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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일본은 항상 한국을 제물로 삼았다…이번엔 '조선'

    [데일리안] 입력 2020.02.05 07:00
    수정 2020.02.05 08:20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일본 또 韓 조선업 구조조정 WTO 제소…시장 왜곡·보조금 협정 위반 주장 빈약

한국 기술력 기반으로 2년 연속 수주 1위…일본 '딴지' 지속될 듯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현대중공업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현대중공업

"한국 수출 규제는 안보상 우려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7월, 징용 배상 판결로 불만을 품은 일본이 보복 조치를 정당화하기 위해 꺼내든 명분이다. 실질적으로는 벚꽃을 보는 모임(벚꽃회) 스캔들, 카지노 의혹으로 궁지에 몰린 아베 정권이 자국민들의 시선을 외부로 돌리기 위한 것이라는 속셈이 뻔히 보였다.


한국의 주력 산업 중 하나인 반도체를 볼모로 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백기투항'을 받아냄으로써 아베 정권의 성과를 과시하는 게 목적이었겠지만 오히려 한국의 '불매 운동' 역풍과 일본 기업들의 반발만 사면서 명분과 실리를 얻는 데 실패했다.


이번엔 조선산업 문제를 들고 나왔다. "한국이 자국 조선산업을 지원해 일본이 피해를 봤다"는 이유다. 일본은 국제무역기구(WTO)를 이용해 한국을 공격했다. 목적은 동일하다. 일본 조선 불황의 이유를 한국 탓으로 돌려 반등 기회를 찾자는 것이다. 이같은 일본의 보복 조치는 7개월 전이나 지금이나 변화가 없음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일본이 주장하는 제소 이유는 타당할까? 그러기엔 내세운 근거들이 다소 빈약하다.


우선 한국과 일본의 주력 선종이 다르다. 한국은 LNG운반선, 초대형 컨테이너선·유조선 등 대형 및 고부가가치 선박이 주류다. 반면 일본은 중소형 선박을 주로 수주한다. 이런 구도는 한국 기술이 일본을 넘어서면서 자연스럽게 생성됐다. 시장 논리에 따라 굳어진 조선 생태계를 '세계 시장 왜곡'이라고 확대 해석하기는 힘들다.


일본은 또 산업은행 등이 공적자금을 투입해 대우조선 등을 살린 것이 WTO 규정 위반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한 한국 정부의 태도는 일관적이다. '상업적 고려에 판단된 지원'이므로 위반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입장은 2018년이나 지금이나 동일하다.


이번에도 일본이 WTO 제소를 놓고 명분과 실리를 챙길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앞서 언급했듯 '조선 시장 왜곡' 논리가 빈약하며 한국에 발주하는 일본 해운사들의 이해관계를 감안하면 일본 자국은 물론, 국제 시장에서도 지지를 받기 어렵다.


만일 WTO 제소 결과를 한국에 불리한 수주 제한으로 가정하더라도 그만큼의 물량을 일본이 독식할 가능성은 낮다. 선사들은 당연히 가장 경쟁력 있고 좋은 기술을 가진 조선사를 선택하기 때문이다.


승산 없는 싸움에도 일본은 왜 자꾸 '어깃장'을 놓는 것일까. 글로벌 불황으로 모든 산업이 타격을 입는 상황에서 그나마 조선은 LNG운반선을 필두로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50년간 선두를 지키다 한국에 1위 자리를 내준 일본으로서는 배가 아플 수 밖에 없다. 최근 조선사 합병으로 살 궁리를 찾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 결국 한국 조선사들의 발목을 잡기 위해 국제 여론전까지 펼치면서 최대한 흠집을 내려고 하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일본의 궁색한 여론전은 한국이 조선산업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이묘들의 불만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 조선을 침략해 임진왜란을 일으켰던 그들이었기에, 관동대지진의 혼란을 잠재우기 위한 희생양으로 조선인들을 학살했던 그들이었기에, 자국의 조선산업 쇠락을 한국 탓으로 돌리려고 몽니를 부리는 건 지독하리만큼 일관적이다.


이럴수록 정부는 자국산업 보호를 위해 "일본의 주장이 근거가 없고 한국의 조치는 국제규범에 합치한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어필할 필요가 있다.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왕관의 무게를 견딘다'는 마음으로 일본의 상습 도발에 대해 냉철하고도 분별력 있게 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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