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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출마 없다"더니…안철수 출마선언에 보수 진영 단일화 피로감


입력 2021.11.03 00:31 수정 2021.11.03 00:40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대선 출마 없다던 안철수, 출마 선언

대선 앞둔 야권에 '단일화' 과제 추가

4·7 재보선 전 혼란 재현 우려 제기

4자대결시 이재명에 승리 장담 못 하는 국민의힘…고심 깊어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잔디광장 분수대 앞에서 제20대 대통령선거 출마 선언식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잔디광장 분수대 앞에서 제20대 대통령선거 출마 선언식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세 번째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차기 대선을 준비하는 야권에 '단일화'라는 또 하나의 과제가 생겼다. 최종 경선이 한창인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사이에 벌써부터 신경전이 번지며 매번 선거 때마다 반복되던 피로감이 또 다시 재현되는 모습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2021년 5월 4일, 딱 6개월 전에 이미 알려 드렸는데 그때 댓글을 보면 아무도 안 믿었다"며 안철수 대표가 "내 머릿 속에 대선 출마는 없다"고 언급했던 내용이 담긴 기사를 공유했다.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안 대표가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단일화 논의 국면에서 차기 대선에 불출마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펼친 데 이어, 양 당의 합당이 논의되던 시점에도 대선 출마에 선을 그었던 점을 겨냥해 소위 '말바꾸기'를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당시 안 대표를 향해 "무운(武運·전쟁에서 이기고 지는 운수)을 빈다"고 했던 이 대표는 전날(1일) 안 대표의 공식 대선 출마 선언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도 같은 대답을 짧게 던진 바 있다.


이준석 대표와 안철수 대표의 사이가 껄끄러운 것은 정치권에서 공공연하게 통용되는 사실인 만큼, 이 대표의 이 같은 반응 역시 안 대표의 출마를 평가절하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 대표의 발언이 전해지자 김윤 국민의당 서울시당위원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는 천성이 위선과는 담을 쌓은 사람이라 차마 이 대표의 무운(武運)을 빌지는 못하겠다"며 "한결같이 싸가지 없는 이 대표의 말뽄새를 보니 이제 이 대표에게 남아있는 행운은 더 이상 없을 것 같다. 앞으로 이 대표에게 남아있는 것은 무운(無運) 뿐일 것"이라 강도 높게 반발하기도 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자칫 지난 4·7 보궐선거에서 보였던 보수 진영의 혼란이 차기 대선에서도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당시 안 대표와 오세훈 시장은 투표용지 인쇄 시한까지도 단일화 방식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서 어려운 선거 준비 과정을 초래한 바 있다.


한 국민의힘 핵심관계자는 통화에서 "막판에 극적인 합의를 이뤘기에 망정이지 끔찍한 결과로 귀결될 수 있었던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며 "매 선거 때마다 반복적으로 이런 잡음이 벌어진다면 그 자체에 피로감을 느끼는 유권자들도 상당할 것"이라 전했다.


당장의 차기 대선 가상 대결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이 같은 우려가 기우라고 할 수 없다. 이미 최종 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대표에 오는 5일 선출될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까지 4자 대결을 붙일 경우 이재명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가졌던 우위가 상실되는 결과가 도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29~30일 조사 후 이날 발표한 정례조사 결과에 따르면 4자대결 조사에서 안 대표가 4~8%의 지지율을 기록하는 가운데, 윤석열 전 검찰총장만이 이재명 후보를 앞섰을 뿐 홍준표 의원은 오차범위 내 열세, 유승민 전 의원·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오차범위 밖 열세를 보였다.


安 지지율 4~8%에 국민의힘·민주당 승패 갈려
安 "국민의힘 후보가 내게 양보하면 정권교체"
국민의힘, 후보 선출 후 단일화부터 고민 나서야
신중론 제기…"가볍게 접근했다간 선거 패착돼"


지난달 24일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 비즈니스 타워에서 열린 가칭 '새로운물결' 창당발기인 대회에서 기념촬영을 마치고 자리로 이동하던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왼쪽)가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바라보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지난달 24일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 비즈니스 타워에서 열린 가칭 '새로운물결' 창당발기인 대회에서 기념촬영을 마치고 자리로 이동하던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왼쪽)가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바라보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현재까지 국민의힘 대선 후보 4인은 공개적으로 후보 선출 뒤 안 대표와의 단일화에 나서겠다고 밝혔으나, 안 대표는 "국민의힘 후보가 (나에게) 양보해 준다면 충분히 압도적인 정권교체가 가능할 것"이라며 자신이 야권 단일 후보가 돼야 한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당장 오는 5일 선출될 국민의힘 최종 대선 후보는 안 대표와의 단일화 논의의 물꼬를 틀 방안부터 고민해야 한다. 여기에 이준석 대표는 물론 최종 후보 선출 뒤 선거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큰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안 대표의 관계도 여전히 냉랭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단일화 협상은 초반부터 난관에 부딪힐 가능성이 적지 않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MBC라디오 '시선집중'에서 "안철수 대표에 대한 어떤 접근도 함부로 해선 안 된다. 대선 국면에서 가장 큰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안철수 대표는 여하한 일이 있더라도 끝까지 완주하고 자신의 정치적인 위상을 다시 세우겠다는 목표가 확고하리라고 본다"고 신중론을 펼쳤다.


아울러 김 최고위원은 "안 대표가 후보 단일화 내지 합당의 절차에 나서야 가능한데, 저 사람이 그저 몸값 높이고 협상력 높이고 하는 말로 '소값이나 크게 쳐 받으려고 나왔구나' 이런 식으로 접근하면 절대 같이 갈 수가 없을 것"이라며 "함께 갈 수 있는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되는데, 종로 보궐선거에 나가라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면서 접근했다간 우리 화를 키울 뿐만 아니라 대선 국면에 결정적 패착이 될 것"이라 거듭 강조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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