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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형캠프 해체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김희정의 혜윰]


입력 2021.09.19 07:00 수정 2021.09.19 06:28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신선함’이냐 ‘조직 관리 실패’냐

성패는 향후 ‘지지율’에 달려있어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 ⓒ국회사진취재단

지난 14일 최재형캠프가 해체됐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함께 야권 대권주자 투톱으로 급부상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국민의힘 입당은 7월 15일. 여의도 대하빌딩에 캠프사무실을 마련한 날이 7월 18일이었으니 캠프의 수명은 약 두 달이었다.


캠프 해체 소식은 갑작스러웠으나 놀랍지는 않았다. 지난달부터 균열 조짐이 나타났다. 한 간부급 인사의 사의 표명을 시작으로 캠프 참모진들이 줄줄이 이탈했다. 최 전 원장을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나선 어떤 의원은 다른 대권주자 캠프로 옮겼다는 소문이 들렸다. 또 다른 의원도 유력후보 대선 캠프로 옮기려 기회를 보고 있다는 얘기도 들려왔다. 곧 캠프 조직을 슬림화할 것이라는 말이 오가던 차였다.


우왕좌왕 캠프, 컨트롤타워 無


결국 지지율 문제. 국민의힘 입당 이후 최 전 원장의 지지율은 약 보름 만에 10%에 근접했다. 내려가는 것은 한순간. ‘준비되지 않았다’는 발언을 시작으로 지지율은 어느덧 2~3%대까지 떨어지고 회복의 길은 요원하다. 캠프는 우왕좌왕했고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이는 부재했다. 어쩌면 균열의 가장 큰 원인은 여기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조언하는 참모들 의견도 모두 제각각. 논의 과정은 빈약했고, 최종 결정은 다수 의견이 아닌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정치 초년생인 최 전 원장은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이달 들어 한 언론인터뷰에서 최 전 원장이 정치권에 들어온 소회를 밝히며 ‘넥타이 하나도 마음대로 고를 수가 없다’고 한 말에는 뼈가 있다. 여기에는 ‘참모들의 의견이 여럿이라 결정이 어렵다’는 의미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의미가 섞여 있다. 후자의 의미는 최 원장이 특히 최근 열흘간의 인터뷰서 여러 번 언급했던 ‘노회한 정치인들에게 더이상 휘둘리지 않겠다’고 한 말에서 더 확실하게 느껴진다.


파격적인 결단. 캠프 해체라는 초강수를 둔 것은 조직을 최소화하면서 최 전 원장이 스스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분야 전문가인 기성 정치인들의 조언을 들었지만 지지율은 되레 떨어졌으니, 이제는 자신의 방식대로 자신의 철학대로 선거운동을 하겠다는 선전포고다. 더군다나 그는 스스로 결정을 내리는 것에 익숙한 ‘판사’ 출신. 이미 작은 조직으로 선거에서 승리한 ‘이준석·오세훈’ 케이스도 있다.


캠프 해체를 바라보는 정치권의 반응은 두 가지다. ‘신선하고 획기적이다. 역시 최종병기 최재형답다’ 혹은 ‘작은 조직 관리도 실패한 사람이, 어떻게 대통령이 되어 국가라는 큰 조직을 관리하겠느냐’라는 것 등이다. 아쉬운 점은 캠프 해체 결정을 선거대책본부와의 상의 없이 최 전 원장 혼자 독단적으로 결정했다는 뒷말이 나온다는 것이다. 당연히 두 달 동안 동고동락했던 참모진과 실무진들에게서 서운함이 나올 수밖에 없다. 어찌 됐건 주사위는 던져졌다. 최 전 원장의 결단에 대한 평가는 앞으로의 지지율 변동, 국민의힘 2차 컷오프, 그리고 그 후의 ‘반전’에 달려있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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