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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클래스①] 소설을 조정래에게, 연기를 하정우에게 ‘내 집에서’ 배운다


입력 2021.08.25 08:25 수정 2021.08.26 08:32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명사' 오프라인 강의 활성화…강사 섭외 위해 열 올려

유명인 의존도 높아, 강의에 영향

‘설국열차’ ‘아가씨’의 박찬욱 감독이 영화의 매력과 연출법을 알려준다. ‘태백산맥’ 조정래 작가가 소설이 나아가는 방향을 설명한다. 가수 나얼이 음악에 대해 이야기 하고, 박세리가 골프의 새로운 느낌을 접하게 해준다. 내 손에 있는 스마트폰과 내 방에 있는 노트북 안에서 그들은 새로운 지식들과 경험을 전해준다.


ⓒ언더월, 클래스101, 바이블 ⓒ언더월, 클래스101, 바이블

업계 최고의 전문가들을 스마트폰과 컴퓨터 화면으로 끌고온 인터넷 동영상 강의의 역사는 꽤 오래됐다.


시작은 교실 안 학생들이었다. 1996년 초, 중, 고등학교 학생들 대상으로 교육정보화가 추진된 이후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됐다. 교육의 시공간 탈피의 시작은 불과 25년 밖에 되지 않은 셈이다. 그리고 발전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에서 더 나아가 일반인들까지 품었다.


가중된 취업난과 자격증 취득, 어학 시험에 대한 수요 등으로 인하여, 학생부터 성인용 대상 인터넷 강의 시장이 더욱 활발해졌다. 특히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인한 워라벨, 인구 고령화, 여기에 지난해 발발한 코로나19가 가져온 비대면 시대가 성인들의 자기계발 욕구를 더욱 거세게 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의 이러닝산업 실태에 따르면 2019년 수요 시장 규모는 3조 8609억원이며, 2018년(3조 7772억원) 대비 2.2% 증가했다. 2004년 실태조사가 시작된 이후 꾸준한 성장을 기록하고 있으며, 2025년에는 시장규모가 10조원까지 증가한다고 전망했다.


수많은 인터넷 동영상 강의 콘텐츠 중에서 눈에 띄는 것은 앞서 제시했듯이 명사들의 강의다. 오프라인이라면 만날 수 없는 업계 최고 전문가이자 동경의 대상들이 모니터 앞에서는 개인의 ‘선생님’이 됐다.


업무 증진과 취미를 위한 수업으로만 구성한 클래스101, 원더월 아트 클래스(이하 원더월), 바이블, 패스트 컴퍼스 등의 업체들은 이 같은 점을 활용하기 위해 유명인 섭외에 공을 들였다.


가장 많은 클래스와 고객을 보유한 인터넷 동영상 강의 업체는 2018년 설립된 클래스 101이다. 현재까지 개설된 클래스101의 클래스 수는 2000여 개로, 일반 강사들의 강의도 함께 운용하며 시그니처 클래스를 개설해 프로듀서 그레이, 프로파일러 표창원, 글로벌 아티스트 이인혁, 프로듀서 코드 쿤스트, 래퍼 팔로알토, 트레이너 양치승, 번역가 황석희, 마법사 최현우, 셰프 박준우, 방송인 홍석천 등 각 분야의 유명 전문가들의 수업을 구성했다.


바이블은 예능계 스타 PD 여운혁 대표가 만들었다. 바이블은 각 분야별 최고 권위를 가진 전문가들로 강사를 구성했다. 박찬욱 감독, 조정래 작가, 배우 이병헌, 김이나 작사가, 전 국가대표 배드민턴 선수 이용대, 가수 김종국, 메이크업 아티스트 정샘물, 국가대표 골프 감독 박세리, 가수 나얼,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을 섭외했다.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인도네시아어 6개국어 자막이 지원돼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서도 바이블을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점이 차별점이다.


원더월 아트 클래스는 현재 음악과 영화 등 다양한 분야 아티스트 70명 이상의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음악 분야는 기리보이, 선우정아, 래퍼 도끼, 박문치 등 20여 명 이상 뮤지션이 300개 이상 클래스를 마련했다. 이들은 보컬, 작곡, 프로듀싱, 랩 메이킹, 마스터링 등 각 분야별 지식과 노하우를 해당 영상을 통해 전한다.


배우 하정우와 진구, 영화 '기생충' '곡성'으로 유명한 홍경표 촬영감독 등 연기, 연출, 제작 전문가의 200여 개 클래스가 준비됐다. 원더월은 강의 목적과 함께 섭외한 강사들의 인생까지 함께 조명한다는 특징이 있다. 마치 한 편의 인물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쉽게 만날 수 있는 인물들이 아니기에 강의를 요청하는 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그러나 우려되는 지점도 있다. 명사들의 유명세 의존도가 높다보니, 이들의 개인적인 이슈가 강의에 영향을 미친다.


미국의 마스터 클래스는 케빈 스페이시와 더스틴 호프만의 연기 수업을 운영했지만 성추행 논란이 일자 해당 수업을 폐쇄해야 했다. 유명인들의 행보 하나하나에 관심이 높고, 전문성이 있다 하더라도 인성에 문제가 있다면 비난 받는 한국의 상황에서 이와 유사한 일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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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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