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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는 SMR①] 주요국 SMR 상용화 '초읽기'…한국은 대체 뭐했나


입력 2021.07.08 07:03 수정 2021.07.08 08:21        유준상 기자 (lostem_bass@daum.net)

韓, 2012년 SMART 설계인증 불구

9년간 걷어차버린 글로벌 시장

美·中·러·英·日 등 과감한 투자

건설 상용화는 韓보다 먼저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206호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반도체 기술특별위원회 제6차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206호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반도체 기술특별위원회 제6차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소형모듈원자로(SMR)을 놓고 주요국들은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SMR 시장은 먼저 성공하는 쪽이 시장 주도권을 가져가기 때문에 어느 분야보다도 '타임 투 마켓(Time to market)'이 중요한 요소다. 국가마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개발-건설-상용화에 탄력이 붙고 있다.


한국은 SMR 개발에 성공해 2012년 표준설계인증까지 받았놓고도 정부의 비협조로 기회를 방치하다가 아직까지도 상용화에 이르지 못했다. 다시 시간과 비용을 들여 '혁신형 SMR(i-SMR)' 기술 개발에 나선 상황이지만 결국 상용화를 앞둔 후발국에 추월당하면서 자성론이 제기되고 있다.


美, 2023년 아이다호주에 SMR 상업플랜트 건설

中, 2025년 가동 예정…동북아 최초 SMR 상용화


미국은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SMR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원자력발전 전문회사인 '뉴스케일파워(NuScale Power)'는 미국 원자력위원회(NRC)로부터 SMR 설계 기술 심사를 받고 아이다호주에 SMR 상업플랜트를 건설할 예정이다. 2023년 착공해 2029년 가동을 개시한다.


특히 미국에서 처음 건설되는 이 SMR 프로젝트에 두산중공업이 원자로 모듈 등 기자재 납품을 따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산중공업은 2019년 7월 뉴스케일파워와 원자로 모듈과 기타 기기 공급을 위한 사업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원자로 모듈은 뉴스케일파워가 개발한 소형모듈원전의 핵심 설비다.


뉴스케일 소형모듈원전(SMR) 플랜트 가상 조감도. ⓒ두산중공업 뉴스케일 소형모듈원전(SMR) 플랜트 가상 조감도. ⓒ두산중공업

미국은 독보적인 SMR 기술력을 갖췄다는 외부 평가에도 기술 개발에 전폭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는 작년 10월 SMR과 차세대 원자로 지원에 7년간 32억 달러(약 3조6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공표했다. 친환경에 방점을 둔 바이든 행정부 의지가 녹아있는 대목이다. 여기에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까지 관련 투자에 나서며 민간 기술 개발도 활력을 더하고 있다. 게이츠가 설립한 테라파워는 10억 달러(약 1조1000억원)를 들여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부지에 소듐고속냉각로 방식 SMR을 건설해 2030년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중국 역시 SMR 자체 개발을 성공한 뒤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중국 핵공업집단공사(CNNC)는 2017년 7월 SMR 원자로인 'ACP100' 개발에 성공하고 2019년 7월 중국 남부 하이난성에 ACP100 설치 공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지난달 ACP100 모델의 기존 창장 원전 내 실증건설을 허가해 상용화를 위한 준비 단계에 들어갔다. 이 원자로는 2025년 5월 가동 예정으로 가동에 성공한다면 동북아시아에서 최초 SMR을 상용화한 사례가 된다.


중국의 SMR 개발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중국은 경제분야 국가최고계획인 '제14차 5개년계획(2021~2025)' 과제 중 하나로 해상 부유식 SMR을 선정하고, 국유기업인 중국핵공업집단공사(CNNC)를 중심으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러, 세계 최초 해상 부유식 SMR 상용화

日, 소형 원자로 차세대 먹거리 사업화


전통적인 원자력 강국인 러시아는 세계 최초로 해상 부유식 SMR 상용화에 성공하고 이미 전력을 공급 중이다. 주인공은 '아카데믹 로모노소프(Akademik Lomonosov)'으로 2019년 12월부터 극동지역 추코트카(Chukotka) 자치구 전력망에 전력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아카데믹 로모노소프는 저농축 우라늄을 사용하며 최대 70㎿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약 10만 가구에 전력 공급이 가능한 규모다. 특히 전력 공급이 부족하고 전력망 접근이 제한적인 지역에 유용하다. 3~5년 동안 연료 재장전없이 논스톱으로 가동될 수 있다. 발전 비용을 대폭 절감하는 부분은 덤이다. 나아가 러시아는 2028년까지 동시베리아 야쿠티아(Yakutia) 지역에 육상 SMR 건설해 상용화 한다는 계획이다.


10년 전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탈원전을 선언한 일본도 원전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소형 원자로를 차세대 먹거리 사업으로 밀고 있는 분위기다. 일본 에너지기업 닛키홀딩스는 미국 뉴스케일파워에 4000만 달러(약 451억원)를 출자해 3% 지분율을 확보했다. 닛키홀딩스는 뉴스케일파워가 설계한 SMR의 미국 아이다호주 건설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기로 했으며 향후 자체적 건설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은 탄소중립 수단으로 SMR을 적극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영국은 SMR 개발·상용화와 차세대 원자로 기술에 3억8500파운드(약 6000억원)를 투자할 예정이다. 영국 민관이 모두 참여하는 롤스로이스 컨소시엄은 2035년까지 SMR 10기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혁신형 SMR 국회 포럼 발표자료. ⓒ한국수력원자력 혁신형 SMR 국회 포럼 발표자료. ⓒ한국수력원자력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71개 SMR 노형이 개발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가 각각 17개로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중국(8개), 영국(2개)도 개발에 속도를 내고있다. 영국 국립원자력연구소는 2035년까지 전 세계에서 SMR 650~850기 건설이 추진돼 시장 규모가 2400억~4000억 파운드(약 379조~632조원)로 확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韓, 잃어버린 10년…"SMART 수출, I-SMR 개발 병행해야"

이러한 세계 각국 SMR 추진 행보에 비해 한국은 굉장히 소모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 SMART 모델로 2012년 표준설계인가를 받았다. 국내외 원자력기관으로부터 SMAT 원전 기술력은 미국 뉴스케일 원전에 버금가는 것으로 평가받았지만 지금까지도 국내 건설과 상용화, 해외수출 모두 달성하지 못했다.


한 원자력업계 원로는 "문재인 정부는 올해 들어 세계적으로 SMR 개발 열풍이 불자 SMART 모델을 제쳐두고 새롭게 혁신형 SMR(i-SMR)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지난 10년간 잃어버린 시간을 메우기에는 후발주자들이 너무 훌쩍 커버려 경쟁력을 상실해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SMART를 업그레이드시켜 설계 변경인가를 받아 수출에 활용하고 I-SMR 개발을 동시에 추진하는 병행 전략을 써야 SMR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대세는 SMR②] 편에서 이어집니다.

유준상 기자 (lostem_bas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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