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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테이퍼링 초읽기...전문가 “코스피 변동성 확대 우려”


입력 2021.10.25 05:00 수정 2021.10.22 16:49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코스피 거래대금 8조...연중 최저치

“테이퍼링 속도, 시장에 부담 요인”

“펀더멘털 훼손으로 확대되지 않아”

최근 1주일 신용거래융자 잔고 흐름 추이 ⓒ금투협 최근 1주일 신용거래융자 잔고 흐름 추이 ⓒ금투협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르면 다음달 중순부터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코스피가 조정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테이퍼링이 곧 가동될 조짐을 보이자 국내 증시가 더욱 타격을 입을 것이란 시장의 우려도 커졌다. 상승장을 이끈 ‘유동성 파티’가 끝날 경우 빚을 내 주식에 투자했던 개인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볼 수 있어서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2일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연중 가장 낮은 8조914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0월28일(8조9410억원) 이후 1년 만에 가장 낮은 규모다. 지난 1월11일 44조4338억원과 비교하면 20% 하락했다. 지난 7~8월 75조원 규모였던 개인투자자 증권계좌 예탁금도 지난 21일 기준 66조5530억원으로 줄었다.


지난 6월 3300선이던 코스피는 7월 이후 인플레이션 우려와 미국발 테이퍼링 이슈, 금리 인상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부진한 흐름을 나타냈다. 이와 함께 중국 헝다그룹 사태 등 대외 리스크가 끊이지 않으며 이달 코스피지수는 약 6개월 만에 3000선을 밑돌기도 했다. 개인투자자는 이달 들어서만 코스피에서 1조7323억원을 팔아치웠다.


다만 개인의 ‘빚투’(빚내서 투자)를 보여주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21일 23조6948억원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증시 하락과 대출 규제 등으로 빚투 열기는 한풀 꺾였지만 다시 최근 8거래일 연속 증가하면서 시장의 눈길을 끌고 있다.


앞서 미 연준은 다음달 중 채권매입을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이른바 테이퍼링을 시작할 것임을 시사했다. 높은 인플레이션을 감안해 내달 중 테이퍼링을 개시해 내년 중 금리인상에 나서야한다는 쪽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테이퍼링은 우선 월간 국채 매입 규모를 100억달러, 주택유동화증권(MBS) 매입 규모는 50억달러 줄이는 것으로 시작할 전망이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9월 의사록에 따르면 테이퍼링은 이러한 속도대로 진행될 경우 내년 7월 완료될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통화정책 스탠스가 시장에 호재가 되기는 어려운 변수라고 판단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과 함께 테이퍼링 속도 또한 예상보다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9월 FOMC 이후 파월 연준의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2022년 중반 테이퍼링 종료 가능성을 언급했다는데 다소 빠른 테이퍼링 스케줄로, 테이퍼링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도 시장에 부담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이퍼링의 부정적 영향은 밸류에이션보다 변동성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데 양적완화 국면에서 미국 증시 변동성지수인 VIX 지수가 하락했다”면서 “같은 맥락에서 테이퍼링 국면에서 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고, 기대수익률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단기적인 변동성은 확대됐지만 테이퍼링 우려가 이미 시장에 반영됐다는 점에서 큰 위험 요인이 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이 테이퍼링을 오래 전부터 인지하고 있었고 테이퍼링이 본질적으로 유동성을 회수하는 정책이 아니라는 점에서 큰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실제 테이퍼링 시점에는 한차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여지가 있다”고 예상했다.


현재 국내 수출금액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펀더멘탈 훼손 이슈까지 확산될 가능성은 없다는 의견도 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 연준의 테이퍼링 실행, 기준금리 인상 직후 등 통화정책 변화 우려가 있을 당시 코스피는 고점 대비 저점까지 최대 마이너스 13%의 가격 조정이 있었다”며 “올 6월 이후 코스피가 고점 대비 10월 저점까지 마이너스 12%나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최근 지수 하락은 통화정책 변화 우려를 반영한 가격 조정까지는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펀더멘탈을 훼손하는 이슈가 발생할 경우 코스피는 고점 대비 저점까지 마이너스 30% 정도의 가격 충격이 발생하지만, 현재의 글로벌 경기 확장세와 국내 수출금액 사상 최고치 경신 등을 감안하면 펀더멘탈 훼손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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