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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하혈통' 김경수 수감, 친문 폐족 신호탄


입력 2021.07.26 00:00 수정 2021.07.26 15:35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김경수, 신변 정리 마치고 26일 수감

'봉하혈통' 김경수 유죄에 친문 패닉

친이재명·친이낙연으로 분화 중

"대법원 선고는 친문의 종말 선언"

21일 오전 징역형이 확정된 김경수 경남지사가 경남도청 현관입구에서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뉴시스 21일 오전 징역형이 확정된 김경수 경남지사가 경남도청 현관입구에서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뉴시스

김경수 전 경남도시자사 26일 수감된다. 지난 21일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이후 김 전 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와 함께 신변을 정리해왔다. 친문 진영은 정파의 ‘적자’이자 구심점이던 김 전 지사의 유죄로 패닉에 빠져 있는 상태다. 더구나 차차기 유력 주자까지 상실함으로써 미래를 기약할 수도 없는 처지가 됐다.


이는 그간 김 전 지사가 차지해왔던 친문 내 정치적 입지가 그만큼 크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실제 김 전 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자,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 시절 대변인으로 구친노와 신친문 사이 가교 역할을 했었다. 김 전 지사 본인도 친노의 지역적 기반인 경남 출생인데다가 86 운동권 인사로 민주당 주류로의 요건을 모두 갖췄다.


일각에서는 김 전 지사를 ‘봉하혈통’이라고 평할 정도다. ‘봉하혈통’이란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계승자 일컫는데 한명숙 전 국무총리, 문재인 대통령, 이해찬 전 대표, 유시민 전 장관이 꼽힌다. 이들은 전현직 노무현 재단 이사장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데, 김 전 지사도 사무국장을 맡는 등 재단 설립과 안착에 혁혁한 기여를 했었다.


친문으로 통하는 민주당의 한 의원은 “김경수가 만약 무죄 판결을 받고 대선에 출마했다면, 가장 많은 현역의원들이 그 뒤에 섰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법원에서 김 전 지사의 유죄를 확정하면서, 친문 진영의 정파적 생명도 위기를 맞게 됐다. 김 전 지사는 지사직을 상실함은 물론이고 형기를 마친 뒤에도 5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돼 사면·복권 되지 않는 한 차차기 대선 출마가 불가능하다. 무엇보다 ‘댓글 조작’이라는 불명예와 함께 도덕성에도 적지 않는 타격을 받게 됐다.


민주당 핵심 전략통은 “어쩌면 2007년 안희정 전 지사의 말처럼 폐족이 됐어야 할 친노가 노 전 대통령의 서거로 정치적 생명을 연장한 게 사실”이라며 “하나의 정치세력으로 10년을 넘게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으니 이제는 뒤안길로 사라질 때가 된 것”이라고 했다. “국민들은 친노·친문을 기득권으로 보고 식상해하고 있다”고도 했다.


공개적인 언급은 하지 않지만, 권력 흐름에 민감한 정치인들은 이미 각자도생하며 분화 중이다. 친노 핵심으로 통하는 이해찬 전 대표가 비문 이재명 지사를 지원하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이 전 대표가 ‘문재인 정권 계승’을 외치고 있지만, 친노·친문 적통이라고 여기는 이는 많지 않다. 최근 이 전 대표의 노 전 대통령 탄핵안 찬반 여부가 논란이 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물론 청와대 출신 친문인 정태호·윤영찬 의원 비롯해 박광온 의원 등 적지 않은 친문 인사들이 이낙연 전 대표를 돕고 있긴 하다. 하지만 친문 핵심으로 통하는 홍영표 의원은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옆에 서 있고, 도종환 의원이나 윤건영 의원, 고민정 의원 등은 경선에서 한 발 떨어져 중립지대에 있는 상황이다.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는 “구심점이 없어졌기 때문에 차기 대권 향배에 따라 친분 세력들의 분화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김 전 지사의 속내에 기대를 하고 있었던 의원들의 경우에도 앞으로는 자유롭게 자신들의 선택에 따라 지지하는 후보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도 “이미 다수의 친문 인사들이 각 후보 캠프로 흩어졌고, 윤건영·고민정 의원 등 핵심 10여 명이 어디로 가는지가 관심이었는데, 그 중에서도 상징적 존재였던 김 전 지사의 수감으로 구심점이 사라진 것”이라며 “대법원의 선고는 정치세력으로서 친문의 종말을 고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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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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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잘났어 2021.07.26  11:51
    이제 주범만 잡아 넣으면 한시름 놓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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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뭉치02 2021.07.26  10:18
    푹잘썩고나와라~임기말년되니 꺼네줄놈도없구나,그동안잘쳐먹고 살았으니 감지덕지지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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