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레임덕은 막을수록 거세진다'

    [데일리안] 입력 2020.08.24 00:00
    수정 2020.08.24 04:24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정부여당 '文 레임덕 막아라' 안간 힘

검찰 힘 빼고, 민주당 장악력 유지

청와대와 지지층 ‘눈치’ 보는 미래권력들

"작용 반작용의 법칙"...레임덕 압력 커진다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이 다시 조정국면에 접어들면서 정부여당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이 다시 조정국면에 접어들면서 정부여당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이 떨어지자 정부여당이 바빠졌다. 5년 단임제 하에서 피할 수 없는 레임덕의 공포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노무현 정부 말기 권력누수에 따른 극심한 분열을 겪었던 친노·친문 인사들의 레임덕 트라우마는 상당하다. 따라서 문 대통령 레임덕을 막기 위한 대대적인 움직임이 예상된다.


대표적인 것이 '검찰 힘빼기'다. 정권 말기 권력자의 비위 혹은 게이트 사건은 레임덕을 앞당기는 요인이다. 검찰의 강력한 수사가 원동력임은 물론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에서는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공수처법 통과로 고위공직자에 대한 수사권한 대부분이 이관됐고, 수사를 지휘할 고위 검사 상당수가 추미애 장관에 의해 '친정권' 인사로 채워진 것이 크다.


나아가 오는 25일 국무회의에서는 '검찰 직제 개편안'이 상정될 예정이다. 대검찰청 특수·공안 담당 차장검사 직위를 없애고 형사·공판부 중심으로 대대적인 수술에 들어가는 방안이다. 검찰총장을 보좌하며 전국 검찰청의 특수·공안 수사를 조율했던 자리가 사라지면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고립은 더욱 심화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4선 국회의원 경력의 최재성 전 의원을 청와대 정무수석에 임명한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야권과의 소통 보다 여당에 대한 그립을 강하게 가져가려는 메시지가 명확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역으로 해석하면 청와대도 문 대통령 레임덕을 우려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이와 관련해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은 당에 일절 관여를 안 했다. 그러나 보니 정권 말에 친노가 폐족이 되면서 정동영 전 의원 등이 들고 일어나 여당이 대통령 등에 칼을 꽂았다"며 "문 대통령은 당시 비서실장으로 그걸 다 봤다. 그래서 그런 일이 없도록 여당에 대한 통제력을 유지하려다 보니 정무수석에 중진을 앉히는 것 같다"고 했다.


친문 정치인을 중심으로 당내 여론단속도 철저하게 이뤄지고 있다. 부동산 논란 등으로 지지율이 떨어지자 정청래 의원은 "이럴 때 일수록 똘똘 뭉쳐 방어막을 치고 민심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며 "보수언론의 선동질에 먹잇감이 되지 말자"고 입단속에 나섰다. 최고위원에 도전 중인 한병도 의원은 "여당은 정부정책을 흔들림 없이 지지하고 있다"며 "레임덕은 보수세력의 기대일 뿐"이라고 일축했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국민들이 새로운 기대를 하는 것 같다"며 운을 띄웠지만 거기까지였다. 미래권력이라 할 수 있는 주요 인사들은 오히려 '당청일체'를 강조하고 있다. "운명공동체"를 자처한 이낙연 후보는 "문재인 정부를 계승·보완해 발전시키겠다"고 했다. 이밖에 다른 후보들도 윤석열 총장을 비난하거나 코로나 확산의 책임을 일부교단 등에 돌리며 정권과 주파수를 맞추기에 여념이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대통령 레임덕은 현 정치제도 하에서 필연적이라는 점에서 막을수록 더욱 거세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오히려 국민들로 하여금 미래권력에 희망을 투영할 기회를 박탈해 레임덕 폭발의 압력만 높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물을 막으면 오히려 수압이 커져 더 큰 붕괴로 이어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어느 정도 국민들의 화가 풀리고 부동산 정책으로 인한 초기 혼란이 수습되면 지지율이 회복될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하락 추세를 보일 것이고, 사고는 계속 터질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여론조사 업체의 한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코로나 같은 국가적 위기가 닥치면 우리 국민들은 정권에 힘을 모아주는 경향이 있고, 대폭 하락의 반작용으로 지지율이 반짝 상승할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우하향 곡선을 그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레임덕을 막겠다고 강하게 작용을 하면 그 만큼 반작용도 크고, 높은 곳에서 떨어질수록 충격은 더 크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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