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절 금전거래까지’ 비정상이 정상이었던 최숙현 사건

    [데일리안] 입력 2020.07.06 11:50
    수정 2020.07.06 11:59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최숙현 부친 "치료비 명목으로 매달 입금"

부적절한 금전 거래 의혹 정황 속속 드러나

고 최숙현 선수가 극단적 선택 직전 어머니에게 보낸 모바일 메시지. ⓒ 이용 의원실고 최숙현 선수가 극단적 선택 직전 어머니에게 보낸 모바일 메시지. ⓒ 이용 의원실

가혹 행위로 목숨을 끊은 트라이애슬론 고(故) 최숙현 선수가 생전에 구타를 당한 것도 모자라 돈까지 입금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숙현 선수의 아버지 최영희 씨는 6일 방송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딸이 살아있을 때 받았던 가혹행위들에 대해 제보 및 증언을 수집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최 씨는 “팀 닥터가 숙현이 심리치료를 한 적이 있다. 그가 다른 남자 동료들한테 ‘쟤는 내가 심리치료를 해서 극한 상황까지 몰고 가서 애가 스스로 자살하게 만들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들은 동료들이 있다”고 말해 큰 충격을 안겼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최숙현 선수는 해당 팀 닥터에게 사용용도가 불분명한 금전까지 꼬박 입금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 씨는 “치료비 또는 선수 몸관리 명목으로 한 달에 100만원씩 입금하고, 심리치료를 목적으로도 50만원씩 입금했다. 2017년에 내가 한두 번 입금했고, 2019년부터는 딸이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딸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다 그렇게 했다고 하더라. 많을 때는 8명, 적을 때는 여자 3명, 남자 4명 이렇게 7명이라고 했다”라고 충격적인 말을 이어갔다.


최숙현 사망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연 경주시청 동료들. ⓒ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최숙현 사망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연 경주시청 동료들. ⓒ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금전과 관련한 의혹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최숙현의 아버지는 “경주시청에서 뉴질랜드 훈련 갈 때, 경주시청 예산으로 떠났다. 그런데 우리는 항공료 명목으로 250여만 원을 선배인 A씨 통장으로 입금한 적이 있다”면서 “검찰 조사에서 이 부분을 부인하고 체류 비용 부족분으로 썼다고 진술했다. 이는 새빨간 거짓말이다. 통장 추적해보면 다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야말로 비정상의 정상이 아닐 수 없다. 가혹행위로 선수를 죽음으로 내몬 것도 모자라 부적절한 금전 거래 의혹 정황이 속속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금전과 관련해서는 최숙현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까지 얽혀있고, 수년에 걸쳐 아무렇지 않게 돈을 주고받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선수 1명당 100만원 안팎의 돈을 입금했고, 기간이 수년째 이어졌다면 그 규모 역시 상당할 것으로 짐작된다.


사회적 공분이 일고 있는 가운데 대한철인3종협회는 이날 오후 최숙현 선수에게 폭행과 가혹행위를 가한 가해자로 지목된 감독과 선수들을 불러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고 징계를 결정할 예정이다.


최숙현 선수의 사망 사건은 징계로만 끝날 문제가 아니다. 우리 사회의 어두운 민낯이 드러났고, 늦었지만 이를 개선할 발판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폭행에 이어 부적절한 금전거래 의혹까지 나온 상황에서 명명백백한 수사만이 고인의 넋을 달랠 유일한 길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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