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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과 남북정상회담


입력 2021.10.17 08:10 수정 2021.10.15 21:11        데스크 (desk@dailian.co.kr)

북한은 민주당 정부가 필요하다

미국의 NATO(No Action, Talking Only)식 대응

남북정상회담에 교황의 역할이 마지막 키가 될 수도

대장동과 남북정상회담의 경쟁이 시작된다

지난11일 북한 국방발전전람회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관계자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지난11일 북한 국방발전전람회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관계자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은 민주당 정부가 필요하다

9월 22일 종전선언을 제안한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에 대해 김여정 부부장이 3일 만에 ‘좋은 제안’이라며 칭찬성 메시지를 날리는 것을 보고 필자는 북한이 남북관계 복원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분석했다. (9월 28일 [이인배의 그라운드제로] “문 대통령 시그널과 김여정 응답”) 김정은 정권의 바람에 썩 마음에 드는 실적은 보이지 못했지만, 2022년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는 민주당 정부가 이어져야 할 전략적 필요성이 절실하다고 보았다. 이른바 ‘전략적 상수화’의 필요성이다.

미국의 NATO(No Action, Talking Only)식 대응

잠깐 10월 몇 주간의 중요한 상황을 짚어보자. 10월 10일 이재명 경기지사가 제20대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었다. 같은 날 노동당 76주년 창건일을 맞은 북한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대내 메시지만 발표했다. 그리고 다음 날인 10월 11일 ‘국방발전전람회’에 참석해 “우리를 걸고 들지만 않는다면, 우리의 주권행사까지 건드리지 않는다면 장담하건대 한반도의 긴장이 유발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 문 정부에게 유화적인 멘트를 날렸다.


김정은 위원장의 연설을 예상이나 했는지, 서훈 국가안보실장은 12일 워싱턴 D.C로 날아가 제이크 설리번(Jake Sulivan) 국가안보보좌관과 만나 한반도 문제를 논의했다. 자주 목격되는 모습이지만, 한미 양측의 회의 내용에 대한 설명이 달랐다. 아마도 서훈 실장이 미북간 대화를 위한 모종의 조치를 설득한 모양인데, 바이든 정부의 냉랭했던 태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14일 미국무부 대변인은 북한에게 구체적인 제안을 해 놓고 있으므로 북한의 응답과 접촉을 기다리고 있다며, 아예 대화의 책임을 북한에 넘겨버렸다.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문 정부의 마지막 큰 그림에 북한이 한발 가깝게 지원하는 형국인데, 노련한 바이든 정부가 말만 근사할 뿐, 속 시원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남북정상회담에 교황의 역할이 마지막 키가 될 수도

그런데 이제 시작이다. 16일부터 3일간 한·미·일 북핵 협상 대표들이 워싱턴에서 만난다. 미국은 북핵 해결을 위한 한일 협력을 주문할 테고, 한국은 미국이 대북제재를 일정 부분 풀어줄 것을 설득할 것이다. 서울에서는 17일 에이브릴 헤인스(Avil Haines) 국가정보국장(Director of National Intelligence, DNI) 국장이 한국을 방문한다. 박지원 국정원장을 만날 예정이다. 만약 CIA 산하 코리아미션센터가 존치되었다면, 이번에 모종의 역할을 할 수 있겠지만,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면서 CIA에 코리아미션센터와 이란미션센터는 폐지되고 중국미션센터가 신설되었다. 아프간에서 철수한 미국이 중국 대응에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인데, 정보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이렇게 외교안보 실무진 간의 조율이 어느 정도 이뤄지고 나면, 10월 30일 로마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미정상회담, 양 정상의 프란치스코 교황 알현을 통해 남북한 간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시도될 것이다. 문 대통령은 교황과 바이든 대통령 세 사람의 가톨릭 신자로서의 동질적 유대감에 기대를 걸고 있을 것이다. 평소에 교황도 판문점에서 남북 정상이 손을 잡고서는 것이 꿈이라고 했으니, 적극적인 지원 메시지가 있을 수 있다. 당장 미국의 대북정책 변화를 끌어내지 못하더라도, 북한으로서는 남한 정부의 ‘전략적 상수화’를 위해서 움직여줄 여지가 있다.

대장동과 남북정상회담의 경쟁이 시작된다

그러면 9월부터 터진 대장동 비리 사건을 덮을 빅이벤트가 11월에 있을 수도 있다. 화상 남북정상회담이라면 준비가 수월하니, 양 정상 간 의지만 확인되면 기술적으로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 당장 남북정상회담이 아니더라도 정상회담 개최 합의 소식만 있어도 향후 의제는 무엇일지, 김정은 의상은 어떨지, 살은 얼마나 빠졌을지, 김여정은 배석할 것인지 등등으로 추측성 기삿거리는 넘쳐날 것이다.


임기 말에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된다고 대통령선거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대장동 비리 사건은 웬만하게 묻힐 수 있다. 역린을 건드린 부동산 권력형 비리를 남북정상회담으로 완전히 덮기는 어려울 수 있다. 그래도 물타기는 될 것이다.


아무래도 11월 5일 결정되는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는 남북관계에 대한 해법을 잘 준비해 놔야 할 듯 싶다.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지 말고, 안전하고 평화로운 대한민국의 비전을 내놓기 바란다. 탈정치화된 외교안보 전략으로 국민을 설득하기 바란다.


ⓒ

글/이인배 협력안보연구원장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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