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은행도 투자 위험 '눈덩이'…개미에 '경종'


입력 2021.09.24 06:00 수정 2021.09.24 08:32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코로나 후 잠재 리스크 140%↑

해소되지 않는 금융 불안 '경고'

국내 4대 은행 트레이딩 부문 최대손실예상액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 4대 은행 트레이딩 부문 최대손실예상액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 4대 은행이 투자하고 있는 금융 상품에 잠재된 리스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 후 두 배 넘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자산 규모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음에도 위험만 크게 늘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와 기준금리 반등 등으로 초대형 금융기관인 은행의 투자에도 경고등이 켜지고 있는 만큼, 개미 투자자의 자산 시장 광폭행보에도 이제는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개 은행의 트레이딩 부문 관련 시장리스크 최대예상손실액(VaR·Value at Risk) 평균값은 3234억원으로, 코로나19가 본격 확산되기 직전인 2019년 대비 139.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수익 창출을 위해 투자한 금융 상품에 내재된 위험이 그 만큼 확대됐다는 의미다. 은행 내 트레이딩 부서는 채권이나 주식, 파생상품 등의 시장 가격을 예측하고 이를 거래해 이익을 낸다.


아울러 은행의 VaR은 과거 영업 데이터를 토대로 10영업일 동안 발생할 수 있는 최대 손실 가능 금액을 추산한 값이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JP모건에서 개발한 기법으로, 금융사의 각종 위험을 계량화하는 대표적 지표다.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의 트레이딩 VaR이 1735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262.2% 급증하며 최대를 기록했다. 하나은행 역시 800억원으로, 국민은행도 579억원으로 각각 49.5%와 230.9%씩 해당 금액이 늘었다. 조사 대상 은행 중에서는 우리은행의 트레이딩 VaR만 120억원으로 25.0% 줄었다.


반면 은행권의 트레이딩 자산 자체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투자에 투입하는 돈은 거의 그대로인데 리스크만 가중됐다는 얘기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말 4대 은행의 트레이딩 자산 총액은 1443조5200억원으로 2019년 말보다 0.3% 증가하는데 그쳤다.


◆금리 인상 '시험대'


은행의 투자 리스크가 일제히 커진 배경에는 코로나19로 인해 계속되고 있는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이 자리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타격 이후 시중 금리와 주식 시장의 변동성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위기 시 은행이 감내해야 할 위험도 몸집을 불리는 형국이다.


이런 와중 단행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은은 지난 달 정례회의에서 기존 0.50%였던 기준금리를 0.75%로 0.25%p 인상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조정한 건 지난해 5월 이후 15개월 만이다. 금리 인상은 2018년 11월 이후 2년 9개월 만이다.


금리 반등은 은행 등 금융사는 물론 개미 투자자들에게도 새로운 리스크를 안길 전망이다. 코로나19 이후 이어져 온 저금리가 부동산과 주식 등을 향한 투자 열풍의 핵심 기반이 돼 왔기 때문이다.


특히 금리 인상은 통상 주식 시장에 부담 요인으로 여겨진다. 저금리 시기 동안 이자 수익을 둘러싼 낮아진 기대감에 증시로 흘러들어온 자금이 다시 빠져나갈 가능성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투자 분야의 핵심 플레이어인 은행이 트레이딩 전략을 수정할 경우 시장 전반에 영향이 불가피한 만큼, 개인 투자자들도 금리 인상기에 대비한 포트폴리오 조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