(민주정의당) 지지자들에게는 충격적이요 야권 지지자들에게는 고소한 유세장 테러 기사를 크게 보여주었다. 전라남도 광주역 광장 유세에서 일어난 노태우 후보의 돌팔매 피격 소식!


이 해프닝이 노태우의 어부지리를 더욱 확실히 하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대구, 경북을 비롯한 영남 지역민들과 영남 출신 수도권 유권자들을 자극했다. 이 지역에서도 민주화를 위해 김영삼이나 김대중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았었다. 돌팔매 사건은 이들까지도 오른쪽으로 이동시킨 호남인들의 자폭 결과가 되고 말았다.


영남 사람들은 노태우가 미리 준비한 방패로 빗발치는 돌들을 막아내는 모습을 보고 분노했다. 그리고 결집했다. 전라도 놈들 어디 두고 보자는 다짐을 이심전심으로 했다. 신군부 2인자가 수난을 당하는 장면에 마음으로 박수를 친 김대중과 김영삼 지지자들은 그때 이 영남인들의 마음을 상상조차 못하고 있었다.


5일 끝난 국민의힘 최종 경선은 호남을 비롯한 민주당 지지자들이 던지는 역선택 돌팔매를 보수우파 당원들이 결집해서 압도한 결과라고 봐야 옳다.


정권교체를 갈망하고 염원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처음부터 절대적으로 윤석열에 가 있었다. 그것이 대깨문들의 장난으로 홍준표가 상승세를 탄 것처럼 보이면서 한때 호각지세로 바뀌었을 뿐이다.


여권은 말로, 검경과 공수처는 수사로, 친정부 언론은 편파 왜곡 보도로 윤석열을 집중 사냥했다. 오직 윤석열만 팼다.


이것이 사실은 윤석열의 경선 승리를 예고한 것이었다. 그가 정권교체 주역으로 부상, 정계에 뛰어들자마자 야권 후보 중 가장 유력하고 가장 겁나는 후보가 되었기 때문이다.


윤석열이 총장으로 있는 검찰이었다면, 그리고 그런 실력 있는 검찰 같은 공수처였다면, 그리고 더 중요한 건 윤석열이 정말 죄가 있는 사람이었다면 그는 진작 낙마했을 것이다. 그러나 천만다행으로 윤석열에 타격을 주려 했던 시도들은 물거품이 되거나 별 진전을 보지 못했다.


이런 와중에 같은 당 동료 후보들의 행태는 또 어떠했는가? 여당 프레임에 동조하거나 한술 더 떠 윤석열을 흠집 내고 물어뜯는 데 사활을 걸었다.


자기들이 내세울 건 정치 판에 오래 있었다는 것과 현란한 말솜씨 말고는 하나도 없는데도 준비가 안 됐다느니 여권 주장을 그대로 따라 하며 무슨 리스크가 많다느니 도덕성이 어떻다느니 해댔다. 순진한 국민들은 그런 일방적 비난, 주장에 흔들릴 수도 있으므로 아무 말이나 지르고 본 것이다.


정권교체 꿈이 깨질까 노심초사하는 보수우파와 중도 성향 국민들은 제1야당 후보들이라는 자들의 이런 한심한 내부총질에 탄식하고 분노했다.


그렇지 않아도 민주당 지지 일색인 호남에서 홍준표 지지가 유난히 높게 나오고 문재인 지지, 대장동 특검 반대자들이 그를 비정상적으로 선호하는 여론조사 결과들을 보면서 역선택 주장이 일리가 있구나 하던 차에 그들의 지나친 아군 공격을 보면서 위기의식을 갖기 시작했다. 그리고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윤석열에 대한 동정, 보호 심리가 크게 일었다.


이것이 70%에 육박하는 역대급 당원 투표율로 나타났다. 저들의 역선택 의지도 그만큼 결연해 여론조사 첫날 표본 달성률(응답자 확보율) 70%를 기록했다.


일반인들은 전혀 모르는 새에 벌어진 숨 막히는 혈투였다. 그것은 전쟁이었다.


그러나 정권교체 열망이 역선택을 압도함과 동시에 분노와 지지, 응원의 마음이 하나가 돼 윤석열 압승으로 경선 종지부를 찍게 됐다. 한마디로 사필귀정(事必歸正, 무슨 일이든 결국 옳은 이치대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이 고사성어는 이런 때 쓰라고 있는 말이다.


세상에 본투표에서 그 후보를 찍지 않을 사람이 좋아하는 후보를 고르는 여론조사로 자기 당 후보를 결정하는 방식이 어디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제대로 민주주의를 하는 나라 중에 이런 정당이 세계 어디에 있을지 모르겠다. 이준석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제 최종 후보가 정해졌으니 본선 대책에 나서는 한편 이런 말도 안 되는, 자해적인 규칙(역선택 허용 여론조사 결과에 가중치까지 주는 환산 득표 또한 위험천만한 방식)을 뜯어고치는 작업에도 착수해야만 한다. 자칫 잘못했으면 상대 당이 바라는 후보를 뽑을 뻔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도 해야 마땅하다.


윤석열은 조국 수사 등을 통해 문재인 정부뿐 아니라 이 시대 대한민국을 장악하고 있는 586 운동권 출신 기득권 세력과 그들을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강남좌파들의 위선과 무능의 탈을 벗겨낸 사람이다.


그가 검찰의 수장으로 반정부 선봉에 섬으로써 우리 보수우파들은 비로소 정권교체의 확신을 갖고 살맛을 찾게 됐다.


그는 그런 여론에 의해 야당 대통령 예비 후보 자리까지 올랐다. 윤석열이 차린 밥상에 숟가락을 얹는 것까지야 뭐라고 말 못한다손 치더라도 그의 밥까지 남의 힘을 빌려 뺏으려 한 것은, 이건 정말 순리가 아니었다.


야당 지지자들에게 재미와 희망을 가져다 준 인물이 정권교체의 주자(走者)가 되는 건 당연한 상식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그의 경선 승리는 사필귀정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될 사람, 되어야 할 사람이 된 결과가 이번 국민의힘 경선이다.


내년 3월 본선에서도 이 사필귀정이 반드시 이뤄지게 될 것이다. 뽕나무 밭이 4개월 사이에 푸른 바다로 변하지(桑田碧海) 않는 한.


ⓒ

글/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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