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하동균 “열애설? 더 이상 사랑은 없다!”

손연지 기자 (syj0125@dailian.co.kr)

입력 2008.02.12 16:58  수정

불의의 사고로 멤버 서재호를 잃고 큰 시름에 빠져 다시는 모습을 볼 수 없을 것만 같았던 하동균.

그런 그가 몸과 마음의 상처를 딛고 팬들 곁으로 돌아온 지도 어느새 2년이란 세월이 훌쩍 지났다. 지난 2006년에는 솔로가수로 성공적인 데뷔를 치렀고, 지난해에는 그룹 원티드로 무대에 다시 섰다. 그리고 올해 솔로 2집 앨범 <나비야>를 발표, 쉼 없이 활동을 이어갈 참이다.

상업적 목표로 탄생된 기획성 가수도 살아남기가 좀처럼 어려운 현 가요계에서 그룹 원티드로, 또 솔로가수로 부활한 하동균의 생존력은 그저 웃어넘길 만한 수준이 아니다.

하동균은 싱어테이너로 돌변하지 않았고, 디지털 싱글 앨범의 대세 속에 몸을 담지도 않았지만 마니아들을 뛰어넘어 대중의 마음까지 사로잡는 가수로 자리매김하는데 성공했다.

지난 11일 온·오프라인에 2집 앨범을 전격 공개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하동균을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여느 또래 가수들과 달리 ´연예계´에는 도통 관심이 없고 인기에도 별다른 욕심이 없는 듯 심심한 음악 이야기만 늘어놓던 하동균의 예의 모습은 지금도 달라진 바가 없었다.


지난 2년간 계획한 일들을 모두 이뤘다. 되돌아 본 느낌은?

- 솔로 1집 앨범 타이틀곡 ‘그녀를 사랑해줘요’가 기대 이상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 무척 기뻤다. 단, 몸이 안 좋아 활동을 길게 못한 것이 조금 아쉽다. 다른 수록곡들을 많이 알리지 못했다. 지난 해 발표한 <7DAYZ&WANTED> 앨범의 경우 개인적으로 만족도가 가장 높은 앨범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활동을 오래 하지 못해 무척 아쉬웠다. 앨범 판매량도 나쁜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가수에게 가장 행복한 것은 자신의 음악을 들어주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이다. 그 부분에서 충분한 노력과 결과를 다하지 못한 것 같다. (핑계가 아니라) 앨범을 내고 나면 늘 음악팬들과 만날 계획을 많이 세우곤 하는데 현실적인 여건에 부딪혀 실행에 옮기지 못할 때가 많다.


그룹과 솔로 활동을 겸하며 부딪치는 문제는 없나?

- 그룹 내에서는 어느 한 부분 정도 역할만 하다가 솔로로 나설 때는 각자 담당하던 곡의 다른 맛들도 스스로 내야한다는 점이 버겁긴 하다. 그러다보니 심정적으로도 그룹 활동할 때만큼 마음이 편하지 않다. 단 원티드는 다른 그룹들처럼 각자의 포지션이 정확히 구분돼 있지 않다. 한 곡을 완성하면 각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불러보고 부분별로 ‘누가 하면 더 낫겠다’를 함께 판단해 영역을 정한다. 때문에 혼자 갖가지 영역을 넘나드는 것이 힘든 정도는 아니다. 개인적으로 예능프로그램을 여전히 즐기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랄까. 노래 부를 때를 제외하고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이 성격상 쉽지가 않다.


이번 앨범은 예전과 무엇이 다른가?

- 여전히 발라드다. 그런데 느낌은 확연히 다르다. 조용한 노래들은 늘 울며 부르는 쪽이었는데, 이번에는 울지 않고 그저 쓸쓸한 정도의 느낌으로 불렀다고나 할까. 곡 작업에도 예전보다 참여도가 훨씬 높아졌다. 사실 이번 앨범 작업에 들어가기 전 이미 직접 써놓은 곡들이 꽤 있었다. 받은 곡들 중 좋은 음악이 너무 많아 앨범에 마음껏 담지 못했지만…. 하지만 그렇다 해도 이번 앨범에 나의 색깔이 가장 많이 묻어난 것만은 확실하다. 서로를 다 안다싶을 만큼 가까운 분들과만 작업했고, 내 손 때도 가장 많이 묻었다. 뮤직비디오도 일일이 직접 신경 썼다. 나를 많이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 개인적으로 많이 설렌다.


대부분의 팬들이 ‘노래가 어떤가’를 떠나 하동균의 음색을 좋아하는 것 같다

- 지금의 가수들처럼 트레이닝을 받은 경험이 전혀 없다. 순전히 독학의 결과다. 뒤늦게라도 좀 배워볼까 시도는 해봤는데 이미 내 색깔을 가지고 있어 잘 되지 않더라. 내 최고의 노래 선생님은 CD다. 녹음이나 작업할 때 늘 느낀다. 안 좋은 점이나 못한 부분들을 금세 발견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연습을 충실히 하면 얼마든지 스스로 단점을 보완해갈 수 있다.




솔로 활동으로 대중적 인지도가 꽤 높아졌다. 방송 활동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한다면 ‘싱어테이너’로서의 인기도 꽤 누릴 듯한데

- 인기는 나보다 (전)상환이가 많다. 솔로 활동 중에도 ‘상환이 오빠는 안 오냐’며 물어보는 팬들이 한 둘이 아니다. 사실 예능프로그램에 관심이 있고 없고를 떠나 재능 자체가 없다. 연예계 인맥도 매우 좁은 수준이다. 친한 동료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이정과 지연이(거미), ‘넬’ 멤버 종완이 정도가 전부다. 그런데 노래는 다르다. 3일 이상 쉬면 그 때부터 노래가 부르고 싶어 몸이 근질거리기 시작한다. 한번은 ‘술이나 맘껏 즐기면서 조금 쉬어보자’고 결심하고 정말 술만 마신 적이 있다. 한 달 정도를 그렇게 지낼 생각이었는데 결국 3일을 못 넘겼다. 천성적으로 잘 쉬지 못하는 타입인데다가 남들이 다 좋아하는 TV나 컴퓨터에도 도통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그러다보니 그나마 스스로 나서서 잘 하는 일이 자연스레 ´음악´ 뿐이게 됐다. 참, 축구라면 음악 못지않게 좋아한다.


높아진 인기 탓인지 항간에 열애설까지 나돌았다

- 그러게 말이다. 하지만 누구나 한다는 팬 관리조차도 여전히 잘 못하는 처지다. (다 성격 탓이겠지만) 그래도 원티드 때부터 알고 지낸 팬들은 내가 굳이 팬서비스 차원의 말을 하지 않아도 ‘원래 성격이 저러니’하고 잘 넘어가 준다. 그 덕에 친구처럼 지내게 되는 장점도 있다. 앞으로는 아마 연애는 물론 열애설도 없을 것이다. 사랑이란 걸 아예 안 하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감정 전달을 잘하는 가수가 되려면 사랑 경험을 많아야 한다는 말이 맞긴 한데, 아예 연애를 열심히 할 작정이 아니라면 안 하는 게 낫겠다는 판단을 했다. 원래 외로운 걸 즐기는 편이라 지독한 외로움 속에서 나오는 감정들을 노래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멤버 전상환이 가수 별과 연애중이다. 슬쩍 부럽기도 할 텐데

- 그래서 웬만하면 만나질 않는다(웃음). 그런데 연애를 하려면 저들처럼 해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을 한다. 너무나 건강하게 또 예쁘게 교제하는 커플이다. 내가 본 연인들 중 최고다. 하지만 글쎄, 만약 내가 연애를 한다면 공식 발표는 안 할 것 같다. 인간관계는 절대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것 아닌가. 의도하지 않아도 이별하게 될 때가 있다. 그런데 연예인의 경우 헤어지면 마치 죄지은 사람 취급을 받더라. 공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런 시선을 받을 이유는 없다고 본다. 어찌됐든 나는 ‘연애’란 거 안 하련다.


솔로 활동의 출발 성적이 꽤 좋다. 하지만 원티드 활동 성과와 비교해 어느 한 쪽으로든 결과의 차이가 크게 기운다면 고민이 생기지 않을까?

- 원티드 앨범이 정말 잘 되면 솔로가수로서의 나까지 잘 이끌어주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고, 내 솔로앨범이 잘되면 내가 원티드를 잘 끌어줄 수 있을 것이다. 멤버들 모두 ‘윈윈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누구 하나가 더 잘 된다고 해서 드는 걱정이나 시기심은 전혀 없다. (상환이가 좀 샘이 많은 타입이긴 하지만…) ‘우리 꼭 함께 해내자’는 멤버들의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조금도 변함이 없다. ‘원티드’란 그룹이 다시 부활할 수 있었던 이유 또한 그런 결심이 강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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