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속 페스티벌, 자체 가이드라인 제시로 답 찾았다”

    [데일리안] 입력 2020.08.04 08:25
    수정 2020.08.04 08:29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울산서머페스티벌, 지자체에 공연 가이드라인 제시

부산코미티페스티벌, '코미디 드라이빙 씨어터' 마련

ⓒ울산MBCⓒ울산MBC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이후 많은 인파가 몰리는 페스티벌과 콘서트 등이 연이어 취소됐다. 코로나19 확산을 위해 당연하다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동시에 이와 관련된 사람들은 답답해했다.이 과정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드러난 문제는 ‘가이드라인의 부재’였다.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다 보니 공연을 코앞에 두고 주먹구구식의 졸속 행정명령이 이어지고, 이에 따른 공연 업계의 불만도 높아진다. 시민들도 다양한 공연을 관람하며 문화생활을 향유할 수 있도록 정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가운데 지방에서는 몇몇 페스티벌이 진행을 앞두고 있다. 앞서 서울 송파구청이 ‘미스터트롯’ 콘서트가 예고됐던 KSPO돔(체조경기장)과 핸드볼경기장에 대규모 공연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지시했을 때 관계자들은 지자체들의 도미노식 책임회피성 행정명령이 이어질 가능성까지 내다봤다. 그런데 오는 14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되는 울산서머페스티벌 지자체와 완만한 협의를 이끌어내면서 공연을 앞두고 있다.


페스티벌이 가능했던 이유는 행사 주최사가 먼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다. 이번 울산서머페스티벌의 안전책임자인 울산MBC 이영일 사업부장은 “질병관리본부에서 기본적으로 제시한 안전 수칙(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좌석제, 발열체크, 자가문진표 작성, 노래 따라부르기 금지, 공연장 소독 및 방역 등)은 물론이고, 자체적으로 안전 지침들을 마련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계속해서 페스티벌이 취소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데, 현 상황에 맞는 새로운 시스템이 있어야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지자체에 제시한 방역 지침 내용으로는 ▲객석 간격 1.5m 띄우기 및 비말 감염 최소화 위한 좌석 사선 배치 ▲1000명~2000명 수용(기존 5000명 수용) ▲100% 지정좌석제 운영 ▲지역간 이동 제한을 위한 울산시민(실거주 1개월 이상) 한정 티켓 예매 시스템 ▲티켓 양도 불가능(울산 거주 가족에 한해 허용하되 가족관계증명서 지참) ▲현장예매 제한 ▲(역학조사 불가한)비예매자 공연장 밖 집합제한 위한 공연자 시각적 차단 가능한 장소 섭외(불가피할 경우 대형 현수막으로 차단)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이런 방역 조치에도 불구하고 감염자가 발생할 경우 빠른 역학조사를 할 수 있도록 100명 단위로 좌석을 나누는 ‘블록 좌석제’를 운영한다. 블록당 거리는 3m로 한다. 예를 들어 A블록에서 감염자가 생기면 일차적으로 해당 블록에 앉은 100명이 조사대상이 되며, 필요시 인접한 B블록 등 주위 블록까지 조사를 진행하도록 했다.


이 부장은 “우리가 세운 가이드라인이 100% 안전하다는 건 아니다. 다만 최대한의 방역지침을 세우고 감염 위험 요소를 최소화하겠다는 의미다. 그렇기 때문에 역학조사가 필요할 상황까지 예측해 블록좌석제를 운영하게 됐다”면서 “지자체에서는 기본적인 방역지침을 비롯해 인원을 줄여달라는 제안을 해왔고, 앞서 설명한 지침들을 지자체에 보고했다. 지자체도 행사 주최 측에서 제시한 지침들을 보고 공연 개최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원만하게 협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또 “공연을 보고 싶은데 해당 가이드라인 때문에 보지 못할 관객들을 위해 무료 온라인 생중계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오는 21일부터 내달 30일까지 부산 영화의전당 야외극장, 수영 요트 경기장 일대에서 진행될 ‘제8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BICF, 이하 ‘부코페’) 역시 코로나19로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지자 자체적으로 대안을 마련해 지자체와 협의했다. 김준호 집행위원장은 “올해 개최 여부를 두고 갈등을 많이 했다. 온라인으로 대체해야하는지 고민도 했지만, 웃음이 사라진 현 상황에서 개그맨들이 나서서 대한민국에 웃음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부코페’의 개막식은 객석을 비운 무관중으로 진행되며, 최소 참석 내빈은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준수한다. 기본적으로 ▲전 좌석 띄어앉기 ▲전 관람객 및 직원 마스크 착용 의무화 ▲입장 시 발열체크 ▲자가 문진표 작성 ▲공연장 방역 및 소독 실시를 진행한다.


김대희는 “보건복지부에서 인증한 업체가 방역을 책임지고 실시한다. 좌석도 3좌석 당 1명씩(2좌석 띄어 앉기) 앉으면서 2m 거리두기를 철저히 지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최대 4000여명가량 수용 가능한 야외극장이 거리두기 좌석제를 실시하게 되면 최대 1300여명으로 대폭 줄어들게 된다. 또 비말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동차 극장 형태의 코미디 공연 ‘코미디 드라이빙 씨어터’도 준비됐다.


이들이 희망하는 건 이번 대규모 페스티벌이 감염사례 없이 무사히 마무리되는 것이다.


이영일 부장은 “서울은 물론이고 지방의 공연 팀들(이벤트 업체 등)이 상반기에 심각할 정도로 타격을 입었다. 단순히 ‘힘들다’는 것이 아니라 정말 ‘도산 위기’에 놓였다. 하반기에는 페스티벌 등 공연이 몰려 있는 시기인데, 대안이 나오지 않으면 정말 거리에 나앉을 업체들이 대다수다. 우리 페스티벌이 좋은 선례로 남아 뒤이어 진행될 페스티벌도 문제없이 개최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타 지역에서도 우리와 같은 의지를 가지고 있을 것으로 본다. 필요하다면 가이드라인을 기다릴 게 아니라 직접 자신의 공연장에 맞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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