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의 선택과 집중, 취임 3년차 맞아 속도낸다

    [데일리안] 입력 2020.09.21 14:56
    수정 2020.09.21 16:03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22일 사장단 회의 주목...변화·혁신 행보 강화할 듯

LG화학 배터리 사업 분사...적극적인 투자 의지 천명

합리성 기반 비주력사업 정리...실용주의 노선 극대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 2월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를 방문해 미래형 커넥티드카 내부에 설치된 의류관리기의 고객편의성 디자인을 살펴보고 있다.ⓒLG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 2월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를 방문해 미래형 커넥티드카 내부에 설치된 의류관리기의 고객편의성 디자인을 살펴보고 있다.ⓒLG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취임 3년차를 맞아 자신의 색깔을 본격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실용주의 노선 하에 선택과 집중의 경영 기조 강화 속에서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성장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비주력 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하는 등 구광모 체제의 변화와 혁신이 한층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서 22일 열리는 사장단 워크숍에서 등장할 메시지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 구광모 회장, 실용주의에 기반한 변화·혁신 속도


지난 2018년 6월 부친인 고 구본무 전 회장의 뒤를 이어 받은 구광모 회장은 성장성이 높은 사업들을 중심으로 재편을 주도해 나가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17일 긴급이사회를 개최하고 배터리 사업을 하는 전지사업부를 물적분할하기로 의결했다. 내달 임시주주총회에서 승인하면 오는 12월 1일 배터리 사업 전담 신설법인 ‘LG에너지솔루션(가칭)’이 출범한다.


LG화학의 100% 자회사로 그룹 지주회사인 (주)LG의 손자회사가 되는 LG에너지솔루션은 향후 기업공개(IPO)를 통해 대규모 자금을 확보할 예정이다. 보다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성장성을 높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은 석유화학과 첨단소재를 바탕으로 제 2의 도약을 꾀하게 된다.


구광모 회장의 이번 결정은 배터리 사업 육성에 발벗고 나섰던 구본무 전 회장의 의지를 이어받는 것이다. LG화학이 지난 1995년 리튬이온 배터리 개발로 사업을 시작한 뒤 적자를 지속하는 등 어려움을 겪으며 사업 철수 검토까지 이뤄졌지만 구 전 회장은 굳건한 사업 육성 의지로 이를 극복해 왔다.


사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까지 거의 20년 가까이 걸렸음을 감안하면 오너의 의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주는 사례다.


이러한 의지는 사업의 흑자 전환과 함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1위 업체로 등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 이러한 성과는 적극적인 선제적인 연구개발(R&D)로 가격·성능·안전성 측면에서 경쟁 우위를 지속 확보해 확실한 글로벌 업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이 됐다.


구광모 LG 회장이 지난해 8월29일 대전 LG화학 기술연구원에서 솔루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연구개발(R&D) 책임자들과 개발 현황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LG구광모 LG 회장이 지난해 8월29일 대전 LG화학 기술연구원에서 솔루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연구개발(R&D) 책임자들과 개발 현황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LG

LG화학은 전 세계에 7곳의 배터리 생산 공장을 보유하고 순수 전기차 시장의 약 90%를 차지하는 미국·중국·유럽 3개 지역에 생산거점을 구축한 유일한 업체로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구 회장은 성장성이 높은 사업에 대해서는 그 누구보다도 적극적으로 투자한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과 관련,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법인을 설립했고 디스플레이 사업에서도 액정표시장치(LCD)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의 빠른 전환을 위해 20조원 규모의 공격적인 투자에도 나서고 있다.


또 산업용 로봇제조업체 로보스타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등 미래 신사업 발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그렇다고 구 회장이 투자 일변도의 행보를 보이는 것만은 아니다. 실용주의 노선에 기반한 합리적인 사고로 불필요한 비주력 사업들도 과감하게 정리하고 있다.


LG화학의 LCD 편광판 사업을 중국 업체에 매각한 것을 비롯, LG전자의 연료전지 자회사 LG퓨얼셀시스템즈를 청산하고 수처리사업을 정리했고 LG유플러스의 전자결제 사업도 스타트업(신생벤처)에 매각했다.


이러한 선택과 집중 전략은 취임 3년차를 맞은 올해 점점 강화되는 양상이어서 향후 구 회장의 경영 행보가 더욱 주목되고 있다.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전경.ⓒLG전자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전경.ⓒLG전자

◆ 취임 후 두 번째 사장단 워크숍...포스트 코로나 시대 전략 '주목'


당장 22일 열리는 LG그룹 연례행사인 사장단 워크숍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LG그룹은 매년 9월 경기도 이천 소재 그룹 연수원인 LG인화원에서 사장단 워크숍을 열어 왔는데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온라인 화상 회의로 진행될 예정이다. LG인화원은 현재 코로나19 무증상 및 경증 환자를 위한 생활치료센터로 활용 중이다.


구 회장이 취임 후 두 번째로 주재하는 이번 회의에서는 권영수 (주)LG 부회장 등 30여명의 사장단 인사들과 내년 글로벌 거시경제에 대한 전망과 함께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 위기 극복을 위한 해법 모색에 머리를 맞댈 것으로 보인다.


또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새로운 도약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방안 마련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도 함께 이뤄질 전망이다.


이와함께 구 회장이 지난해 행사에서 강조했던 위기 극복을 위한 근본적인 경쟁력 확보와 사업 체질 변화, 고객가치 혁신, 디지털 전환(DX·Digital Transformation) 등도 주요 논의 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Untact·비대면)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온택트(Ontact·온라인을 통한 대면)의 활용이 더욱 중요해진 터라 디지털 전환을 통한 고객 가치 혁신은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다.


구 회장은 그동안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빠르게 파악하고 고객 가치를 달성할 수 있는 혁신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 온 만큼 코로나19 시대에 디지털 전환이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LG그룹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디지털 전환을 통해 업무 생산성을 높이고 비대면 업무 환경에서도 민첩하게 대응 가능한 체제를 구축하는 데 적극 노력해 오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근 LG화학 배터리 사업의 분사 결정으로 구광모 회장의 경영 행보가 더욱 주목되고 있다”며 “취임 3년차를 맞아 경영 색깔이 보다 명확해지고 성과에 대한 의지도 높아질 것으로 보여 그가 주도해 나갈 변화와 혁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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