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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LFP 배터리 전환…K배터리도 방향전환?


입력 2021.10.24 06:00 수정 2021.10.22 16:46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테슬라, 보급형 모델 LFP 배터리 전환…中 CATL 등 전격 수혜

저렴하고 안전성 커…에너지 밀도 낮아 주행거리는 한계

세분화되는 전기차 시장…K배터리 포트폴리오 다각화 '기로'

테슬라 모델3. ⓒ테슬라코리아 테슬라 모델3. ⓒ테슬라코리아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단거리 주행 모델에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전면 도입키로 했다. 원가를 낮춰 수익 구조를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LFP는 중국 CATL 등이 주도하는 기술로, 이를 계기로 니켈·코발트·망간(NCM) 등 삼원계 배터리에 강점을 가진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LFP 개발에 속도를 낼 지 주목된다.


24일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20일(현지시간) 열린 3분기 투자자 설명회에서 자사 전기차 '스탠다드 레인지(standard range)'에 사용하는 배터리를 LFP로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테슬라 전기차는 스탠다드, 롱레인지, 퍼포먼스 등 3가지로 나뉜다. 이 중 스탠다드는 주행거리가 짧은 대신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보급형이다. 그간 모델3 등 스탠다드 모델에 LFP와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배터리를 병행해 사용해온 테슬라는 이번 발표를 계기로 보급형 모델 배터리를 LFP 배터리로 모두 바꿀 계획이다.


테슬라는 이미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모델3 세단과 신형 모델Y에 CATL이 생산한 LFP 배터리를 장착하고 있으며, 9월엔 인도일정을 이유로 미국 내 모델3 예약자들에게 LFP 배터리 탑재 모델에 대한 구매 의사를 묻는 등 LFP 배터리 적용 확대에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LFP 배터리 전환 움직임에 그간 테슬라에 NCA 배터리를 공급해왔던 일본 파나소닉은 적잖은 타격을 입게 될 전망이다. 반면 중국 CATL, BYD 등은 수혜가 예상된다. LFP 배터리는 전체 생산량의 95% 정도가 중국에서 생산된다.


테슬라 뿐 아니라 폭스바겐, 포드 등도 LFP 배터리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보급형·고급형 등으로 세분화되는 상황에서 저가의 경형·소형 전기차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가이드하우스 인사이트의 샘 아부엘사미드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이번 발표에 대해 "가격을 낮추지 않고도 수익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현명한 아이디어가 될 것"라고 말했다.


생산 단가를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만큼, LFP 배터리 입지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삼원계 배터리 강자인 국내 기업들도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그간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LFP 배터리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LFP 배터리는 철을 양극재로 하기 때문에 생산 비용이 낮으며, 폭발 위험도 적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단위 면적당 에너지 밀도가 낮고 무거워 일반 승용차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이 때문에 LG에너솔루션·삼성SDI·SK온 등은 LFP 대신 에너지 밀도가 높은 니켈·코발트·망간(NCM), NCA,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 등 하이니켈 배터리 기술 개발에 주력해왔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와 손 잡은 것도 이들 삼원계 배터리 기술 성과에 기인한다.


그러나 일부 차종 등에 한해 사용되던 LFP 배터리가 테슬라 등의 발표로 확대될 움직임을 보이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테슬라는 특히 단가가 높은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는 LFP를 장점을 활용하겠다는 전략이어서, 다른 글로벌 완성차들도 이를 주목할 가능성이 높다.


배터리 원가 절감이 주요 화두로 떠오르면서 국내 기업들도 LFP 배터리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SK온은 LFP 기술 개발에 나섰으며, LG에너지솔루션도 검토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과 지동섭 SK온 대표는 이달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자동차 제조사들이 LFP 기술에 대한 관심이 많다"면서 "주행거리는 상대적으로 짧지만 저렴하고 안전성이 높은 LFP 배터리 개발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LFP 기술을 보유하게 되면, 소형·중형·대형 등 각 차급별로 대응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될 전망이다. 특히 NCM과 비교해 화재 위험성이 낮은 점도 새롭게 부각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테슬라의 LFP 배터리 교체 선언은 저가형에 한정적인 데다, 최대 공급처이자 수요처인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국내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보급형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예상 보다 규모는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단가가 높은 모델을 주로 공급하는 한국 배터리업체들의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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