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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의 '마이웨이'…기존 정치권과 거리두기?


입력 2021.06.18 00:05 수정 2021.06.18 00:22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여야 협공에 내 갈 길 간다" 발언 두고 정치권 파장

尹입당 기다리던 野 '화들짝'…이준석 "이견 피할것"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6월 9일 열린 서울 남산예장공원 개장식에 참석해 지지자들에게 연호 자제를 당부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6월 9일 열린 서울 남산예장공원 개장식에 참석해 지지자들에게 연호 자제를 당부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7일 "여야의 협공에 일절 대응하지 않고 내 갈길 가겠다"고 밝히며 대선지형을 흔들고 있다. 여권의 파상공세와 야권의 등판압박을 "여야 협공"이라고 규정하며 마이웨이를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협공' '큰정치' 발언에 해석 분분…"검증 시작도 안했는데"


윤 전 총장은 17일 대변인을 통해 "여야의 협공에는 일절 대응하지 않겠다"며 "국민이 가리키는 대로 큰 정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여권이 윤석열 파일을 언급하며 공세를 끌어올리고 있고, 국민의힘이 연일 조기 입당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격의 주체를 "여야"로 지칭함으로서 기존 정치권과 차별화를 모색하려는 시도라는 해석이다.


특히 윤 전 총장이 언급한 "큰 정치"를 두고도 해석이 분분하다. 정치권에선 여야의 공세를 '작은 정치'로 규정하며 일일이 대응하지 않고 자신의 페이스대로 가겠다는 뜻으로 보고 있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30~40%에 지지율을 유지하며 '야권 1강' 후보로 자리를 굳히고 있는 만큼 정치권이 펴놓은 진흙탕 싸움에 뛰어들 필요가 없다는 자신감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윤 전 총장이 언급한 '큰 정치'의 실체가 모호한데다 아직 제대로 시작되지도 않은 검증의 시간을 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여야 협공'이라는 말한 것은 우리쪽 공격이 좀 과하다는 얘기 아니냐"라며 "아직 제대로 공격해보지도 않았는데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野 화력도 만만치 않아…김종인 "간보기 처신" 尹비판 합류


최근 윤 전 총장을 향한 공세는 여권을 물론 야권에서도 눈에 띄게 격상되고 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7일 KBS '사사건건'에서 "국민에게 짜증만 나게 한다", "간을 보는 짓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될 수밖에 없다"며 날을 세웠다.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이 민심투어를 예고한 것에 대해 "옛날에 손학규(바른미래당 전 대표) 씨 같은 사람도 민심 투어를 했고, 안철수(국민의당 대표)도 똑같이 했다"면서 "사실 인위적으로 모양새 갖추기 위한 행동들은 안 하는 게 현명하다"고 지적했다.


대권잠룡인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이분이 정말 정치를 하는 건지, 대선에 출마하는 건지, 아직도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간 보기 제발 그만하고 빨리 링 위에 올라오라"고 말했다.


대권 도전을 선언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윤 전 총장의 화법이 뚜렷하지 않고, 너무 자신감이 없는 것 같다"며 "모호한 화법 때문에 실패했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란다"고 꼬집었다.


이미 여권에선 '윤석열 파일'을 거론하며 "조국 전 법무부장관처럼 탈탈 털어야 한다"고 검증을 벼르고 있다. 대선 주자인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선 주자 중에서 자기 입으로 말하지 않고 남에게 '전하라'고 시키는 사람이 누가 있나"라며 윤 전 총장의 전언정치를 비판했다.


尹측 "태산처럼 움직일 것"…野 경선버스에 못 태울라 '당혹'


윤 전 총장 측 이 대변인은 이날 JTBC '정치부회의'에 출연해 "국민은 무책임하게 혀끝으로만 얘기하는 것은 좋아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함부로 움직이지 않고 태산처럼 무겁게 움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이 정치선언 시점을 '6말7초'로 예고했지만, 이후에도 기존 정당에 입당하지 않고 한동안 외곽에서 대선행보를 통해 체급을 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윤 전 총장은 이날 "내 갈 길만 가고, 내 할 일만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윤 전 총장 영입에 공을 들여온 국민의힘 내에선 당혹스러운 표정이 감지된다. 자칫 윤 전 총장을 제시간에 맞춰 '대선경선 버스'에 태우지 못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준석 대표는 "윤 전 총장은 잠재적인 우리당 대선 주자가 될 수 있는 분"이라며 "이견이 자주 노출되는 건 피하려고 한다. 비슷한 점을 많이 강조하겠다"고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이 대표의 수위 조절이 통할지도 관심사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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