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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간다"…與 이전투구 경선에 '한지붕 두가족' 후폭풍


입력 2021.07.24 03:01 수정 2021.07.23 23:36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송영길 "금도 지켜야"…원팀 협약식 추진

전문가 "1·2위 뒤바뀔 가능성…제동 걸기 어려워"

감정의 골 깊어지면 지지자들 승복할지 미지수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경기지사 ⓒ데일리안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경기지사 ⓒ데일리안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간의 상호 비방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은 '박정희 찬양' '노무현 탄핵'으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측은 '형수 욕설' '여배우 스캔들'로 서로에게 부정적 이미지 덧칠에 나섰다. 경선이 끝나더라도 '한지붕 두가족'으로 남아 시너지를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선은 과거에 대한 논쟁이 아니라 미래로 가는 선택"이라며 "후보 간 네거티브로 당원과 국민이 염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민주당 후보가 되면 나머지 5명 후보와 지지자들이 나의 본선 당선을 도와줄 동지라는 생각을 염두해야 금도가 지켜진다"며 "다시는 못 볼 사람처럼 공격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오는 28일 각 후보 캠프가 상호비방 대신 정책경쟁에 집중할 것을 다짐하는 '대선 원팀 협약식'을 갖는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정작 후보들은 미온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A 캠프 관계자는 "우리는 네거티브를 한 적이 없다"고 말했고, B 캠프는 "도덕성 검증 자체를 막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C 캠프는 "퍼포먼스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그간 민주당 경선은 이재명 지사의 원톱 구도였으나, 최근 이낙연 전 대표의 추격세가 매서워지고 있다. 민주당은 경선에서 1위 한 후보가 과반을 득표하지 못하면 1·2위 후보가 다시 겨루는 '결선투표' 제도가 있다. 그렇다 보니 쫓기는 이재명 지사는 더욱 초조해지고, 쫓아가는 이낙연 전 대표는 더욱 안간힘을 쓰게 되는 형국이다.


전문가들은 경선 과정에서 상당한 내상을 전망했다.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지율이 어느 한쪽에 쏠린다면 다른 쪽은 내부 정리도 하고 포기할 수 있는데, 지금은 1·2위가 바뀔 가능성까지 있으니까 송영길 대표든 누구든 쉽게 건드리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지사도 이낙연 전 대표도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양자 대결에서 이긴다는 것 아니냐"며 "서로 끝까지 갈 수밖에 없고, 경선까지 연기됐으니 점점 더 상상할 수 없는 최악의 수들이 나오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또 이전투구 끝에 최종 후보가 선출되더라도 경쟁 후보와 지지자들이 과연 승복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만약 1·2위가 뒤바뀌는 결과가 나온다면 후폭풍은 더 심해지고, 야당과 대결하는 본선까지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는 YTN 방송에서 "상대 후보의 의혹을 제기할 수는 있지만 네거티브가 심해지면 민주당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떨어질 수 있다"며 "지금 나오는 문제들을 야당이 본선에서 다시 거론할 텐데, 야당에 공격의 빌미를 주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대선 경선 과정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2007년 이명박·박근혜 경선 때는 훨씬 심했다"고 말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도 "2017년 문재인·이재명 경선 때에 비하면 지금은 점잖은 편"이라며 "경선이 끝나면 미워도 우리 편이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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