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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기획┃변화된 창작 자유①] 가사로, 대사로…‘논란’과 부딪힌 대중문화

    [데일리안] 입력 2020.09.28 15:47
    수정 2020.09.28 15:47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워너브라더스 코리아, tvN, 로엔 엔터테인먼트ⓒ워너브라더스 코리아, tvN, 로엔 엔터테인먼트

문화 콘텐츠의 영향이 커지고 소비가 늘어날수록 창작의 자유는 넓어지고, 수위는 높아지고 있다. 이를 두고 문화 내 다원주의와 사회적 인식이 충돌하며 어김없이 설전이 벌어진다. 최근 웹툰 작가 삭과 기안84가 각각 '헬퍼:킬베로스', '복학왕' 내용 안에 여성혐오, 선정성, 폭력성을 담아 표현의 자유와 미디어의 책임을 각자 주장하는 네티즌들의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이는 낯선 풍경이 아니다. 2015년 위너의 멤버 송민호가 엠넷 '쇼미더머니'에서 '산부인과처럼 다 벌려'로 여성이 아이를 낳는 모습에 성행위를 비유해 비난을 받았고, 방탄소년단도 '미스라이트'와 '농담' 두 곡에서 여성 혐오 논란을 일으켰다. ‘미스 라이트’라는 곡에는 '명품백을 쥐기 보다는 내 손을 잡아주는, 질투심과 시기보단 됨됨이를 알아주는 그런 너와 함께 우리의 미래를 그려봐', '농담'에서는 '그래 넌 최고의 여자, 갑질. So 갑질 존나게 잘해 갑질. 아 근데 생각해보니 갑이었던 적 없네. 갑 떼고 임이라 부를게. 임질' 이란 RM의 랩이 담겼다. 네티즌들은 여성을 갑과 일질이란 성병으로 묘사했다고 주장했다.


아이유는 네 번쨰 미니앨범 '챗셔'(CHAT-SHIRE)의 수록곡 '제제'(ZEZE) 가사로 곤혹을 치렀다. 이 곡은 J.M 바스콘셀로스의 소설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속 인물에서 영감을 받아 아이유가 작사했다. 출판사 동녘은 '넌 아주 순진해 그러나 분명 교활하지 어린아이처럼 투명한 듯해도 어딘가는 더러워'란 가사를 지적하며 "제제는 다섯 살짜리 아이로 가족에게서도 학대를 받고 상처로 가득한 아이다. 이 책은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기도 하고, 지금도 상처받고 있을 수많은 제제를 위로하기 위한 책"이라면서 이와 함께 제제가 하의를 입지 않고 요염한 자세로 망사 스타킹을 신고 있는 앨범 재킷도 문제 삼았다.


아이유는 '제제' 논란이 수그러들기도 전에 타이틀 곡 '스물 셋' 뮤직비디오에서 젖병에 담긴 우유를 인형의 머리 위에 부은 장면으로, 로리타 콤플렉스를 자극하는 과한 설정이라고 비판 받았다.


가요 뿐 아니라 영화, 드라마도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2017년 개봉한 영화 '브이아이피'(VIP)는 장동건, 김명민, 이종석 초호화 캐스팅과 '신세계'를 연출한 박훈정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기대를 모았지만, 사이코패스 주인공이 여성을 목을 졸라 살해하는 장면과 엔딩 크레딧에 살해당한 역을 한 배우의 이름이 아닌, '여자시체'라고 표기했다. 관객들은 영화의 잔혹성과 여성 혐오색이 짙다며 비난했다.


당시 워너브라더스코리아 최재원 대표는 "비판이 아닌 특정한 입장이 강요되거나 보지 않은 상태에서 일방적 헐뜯음이 생기고 그것이 아직 관람하지 않는 사람들에게까지 영향을 준다면 일종의 파시즘에 가까운 폭력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브이아이피' 논란에 항변했지만 관객들의 외면을 받아 손익분기점인 250만명을 넘지 못하고 137만명에 그쳐야했다.


2017년 개봉한 '청년경찰'은 대림동을 강도, 납치를 비롯해 장기 밀매, 난자 적출 등 범죄 소굴로 묘사하고 중국 동포들을 비하하는 대사로 도마 위에 올랐다. 중국 동포들은 상영 중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3년이 지난 2020년 3월 결과물을 얻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9-2부(정철민 부장판사)는 중국 동포 김모씨 외 61명이 영화 청년경찰 제작사 무비락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화해 권고 결정을 내린 것. 예술 작품 속 혐오 표현에 법적 책임을 인정한 첫 사례다. 제작사는 결국 중국 동포들에게 사과문을 전달했다.


성인지감수성, 성차별에 대한 사회의 관심이 높아지자 2019년 개봉한 영화 '82년생 김지영'은 성차별을 역으로 조장한다는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원작 '82년생 김지영' 소설은 여성 편향적인 시선과 피해의식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된 바 있다. 책을 읽었다는 이유만으로 레드벨벳 아이린, 소녀시대 수영, AOA 설현, 배우 서지혜 등이 악플에 시달렸다. 영화는 제작을 결정한 시점부터 개봉 후까지 논란이 따라붙었다.


신데렐라, 백마 탄 왕자, 나쁜남자 설정이 사랑받던 드라마의 사정도 달라졌다. JTBC '청춘시대'는 이별을 선언한 여자친구를 감금하고 데이트 폭력을 일삼는 고두영(지일주 분)의 모습을, tvN '또 오해영'은 박도영(문정혁 분)이 오해영(서현진 분)과 싸운 뒤 두 팔을 결박해 강압적으로 키스하는 장면을, KBS2 '함부로 애틋하게'는 신준영(김우빈 분)이 노을(수지 분)을 사랑한다는 이유 아래 폭언과 난폭 운전을 하는 등의 장면을 등장시켜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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