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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체급 더 커질라’…여권서도 추미애 시즌2 우려


입력 2021.06.11 00:10 수정 2021.06.11 00:23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공수처 윤석열 수사착수에 與 강경파 환영

정청래 “사무실, 부인, 장모 다 압수수색 하라”

처럼회, 각종 의혹 제기하며 공수처 압박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 개장식에 참석해 박수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 개장식에 참석해 박수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를 겨냥한 수사라는 점에서 정치적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특히 문재인 정권의 대척점에 있는 윤 전 총장의 체급만 더 키워줄 수 있어 여권 내에서도 우려가 나온다.


윤 전 총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다. 2019년 5월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당시 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을 부실 수사했다는 의혹과, 지난 3월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교사 혐의를 받는 검사들에 대한 수사·기소를 방해했다는 의혹 두 가지가 근거다.


민주당 내 강경파들은 환영했다. 정청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수처가 드디어 칼을 빼 들었다”며 “사무실, 자택, 지인, 장모, 부인 등 필요하다면 윤석열처럼 압수수색 하라. 적어도 윤석열은 불만이 없을 것”이라고 적었다. 윤 전 총장을 향해서는 “적극적으로 수사에 협조하라”고 했다.


김용민 의원은 “헌법재판소가 설립 초기 용단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얻고 자리잡을 수 있었다는 역사적 교훈을 기억하라”고 했고,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잘 해내야 한다”고 공수처를 압박했다. 이들은 지난 8일 ‘처럼회’ 이름으로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판사사찰·모해위증교사 의혹 등에 대한 공수처의 수사를 촉구한 바 있다.


이미 무혐의된 사건…새로운 증거 찾았나


하지만 공수처가 혐의를 입증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사법정의바로세우기기민행동(사세행)이 고발로 수사가 시작된 두 사건 모두 지난해 윤 전 총장 징계 추진 당시 사실상 무혐의 처분을 받은 건이기 때문이다.


실제 옵티머스 수사 무마 의혹은 지난해 10일 국회 대검찰청 국정감사 당시 해명이 이뤄진 바 있다. 민주당은 윤 전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인 2019년 5월 옵티머스 사건을 무혐의 처분하면서 피해액이 불어났다고 의혹을 제기했었다. 윤 전 총장은 부장 전결 사항으로 보고 받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사건을 담당했던 김유철 원주지청장은 장문의 글을 올려 부실수사가 아니었으며 보고 사안이 아니었다는 점을 밝혔고, 논란은 가라앉았다.


모해위증교사 수사 방해 혐의는 지난해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가 윤 전 총장에 정직 2개월 징계를 의결할 당시 무혐의 처분됐던 사안이다. 이후 윤 전 총장은 사퇴 직전인 지난 3월 대검 감찰3과장에게 해당 사건을 배당했고 무혐의 처분이 이뤄졌는데, 고발인인 사세행은 이 대목에 직권남용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 다음 이뤄진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에도 불구하고 “무혐의 처분이 정당하다”는 대검 확대부장회의의 최종 결론이 나온 바 있다.


정치개입 역풍 우려 “윤석열 대권출마 멍석 깔아줘”


이에 당내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수사가 무혐의로 종결이 날 경우, 윤 전 총장의 “체급만 더 키울 것”이라는 정무적 판단에서다. 설사 기소 단계까지 가더라도 정치적 탄압이라는 꼬리표가 붙을 수밖에 없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징계 청구 등 탄압이 윤 전 총장을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로 키워냈다는 게 정치권의 지배적인 평가다.


서울지역 민주당의 한 의원은 “윤 전 총장만 좋은 게 아닌가 싶다”고 했고, 최민희 전 의원은 “윤석열 변호사는 중대범죄수사청 빌미로 사표를 냈고 공수처 수사로 권력탄압 피해자로 코스프레 하며 대권 출사표를 낼 것”이라며 “공수처는 왜 윤 변호사에게 대권출마 멍석을 깔아 주느냐”고 반문했다.


평론가 유창선 씨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추미애가 힘이 떨어지니 이제 공수처가 밀어준다”며 “윤석열은 정말 복도 많다.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고”라고 적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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