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표기록도 새 지평´ 평창 어떻게 몰표 받았나

임재훈 객원기자

입력 2011.07.07 15:30  수정

변방국가가 주최국 되는 국제대회 흐름 ‘새로운 지평’ 슬로건 주효

유럽 2개 도시 표 갈리고 하계올림픽 치중 흐름도 한몫…PT는 결정타

평창이 내세운 유치 명분인 ‘새로운 지평’이 최근 올림픽이나 월드컵과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의 개최지 결정에서 새로운 트렌드라는 평가는 정확했다.

동계올림픽 유치를 향한 평창의 꿈과 노력이 마침내 달콤한 결실을 맺었다.

평창은 7일(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서 열린 제123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유효투표 95표 가운데 무려 63표를 얻으며 강력한 도전자로 꼽혔던 독일의 뮌헨을 무려 38표 차이로 제치고 압승했다.

이로써 2003년 체코 프라하 총회에서 첫 번째 도전을 시작했던 평창은 과테말라시티 총회에서 러시아 소치에 진 뒤 세 번째 도전 만에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는 쾌거를 이뤘다.

과반을 훌쩍 뛰어넘은 63표는 동·하계 올림픽 통틀어 최다 득표수다.종전 동계올림픽 개최지 결정 1차투표 최고기록은 2002 동계올림픽을 유치한 미국의 솔트레이크시티가 얻은 54표였다. 이 투표에서 솔트레이크 시티는 스웨덴 외스테르순드(14) 등에 크게 앞서며 올림픽 유치에 성공했다.

63명의 IOC 위원들은 왜 평창에 표를 던졌을까. 우선, 평창이 내세운 새로운 지평과 동계스포츠의 미래, 그리고 동계스포츠를 향한 꿈이라는 키워드에 표심이 움직였다고 볼 수 있다.

AP통신은 최근 보도에서 "새롭고 낯선 지역들이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메이저 대회 유치하는 뉴 트렌드는 평창에 긍정적"이라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2016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 2018 러시아월드컵, 2022 카타르 월드컵 등이 다 그렇다"고 평가했다. 이어 "평창이 ´새로운 지평(New Horizons)´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것도 결코 우연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평창이 내세운 유치 명분인 ‘새로운 지평’이 최근 올림픽이나 월드컵과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의 개최지 결정에서 새로운 트렌드라는 평가는 정확했다.

평창의 승리는 우선 ‘새로운 지평’이라는 명분 아래 흔들림 없이 일관된 캠페인을 전개했고, 그와 같은 일관된 캠페인이 IOC 위원들 뇌리에 평창의 유치 당위성을 강하게 각인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마지막 프리젠테이션에서 ‘파겨여왕’ 김연아와 입양아 출신 미국 스키 국가대표인 토비 도슨이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을 개최하는 것이 한국과 아시아 지역에 동계스포츠 저변을 확대하고 어린 꿈나무들에게 동계스포츠에 대한 꿈을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점을 강조한 것은 IOC 위원에게 뭉클한 감동을 선사하는 한편, 평창에 투표하는 것이 동계올림픽 확산이란 명분에 가장 부합한 투표라는 확신을 심어준 것으로 보인다.

최종 프레젠테이션에서의 김연아 활약이 큰 역할을 했다.

이처럼 평창이 ‘새로운 지평’이라는 유치명분을 일관되게 끌고 나갈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한국의 2022 월드컵 유치 실패에서 얻은 교훈도 크게 한 몫을 했다고 볼 수 있다.

2022 월드컵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한국 유치단은 한국의 유치명분으로 1988 서울올림픽이나 2002 한일월드컵 유치 과정에서 내세웠던 한반도 평화 정착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한국이 2022 월드컵 유치에 실패하자 국내 언론들은 평창에 대해 더 이상 한반도 평화 정착이라는 낡은 명분 대신 새로운 명분과 콘텐츠로 무장할 것을 주문했고, 평창 유치위도 그와 같은 지적에 귀를 기울였다. 결국 한국의 2022 월드컵 유치실패가 오늘 평창이 거둔 승리의 ‘숨은 MVP’였던 셈이다.

압승 배경에는 또 다른 것들도 자리했다.

이번 2018 동계올림픽 개최지 결정투표를 앞두고 <로이터통신>이 “평창이 50표 가량의 표를 얻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긴 했지만 이 같은 압승은 예상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독일 뮌헨과 프랑스 안시로 나뉘면서 유럽의 표가 분산된 것도 2차 투표까지 가는 것을 막았다. 유럽은 2018 동계올림픽 보다 2020 하계올림픽에 더욱 치중하고 있는 만큼, 12년 동안 도전해왔고 꾸준히 발전하며 개선해 완벽한 모습을 갖춘 평창에 일부 유럽의 IOC 위원들의 표심이 이동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사실 평창의 승리는 평창이 2018 동계올림픽 유치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천명한 이후부터 어느 정도는 기대됐던 것이 사실이다. 시설적인 인프라 확충이나 지역민들의 유치열망, 정부차원의 강력한 지원 의지, 그리고 최근 열린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이 다양한 종목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등 2018 동계올림픽 유치에 도전하는 후보도시로서 평창은 결점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렇다고 평창의 승리를 당연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전통적인 동계스포츠 강국인 독일과 프랑스의 두 도시를 제치고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한 것은 결코 평가절하 되어서는 안 될 값진 성과이며, 오늘의 승리를 이뤄낸 평창 유치단의 노력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동계올림픽 유치 ‘2전3기’에 성공한 평창. 이제 평창이 할 일은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 유치 명분으로 내세운 세계 동계스포츠 역사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젖힐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데일리안 스포츠 = 임재훈 객원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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