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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대2 구도 명확했던 국민의힘 2차 토론…신경전 불꽃 튀었다


입력 2021.10.14 00:30 수정 2021.10.14 06:04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윤석열·원희룡' vs '홍준표·유승민'

우호적 분위기·날카로운 공세 상반

尹 "元 제주도 업적 많아" 치켜세워

洪·劉, '공매도 폐지' 등 정책 공감대

국민의힘 원희룡·유승민·홍준표·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가 13일 오후 제주시 도남동 KBS제주방송국에서 열린 제주합동토론회에 앞서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제주=뉴시스 국민의힘 원희룡·유승민·홍준표·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가 13일 오후 제주시 도남동 KBS제주방송국에서 열린 제주합동토론회에 앞서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제주=뉴시스

13일 열린 국민의힘 대선 후보 최종 경선 주자들의 2차 TV토론회에 나선 4인의 후보가 치열한 신경전을 벌인 가운데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비슷한 스탠스 아래 상대 후보들을 공략하는 '2대2 대결 구도'가 한층 부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오후 제주시 도남동 KBS제주방송국에서 열린 제주합동토론회에서는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이 윤 전 총장을 향한 공세를 펼치고, 윤 전 총장과 원 전 지사가 홍 의원을 향한 공격에 나서는 양상이 지속적으로 펼쳐졌다.


동시에 윤 전 총장은 원 전 지사 띄워주기에 나섰고,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은 정책과 관련한 토론에서 서로의 의견에 존중의 뜻을 표하며 우호적 관계를 구축하는 모습을 보였다. '2강'을 형성하고 있는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이 후발 주자인 원 전 지사와 유 전 의원과 각각 한 팀의 모양새를 이루는 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실제 윤 전 총장은 최근 원 전 지사의 정책적 능력을 칭찬했던 SNS 글에 이어 이날 토론에서도 그를 향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연루 의혹을 받는 대장동 사건은 사실 어려워서 법조인도 알기가 쉽지 않은데, 제주도지사로서 재직하는 동안 지사로서 공부를 해 대처한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고 치켜세웠다.


윤 전 총장은 또 "원 전 지사가 제주도지사를 할 때 난개발도 잘 막고 공기업 채용도 100% 공채로 하는 등 업적을 많이 남긴 것으로 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홍 의원과 유 전 의원도 양측 모두 주식 시장 공매도 폐지 취지의 공약을 들고 나온 점에서 서로의 주장에 존중의 표시를 보내며, 공감대를 형성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유 전 의원은 홍 의원을 향해 "공매도를 폐지하겠다고 하셨는데 저도 폐지해달라고 했다. 폐지 목소리가 상당히 많은 것"이라면서도 "그럼에도 불법이나 무차입 공매도는 막되 공매도를 완전 폐지하는 나라는 없다. 전면 폐지해도 괜찮겠나"라 물었다.


이에 홍 의원은 "공약을 하고 나서 유 전 의원의 공약을 자세히 봤는데,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고 봤다"며 "공매도 제도는 주가가 하락할 땐 하락을 더 부채질하는 문제가 있어 동학개미들은 사실 공매도 제도를 이용하지 못 하고 희생자가 된다. 그래서 전면 폐지하자고 이야기를 했는데 유 전 의원이 보완책을 제시해 준다면 제가 공부를 더 할 것"이라 말했다.


이처럼 윤 전 총장과 원 전 지사,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의 사이에서는 모처럼 정책적인 논의와 상대방을 향한 존중이 이어지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다른 쪽 상대를 향해 공세를 가할 때는 분위기가 180도 반전되는 모습이 감지됐다.


상대 측 향한 공세 때 분위기 180도 반전돼
洪 "尹, 이재명 이어 도덕성 떨어지는 후보"
尹 "文정부가 탈탈 털어 나온게 있나" 응수


13일 오후 제주시 도남동 KBS제주방송국에서 열린 제주합동토론회에 나선 홍준표 의원(왼쪽)과 유승민 전 의원 ⓒ제주=뉴시스 13일 오후 제주시 도남동 KBS제주방송국에서 열린 제주합동토론회에 나선 홍준표 의원(왼쪽)과 유승민 전 의원 ⓒ제주=뉴시스

먼저 홍 의원은 전날 공개된 데일리안 여론조사에서 윤 전 총장이 여야 대선 주자 중 이재명 민주당 후보에 이어 두 번째로 '도덕성이 떨어지는 후보'로 나타난 것을 겨냥해 공세를 퍼부었다. 그는 윤 전 총장을 향해 "기분 나쁘게 듣지 말라"면서도 "이재명 후보 때문에 그런지 대선 후보 도덕성 조사를 하는데 이 후보 다음으로 윤 후보가 도덕성이 떨어진다고 조사됐다. 이거 본선에 나가면 극복해야 할 문제 아니겠나"고 지적했다.


그러자 윤 전 총장은 "문재인 정부가 저를 2년 동안 가족과 함께 탈탈 털었는데도 지금 나온 게 없지 않는가"라며 "만약 그런 식으로 다른 사람을 턴다면 상황이 또 달라질 수 있다. 저는 오히려 지금까지 탈탈 털려 왔기 때문에 더 털릴 것도 없다 생각하는 것"이라 답했다.


홍 의원은 최근 윤 전 총장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무속 논란'을 재차 공세의 대상으로 삼기도 했다. 그는 제주도에 건설을 추진 중인 '제2공항'과 관련된 질의를 하던 도중 윤 전 총장이 "(제2공항 건설보다) 현 제주공항을 확정하는 안이 좋을 것 같아서 원희룡 전 지사에게 물었더니 어렵다고 하더라"고 하자 "천공 스님은 유튜브에서 제주공항 확장안이 좋다고 말하던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되물었다.


역술인이자 유튜버로 알려진 천공스님이라는 인물과 윤 전 총장의 관계가 정치권의 논란이 됐던 점을 두고 공격을 가한 것이다. 윤 전 총장은 홍 의원의 질문에 "모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유 전 의원도 윤 전 총장을 향한 공격에 가세했다. 그는 지난 1차 토론 당시 윤 전 총장이 자신의 복지 정책을 '규모의 경제'라 설명한 데 대해 "대체 복지 정책의 핵심이 무엇이란 것이냐"고 재차 물었다.


윤 전 총장은 "그날 질문의 취지를 잘 이해하지 못했었다"며 "성장과 복지의 공정한 선순환이 제 복지의 기본 방향"이라 설명했다.


유 전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의 최근 대장동 특혜 의혹 사건 철저 수사 지시에 대한 윤 전 총장의 생각을 묻자 윤 전 총장은 "제가 문 대통령 뜻을 해석을 잘했다면 검찰총장에서 쫓겨났겠나, 임명장 받을 때 청와대가 여권도 수사하라해서 전 그대로 받아들였던 것"이라 역공을 가했다.


尹 "洪, 제주도에 카지노? 난개발 문제는"
洪 "어떤 식으로든 관광 활성화하잔 취지"
元 "국민소득 5만불 洪 공약, 언제 달성?
계산 안 해봤나…차라리 15만불이라 하지"
洪 "G7 시대 진입 위해 목표치로 정한 것"


13일 오후 제주시 도남동 KBS제주방송국에서 열린 제주합동토론회에 나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과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제주=뉴시스 13일 오후 제주시 도남동 KBS제주방송국에서 열린 제주합동토론회에 나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과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제주=뉴시스

윤 전 총장과 원 전 지사는 홍 의원을 향한 협공에 나섰다. 윤 전 총장은 홍 의원이 제주도에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카지노를 설립하겠다고 공약한 것을 꼬집어 "안 그래도 제주가 난개발 때문에 죽을 판이고 환경 파괴로 인해 도민의 식수 문제도 심각하다"며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복안을 가지고 있나"고 물었다.


홍 의원은 "그런 식이라면 도로도 만들지 말아야 한다는 것인가, 취지는 제주도에 어떤 식으로든 관광산업을 극대화하자는 것"이라며 "국제회의 등을 제주도에 유치해 제주도에 오신 분들이 승마도 하고 요트도 타고 낚시도 하고 골프를 치며, 카지노에 가서도 놀 수 있는 그런 환경을 만들어주자는 것"이라 강조했다.


원 전 지사 또한 공세의 화살을 홍 의원에게 겨냥했다. 그가 홍 의원의 '국민소득 5만불' 공약을 두고 "지금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이 3만2천불인데 5만불이 되려면 몇 년이 걸리는가"라 묻자 홍 의원은 "계산을 안 해봤다. 캠프 내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듣고 참 좋은 공약이라 생각해 발표했는데, 다시 계산해 볼 것"이라 답했다.


그러자 원 전 지사가 "계산을 해보지 않고 공약을 발표했다는 것인가, 그럼 10만불로 제시하지 그랬느냐"며 비꼬았고 홍 의원은 "5만불 시대가 되면 G7시대로 들어갈 수 있다는 의미에서 5년간 목표치를 5만불로 정해놓고 발표한 것"이라 말했다.


이어 원 전 지사가 홍 의원의 '고용주도 성장' 정책에 대해 "문재인 정부 소득주도성장 공약의 아류가 아닌가"라 꼬집자 홍 의원은 "원 전 지사가 제주도지사 7년을 하는 동안 제주도가 잘 살게 되었느냐, 제주지사 7년 직무 수행평가에서 잘못했다가 과반이 넘는 결과가 있는데 그것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라 맞받아치기도 했다.


한편 이날 2차 TV토론을 마친 4인의 후보는 14일 개별 일정을 소화한 뒤 15일 첫 '일대일 맞수 토론'을 벌인다. 첫 일대일 토론에서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이 맞붙고, 유 전 의원과 원 전 지사가 진검승부를 펼칠 예정이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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