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 호재 실종...KB금융 ‘칼라일’ 반격 통할까

    [데일리안] 입력 2020.06.23 05:00
    수정 2020.06.23 16:56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글로벌 투자사 칼라일 2400억원 투자 유치, “주가 상승 여력↑”

전략적 제휴로 자사주 줄여...“교환가액 수준은 밸류 인정한 것”

KB금융이 글로벌 투자기업 칼라일로부터 2400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그 배경과 주가 흐름 전망에 시장의 관심이 모인다. ⓒKB금융KB금융이 글로벌 투자기업 칼라일로부터 2400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그 배경과 주가 흐름 전망에 시장의 관심이 모인다. ⓒKB금융

초저금리 기조와 부동산 규제안으로 은행주 전망이 다소 어두워졌지만 KB금융에는 긍정적인 시선이 잇따르고 있다. 글로벌 투자 기업인 칼라일 그룹이 KB금융그룹이 발행하는 교환사채에 24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것이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전문가들은 KB금융이 금융당국의 규제 리스크를 겪고 있는 가운데 자본을 전략적 제휴로 활용하며 향후 주가 상승 여력에도 기대감을 불어넣었다고 해석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KB금융은 전장 대비 3.19% 내린 3만4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5일 이후 19일까지 5거래일 간 8.3% 상승한 데 이어 이날은 조정을 받는 모습이다. 이 기간 외국인 투자자들은 17일 하루를 제외하고 KB금융을 순매수 했다. KB금융그룹이 칼라일그룹으로부터 24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18일 공시하면서 주가는 19일 2.13% 오르는 등 호재로 인식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계약을 통해 칼라일은 KB지주가 발행하는 24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인수한다. EB는 향후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이다. 교환 대상은 KB지주가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 500만주다. 교환가액은 4만8000원으로 교환청구 기간은 오는 8월 29일부터 2025년 6월 16일까지다. 시장은 칼라일의 투자가 저평가된 KB금융의 가치를 재평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금 중 2100억원은 푸르덴셜생명보험 인수자금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은행주의 정책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KB금융이 내린 자사주 관련 방안에 주목했다. 은행주의 장점은 높은 배당수익률과 자사주 취득 등 주주친화정책 강화다. 최근 글로벌 주요 은행이 잇따라 주주환원정책을 중단하자 우리나라 금융당국도 자본을 배당·자사주 매입으로 소진하지 말고 실물지원에 집중해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익명을 요구한 모 증권사 연구원은 “현재 KB금융은 자사주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데 이걸 쓸 수 있는 방향은 세 가지”라며 “첫 번째는 인수·합병(M&A)이고, 두 번째는 소각으로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것이고, 또 다른 방법은 전략적 제휴를 맺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금융당국에서 은행들에 배당을 줄이고 자사주 매입도 자제하라고 권고한 만큼, 윤종규 회장이 세 번째 방향을 선택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주가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제로(0) 금리 채권인데다 자본을 전략적 제휴로 활용을 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고, 또 그 방안에서 교환가격을 높게 가져온 상황”이라며 “지금 주가 수준과 교환가액을 비교하면 거의 30~40% 프리미엄을 준 것인데, 칼라일에서 그만큼의 밸류를 보고 왔다는 게 주가에는 호재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칼라일은 이번 계약에 따라 KB금융 지분 1.2%를 확보하게 됐다. 현재 KB금융의 주요 주주는 국민연금(9.97%), JP모건체이스은행(6.40%), 우리사주주조합(1.13%), 소액주주(74.49%) 등이다. 이와 함께 KB금융과 칼라일은 전략적 제휴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KB금융 측은 두 회사가 다양한 영역에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칼라일은 KB금융에 대한 추가 투자 계획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혜승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KB금융은 발행주식수의 6.3%(2617만3583주)에 달하는 자사주 가운데 500만주를 대상으로 교환사채를 발행, 장기 보유 투자자를 유치해 자사주 오버행이 축소되는 효과가 있다”면서 “또 칼라일그룹과 파트너십을 통해 각 진출 국가에 대한 정보 교류와 네트워킹이 가능하고, 칼라일그룹의 M&A 시 KB금융이 인수금융 제공자로 참여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등의 시너지 효과가 있다”고 짚었다.


금융권이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라임펀드 사태 등으로 고전하면서 KB금융의 경영 전략이 부각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동안 KB금융은 리스크 관리 중심의 보수적인 경영전략을 전개해왔지만 최근엔 이러한 안전성으로 인해 오히려 재평가를 받고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DLF, 라임 사태 등을 포함한 잠재적인 펀드 불완전판매에서 가장 자유로우며 푸르덴셜 생명, 캄보디아 프라삭(PRASAC)의 잇따른 M&A로 올해도 3조원대 순이익은 달성 가능할 것”이라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됐을 때 영향은 간과할 수 없지만 올해 이익은 견조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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