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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참사 버스기사 딸, 송영길 엑셀 발언에 "분노가 치민다"


입력 2021.06.18 11:59 수정 2021.06.18 15:56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송영길 대표 "운전사가 엑셀만 좀 밟았으면 살았을 것"

버스기사 유가족 "우리 가족은 또 한 번 상처"

송 대표 "잘못된 보도로 상처가 컸을 유가족에 사과"

"운전자의 본능적인 감각으로 뭐가 무너지면 액셀러레이터만 조금 밟았어도 사실 살아날 수 있는 상황"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7일 국회 의원회관 정책위회의실에서 열린 광주 건설현장 붕괴사고 대책 당정협의에서 "하필 버스정류장 앞에 이런 공사현장이 있어서, 시간대가 맞아서 불행한 일이 발생했다.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재난 사고를 보면서 국민들이 분노한다"고 말하며 이같이 밝혔다.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지역 철거 건물 붕괴사고 현장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지역 철거 건물 붕괴사고 현장

마치 광주 철거건물 붕괴 참사의 책임이 버스 운전사에게 있다는 취지의 송 대표 발언에 버스 기사 유가족은 분노했다.


18일 한국경제에 따르면 자신을 버스 기사의 딸이라고 밝힌 이모씨는 "송 대표의 발언으로 우리 가족은 또 한 번의 상처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씨는 "송 대표 발언의 의도는 알겠으나 잘못된 표현으로 인해 매우 불쾌하고 기분이 좋지 않았다"면서 "아버지께서는 20년 가까이 성실히 일을 해오셨지만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크나큰 사고로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우울증과 후유증에 시달리는 상태다"라고 전했다.


이어 "아버지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도 많이 힘든 상태인데 송영길 대표의 가벼운 발언을 보는 내내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면서 "그런 의도가 아니라고 해도 당대표자라는 자리에 계신 만큼 부끄러운 줄 아셔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씨는 "앞으로 저희 아버지뿐만 아니라 유족과 피해자분들에 대한 이야기는 삼가 달라"며 "대한민국에서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고 모든 피해자가 쾌유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데일리안 ⓒ데일리안

송 대표는 자신의 발언에 곳곳에서 비난이 잇따르자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악의적인 언론참사입니다. 강력하게 대응하겠습니다"라는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송 대표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이 또 벌어졌다"면서 "제가 젊은 시절에 택시 몰면서 택시노조 사무국장을 했었다. 운전으로 밥을 벌고 젖먹이 애를 키웠다. 운전하시는 분들의 사명감을 일반인들보다 조금은 더 안다고 생각한다. 그런 제가 다른 의미를 섞었겠나"라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바로 그 버스정류장만 아니었다 할지라도 운전자의 본능적인 감각으로 뭐가 무너지면 엑셀레이터만 조금 밟았어도 사실 살아날 수 있는 상황인데 하필 버스정류장 앞에 이런 공사현장이 되어있으니 그게 정확히 시간대가 맞아서 이런 불행한 일이 발생하게 되었다"며 "버스정류장이 없었다면, 그래서 버스가 바로 그 시간에 정차하고 있지만 않았다면, 혹시 버스가 사고현장을 지나더라도, 이상한 조짐이 보였으면 운전기사는 본능적으로 승객의 안전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했을 거라는 제 심정을 표현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늘 어떤 기자는 제 말 일부를 잘라내 기사를 송고하며 '액셀레이터만 조금 밟았어도'라는 대목만 키웠다.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송 대표는 "잘못된 보도를 통해 마음의 상처가 더욱 컸을 피해자 유가족분들과 광주시민들께 삼가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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