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이슈] 15만명이 본 ‘뮬란’은 소박한 중국 무술영화였다

    [데일리안] 입력 2020.09.21 15:58
    수정 2020.09.21 17:23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지난 17일 개봉한 ‘뮬란’을 향한 비판이 끊이질 않고 있다. 그 여파인지 국내 관객몰이도 신통치 않다. 첫 주말 관객 12만 556명을 모아, 누적 관객 15만 2047명을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인한 관객 감소가 영화계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기도 하지만, ‘뮬란’의 관객 동원은 그 이상의 부진이다.


‘뮬란’을 향한 비판은 크게 3가지다. 첫째는 주연 배우 유역비가 홍콩 시위대 탄압 경찰을 향해지지 발언을 했다는 것, 둘째는 엔딩 크레딧에 신장 위구르 공안국에 대한 감사 문구를 넣었다는 것이다. 이 두 사안은 영화 외적인 영역이다.


그러나 세 번째로 언급되는 1998년 애니메이션 작품인 ‘뮬란’과 상당 부분 다른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디즈니 실사 영화 ‘뮬란’이라는 타이틀을 배신한 것이기 때문이다. 위트 넘치는 유쾌한 용 무슈와 귀뚜라미가 사라지고, 시대가 요구하는 여성의 전형에서 탈피해 남성 사회에서 독립적인 인간으로 강인하게 성장하는 뮬란도 사라졌다.


실사 영화 ‘뮬란’에서 뮬란은 애초부터 영웅의 자질을 가지고 태어났다. 오히려 전국에서 모인 장병들 중에서도 무술 실력이 탑클래스 수준이다. 무슈가 사라지면서 등장한 불사조는 뮬란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진 않지만, 등장만으로도 뮬란이 거대한 존재임을 지속적으로 보여준다.


이 포인트에서 영화를 달리 볼 필요가 있다. 애니메이션 ‘뮬란’과 연결점을 끊어버리고, 남성사회에서 여성이 독립적인 존재로 발전한다는 메시지를 빼야 한다. 그러면 ‘뮬란’은 할리우드 시각으로 만들어진 ‘킬링타임용’ 중국 무술영화로 스탠스를 옮길 수 있게 된다.


‘뮬란’은 불사조의 기운을 받아 태어날 때부터 강한 기운을 가진 전사였고, 스스로 한 군대를 이끌 정도의 실력을 가졌다. ‘악의 무리’인 유연족도 아무런 도구 없이 성벽을 뛰어오를 정도의 실력을 지닌 고수들이다. 뮬란과 함께 훈련받은 병사들도 어리바리한 상태에서 단기간에 유연족 고수를 상대할 수 있는 실력을 키운다. 이들도 고수급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견자단이 맡은 장군이나, 이연걸이 연기한 황제조차도 초절정 고수다.


그러다보니 개인의 무술 실력이 드러나는 장면들은 화려하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군대와 군대가 맞붙는 장면은 중국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답지 않게 소박하다. 성벽을 점령하기 위한 유연족은 손가락으로 숫자를 셀 정도다. 한 국가의 흥망을 좌우하는 전투 장면은 영화 ‘안시성’보다 단출하다. 거대한 황성을 지키는 근위병이나, 이들과 싸우는 유연족의 숫자나 실력도 그다지 눈길을 잡지 못한다.


이 부분에서 또 삐걱댄다. 애니메이션 ‘뮬란’을 실사화하는데 부족했던 영화가 중국 영화 특유의 거대 전투 장면마저 초라해지니, 스토리 곳곳에 구멍이 보인다. 결국 남는 것은 단 하나였다. 그냥 ‘중국 무술영화’ 수준이다.


영화를 관람한 이들의 평가를 보면 “초등학생인 아이가 좋아해요”라는 내용이 자주 보인다. 영화 ‘뮬란’은 딱 그 수준이었던 것이다. 오히려 22년 전 애니메이션 ‘뮬란’은 성인들이 열광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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