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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윤의 배드토크] 논란에 '의리' 지키려다 역풍…'코빅'의 마이웨이


입력 2021.07.18 07:01 수정 2021.07.18 04:15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하준수·안가연, 논란에 SNS 인스타그램 비공개·유튜브 채널 댓글 제한

사실상 방송 활동 중단

ⓒtvN '코미디 빅리그' ⓒtvN '코미디 빅리그'

올해 학교 폭력을 비롯해 왕따, 거짓말 등 어느 때보다 연예인들의 부적절한 논란이 수면 위로 드러나 연예계가 골머리를 앓았다. 이때마다 방송가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출연자 흔적을 지워내기 바빴다.


하지만 최근 tvN '코미디 빅리그'는 그동안의 예능 프로그램들이 대처해왔던 방향과 달리 '논란 출연자 끌어안기'를 결정했다가 결국 두 손 들고 번복했다.


문제를 일으킨 출연자는 개그맨 하준수와 개그우먼 안가연 커플이었다. 지난 11일 네이트판에는 하준수의 전 연인이라고 주장한 A씨가 하준수가 자신과 헤어지기 전부터 안가연과 바람을 피우고 있었다고 폭로했다. A씨는 하준수와 8년을 교제했고 사실혼 관계였으며 하준수의 바람으로 3년째 우울증 약을 복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논란이 확산되자 하준수는 A씨의 전체 주장을 부인하진 않지만 사과를 받지 못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현재 해당 글은 삭제된 상태다.


시선은 이들이 출연 중인 '코미디 빅리그'(이하 '코빅')에 쏠렸다. 다른 프로그램들이 대처했던 방식대로 부정적인 이슈에 휘말린 하준수 안가연 커플을 하차시킬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13일 '코빅'은 이들을 끌어안았다. '코빅' 측은 "제작진과 논의 끝에 녹화에 참여하기로 했다. 동료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프로그램 진행을 위한 결정으로, 향후 계획은 정해진바 없다"라고 밝혔다.


시청자들은 '코빅'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시청자 게시판에 하차 요구를 더 거세게 요구했다. 여론이 나빠지자 결국 '코미디 빅리그'는 3일 만인 16일 "하준수, 안가연이 제작진과 상의 후 프로그램 하차를 결정했다. 두 사람의 출연분은 이번 주부터 편집된다"라고 공식 입장을 전했다.


'코빅'의 번복된 발표는 시청자들을 더욱 불쾌하게 만들었다. 동료들의 피해만 최소화했을 뿐 그걸 소비하는 시청자의 입장은 고려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또한 '바람'이라는 도의적으로 어긋나는 행동을 했음에도 방송에 계속 출연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는 것 역시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2월 조병규의 학교 폭력 논란으로 첫 방송 앞두고 있던 KBS2 '컴백홈'은 다시 MC를 물색해야 했고, SBS '모범 택시'도 첫 방송 전 촬영을 시작한 이나은을 하차시키고 분량을 폐기, 표예진을 합류시켰다.


뿐만 아니다. KBS2 '디어엠'은 첫 방송 날짜까지 잡혀있었지만 주인공 박혜수 학교 폭력 논란으로 편성이 미뤄져 현재까지도 방송이 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6회까지 방송된 KSB2 '달이 뜨는 강'은 주인공 지수의 학교 폭력 이슈가 불거지자 분량을 걷어내고 배우 나인우를 중간 투입시키고 1호부터 6회까지도 모두 재촬영하는 결단을 내렸다.


하차와 다시보기 삭제가 논란을 해결하는 근원적인 문제가 될 수 없다는 걸 알지만 엄중하게 대처함으로써 제작진에게 주어진 책임을 피하지 않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들이라고 손해와 피해를 고려하지 않았을 리 없다. 재촬영에 의한 출연자, 스태프들의 스케줄 조율, 이에 따른 비용까지 유‧무형의 손실이 막심했다. 그러나 연예인이 부정적인 이슈에 휘말렸을 때 출연 중이던 프로그램 하차는 물론, 연예계에서 철퇴를 맞는다는 경각심을 확실하게 심어주는 사례가 됐다.


이번 '코빅'의 대처 방식도 나름의 교훈은 있다. 도덕적으로 투명하지 않은 연예인들을 계속 품고 갈 시, 시청자들이 실망, 분노하는 크기가 얼마나 거센지, 또 호기롭게 출연을 강행했다가 결국 모양 빠지게 백기를 들고 만, 프로그램의 대표적인 예로 회자 될 것이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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