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왜 부동산 해설집을 머리 싸매고 공부해야 하나요?”

    [데일리안] 입력 2020.09.23 06:00
    수정 2020.09.22 16:50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정부 ‘임대차 보호법’·‘주택세금’ 해설집 배포

아무리 들여다 봐도 적용 어렵고 해석 다양해

“애초에 해석 필요한 누더기 부동산 법안 만든 것이 잘못”

서울의 한 아파트단지 모습.ⓒ뉴시스서울의 한 아파트단지 모습.ⓒ뉴시스

#1. 임대차 3법 전 매수했고 내년 11월에 실거주 하려고 하는데, 문제 없겠지요? 임대차 해설서에는 없지만 요새는 암묵적으로 이사비용도 지원하는 것 같은데 맞나요?


#2. 실거주 목적으로 전세끼고 매수했고 전세계약 만료는 내년 5월입니다. 임대차 해설집에 따르면 만료 6개월 전인 오는 12월에만 세입자에게 실거주하겠다고 알리면 문제없습니다. 그러나 세입자가 안 나갈 방법을 찾아 집주인에게 통보하는 사례도 있다고 해서, 혹시 그런 상황이 생길까 봐 제가 놓친 게 있는지 알아보고 싶습니다.


요즘 부동산카페에 가장 많이 올라오는 글 중 하나는 ‘계약갱신거절’에 관한 질문이다.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 등 주택 임대차 2법이 시행되면서 집주인과 세입자가 모두 혼란을 겪고 있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부동산 세금 관련 법안도 헷갈리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에 국토교통부·법무부, 국세청 등이 각각 주택정책 해석 자료집을 내놓고 있지만, 각 사례에 대한 해석이 워낙 다양하고 적용이 어렵기에 국민들의 불만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국토부와 법무부는 지난달 28일 ‘주택임대차보호법’ 해설집을, 국세청은 지난 17일 ‘100문 100답으로 풀어보는 주택세금’ 자료를 내놨다.


계약갱신청구권 적용 사례가 천차만별일 뿐 아니라 양도소득세·종합부동산세 등 관련 세제 내용이 복잡해, 정부에서 법안에 관한 해설집을 내준 것이다.


ⓒ국토교통부ⓒ국토교통부

문제는 해설집 역시 법적 용어가 많고 쉽게 이해하기 어려워 수요자들이 혼란을 겪는 것은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애초에 건건이 해석이 필요한 정도로 누더기인 부동산 법안을 만든 것이 잘못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 50대 수요자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부동산 해설집을 들여다 보고 정책을 공부한 것은 이번 정권 뿐”이라며 “내가 내 집을 사고 파는데 이전에는 필요 없었던 부동산 공부까지 해야 하느냐”고 호소했다.


그렇다고 세무사 도움을 받기도 쉽지만은 않다. 부동산 대책이 더해지면서 법안이 자주 바뀌고 소급적용이나 예외조항이 많아져 부동산 관련 세법이 복잡해지자, 양도세 상담은 아예 포기하는 세무사들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1가구 1주택 경우에도 구입시기와 양도시기 뿐 아니라 조정지역 해당 여부·평형·유예기간 확인 등 수많은 케이스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세무사마다 상담내용이 달라지는 일도 빈번하다.


또 다른 수요자는 “국세청 해설집을 읽어봐도 이해하기 어려울뿐더러, 경우의 수가 다양해 말짱 도루묵”이라며 “전문가인 세무사들도 헷갈린다는데 일반 국민들이 해설집 보고 해결이 되겠느냐”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에서 공감하지 못하는 집값 안정 자화자찬보다는 누더기 부동산 규제들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꼭 필요한 정책은 일관성 있게 추진하고 불필요한 정책은 과감하게 폐지해야 한다”며 “다수의 국민들이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부동산정책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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