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체험기] 갤Z폴드3, 원조 ‘패블릿’ 노트 팬 마음을 흔들다


입력 2021.08.13 07:00 수정 2021.08.12 22:36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화면 주름 걱정은 ‘기우’…매끄러운 대화면 ‘S펜’ 필기감 만족

삼성폰 첫 UDC, 모기장처럼 카메라 화질 저하…‘발열’ 아쉬워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3’.ⓒ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3’.ⓒ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약 10년 동안 ‘갤럭시노트2·3·5·10’을 차례로 써왔고 다른 시리즈로 넘어갈 생각이 없었던 ‘노트팬’이다. 그동안 노트를 선호한 이유는 순전히 ‘S펜’ 때문이었다. 대화면과 S펜은 한 번 써보면 다른 제품으로 돌아가기 힘들 만큼 좋은 조합이었다.


삼성전자 신규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3’를 대여해 하루 동안 써보면서 노트를 향한 10년 애정이 잠깐 흔들렸다. 갤럭시Z폴드3는 펼쳤을 때 노트보다 화면이 훨씬 크고 S펜까지 지원해 원조 ‘패블릿(폰+태블릿)’의 아성을 위협하는 제품이다.


갤럭시Z폴드3는 폴더블폰 최초로 S펜을 지원하지만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섰다. 기기 특성상 가운데 주름을 아예 없앨 수는 없는데, 화면이 울퉁불퉁하면 매끄러운 S펜 사용 경험을 해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3’ 화면에 ‘S펜’으로 필기를 하는 모습.ⓒ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3’ 화면에 ‘S펜’으로 필기를 하는 모습.ⓒ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기우였다. S펜 끝은 부드럽게 양쪽 화면을 오갔다. 일부러 주름 사이를 마구 문질러도 끊김 없이 부드러운 필기가 가능했다. S펜을 지원하려면 디스플레이 아래에 입력을 인식하는 ‘디지타이저’를 넣어야 하는데 화면을 접는 과정에서 손상될 우려가 있어 이전 모델에는 해당 기능이 빠졌었다.


삼성전자는 ‘묘수’를 냈다. S펜을 입력하는 디지타이저를 유연하게 하는 대신 양쪽으로 분리하는 방법을 택했다. 물리적으로는 패널이 분리돼 있지만 마치 하나의 패널처럼 작동하도록 만들었다.


노트 시리즈에 기본 탑재된 S펜은 글씨를 오래 쓰기엔 너무 얇아서 필기감이 썩 좋지는 않다. 이번 ‘S펜 폴드 에디션’은 두께와 길이 모두 적당해서 손에 쥐고 글씨를 쓰기에 훨씬 편했다.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3’ 전용 ‘S펜 폴드 에디션’.ⓒ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3’ 전용 ‘S펜 폴드 에디션’.ⓒ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이번 S펜에는 충격 완화 기술이 적용된 특수 ‘프로 팁’이 적용됐다고 한다. 실제로 보니 끝이 뭉툭해 디스플레이에 충격을 덜 줄 것 같으면서도 글씨는 잘 써졌다. ‘갤럭시노트10’에 내장된 S펜을 가져다 대니 ‘폴드용으로 제작된 S펜만 사용하세요. 다른 S펜의 경우 화면이 손상될 수 있습니다’라는 경고 알림창이 나타났다.


필기 자체는 만족스러웠지만 아쉬운 점은 따로 있다. 갤럭시Z폴드3는 노트처럼 S펜이 기기 자체에 내장되지 않아 따로 들고 다녀야 한다. 일상에서 사용한다면 번거로워 잘 들고 다니지 않게 될 것 같다.


전용 케이스에 꽂아서 함께 들고 다닐 수는 있지만 5만5000원을 주고 별도로 사야 한다. 블루투스를 지원하지 않아서 노트 S펜처럼 사진 촬영 시 원격 촬영 버튼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점도 아쉽다. 블루투스를 지원하는 ‘S펜 프로’를 사려면 12만1000원을 줘야 한다.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3’ 화면 분할 기능.ⓒ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3’ 화면 분할 기능.ⓒ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평소 스마트폰 사용 시간의 대부분을 기사 확인이나 웹툰 감상, 유튜브 동영상 시청으로 활용하는 만큼 시원시원한 대화면이 주는 만족감이 뛰어났다. 갤럭시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익히 알고 있을 법한 ‘화면 분할’ 기능은 대화면에서 쓰기에 특히 더 편리했다.


왼쪽에 유튜브로 드라마 요약 영상을 틀어 두고 오른쪽에는 등장인물 정보를 검색하는 식으로 활용했다. 전날 열린 ‘갤럭시 언팩 2021’ 행사 영상을 보면서 관련 주요 기사를 살필 때도 유용했다.


갤럭시Z폴드3는 여전히 묵직한 편이다. 그래도 1·2세대 제품을 생각해보면 ‘선녀’로 보인다. 이번엔 주머니에 넣기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로 무게와 두께가 줄었다. 또 원래 화면이 큰 스마트폰을 선호하는 터라 무게는 크게 부담스럽지 않았다.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3’을 펼쳐 웹페이지를 스크롤하는 모습. 120Hz 주사율이 적용돼 움직임이 부드럽다.ⓒ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3’을 펼쳐 웹페이지를 스크롤하는 모습. 120Hz 주사율이 적용돼 움직임이 부드럽다.ⓒ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사실 이전 세대 제품들은 편하게 사용하기에 좀 불안한 느낌을 받았었는데 이번 제품은 손에 쥐자 마자 ‘튼튼하다’가 첫인상이 될 정도로 견고했고 막 사용해도 될 것 같다는 믿음을 줬다.


의외로 기대 이하였던 점은 무게도, 화면 주름도 아닌 언더디스플레이카메라(UDC)다. 내부 디스플레이에 카메라 구멍을 숨기기 위해 위에 ‘픽셀’을 적용했는데, 오히려 ‘펀치홀’이 낫다고 느껴질 만큼 눈에 너무 거슬렸다.


더 큰 문제는 사진 품질 저하다. 400만 화소 내부 카메라로 사진을 촬영해보니 마치 모기장을 통해 창밖을 보는 것처럼 화질 저하가 뚜렷하게 느껴졌다. UDC 구현과 카메라 품질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친 것 같아 아쉬웠다.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3’ 외부 화면으로 웹페이지를 스크롤하는 모습.ⓒ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3’ 외부 화면으로 웹페이지를 스크롤하는 모습.ⓒ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발열’도 거슬렸다. 갤럭시Z폴드3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는 발열이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퀄컴 스냅드래곤 888’인데 여전히 이 문제를 끝맺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단, 체험에 사용한 제품은 시제품으로 정식 출시 시 개선될 여지가 남아 있다.


갤럭시Z폴드3는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대중화’를 선언한 제품으로 바(bar·막대) 형태 스마트폰을 대체할 구매 요인이 충분해 보인다. 3세대에 와서는 더욱 완성형에 가까워졌다. ‘실험적 제품’이 아닌 ‘실제 사용하기 편리해진 제품’이라는 것이 총평이다.


가격이 부담스러운 예비 구매자는 256기가바이트(GB) 내장 메모리 모델 출고가가 199만8700원으로 책정돼 공시지원금을 받아 100만원 중반대에 구매를 노려볼 수 있다.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3’에 적용된 언더디스플레이카메라(UDC).ⓒ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3’에 적용된 언더디스플레이카메라(UDC).ⓒ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김은경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