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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국가 기간산업' 항공업계를 살려야 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하늘길 끊겨...항공사 셧다운 위기
IATA "현재 위기 911, 글로벌 금융위기때 보다 심각"
업계 "항공산업 보호 위한 신속한 재정적 지원 시급

코로나19로 전 세계 하늘길이 막히면서 국내 항공산업이 생존의 기로에 내몰리고 있다. 비단 우리에게만 해당되는 경우는 아니다.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항공산업은 수요 급감으로 고사 위기에 빠진 상황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은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전 세계 항공업계의 피해 규모가 2520억 달러(309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적항공사들의 상반기 매출 손실만 6조300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온다. 이미 국제선 여객도 전년 동기 대비 80% 이상 급감한 상태다.
25일 알렉산드르 드 주니악 IATA 사무총장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서신을 보내 “현재의 위기는 9·11 테러,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더 심각하다”며 최소 6개월의 재정지원을 요청했다.
최근 만난 국내 항공업계 관계자들의 위기감은 그 어느때보다 높았다. 지금과 같은 전면적인 셧다운(Shut-down) 상황에서 고정비 비용이 천문학적인 항공산업은 3개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었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보다 즉각적이고 대대적인 정부 지원대책이 필요하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미 항공사의 개별적인 노력만으로는 위기극복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 최근 국적항공사들은 자구책으로 임원 급여반납, 유․무급휴직 등을 시행 중이지만 각종 고정비 지출로 유동성 부족이 심각해지고 있다. 만약 국내 항공산업이 붕괴될 경우 일자리 16만개가 사라지고, GDP는 11조원이 감소할 것으로 IATA의 추정하고 있다.
항공산업의 존립은 비단 항공사와 관련된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포스트 팬데믹’ 이후 경제 회복 단계에서 항공산업의 역할을 따져봐야 한다. 항공화물 운송은 경제활동에 필수적인 요소이다. 안전하고 효율적인 항공 시스템은 코로나 19이후 무역과 여행, 경제 자체의 회복에 기여하겠지만, 반대의 경우 예상되는 문제의 심각성은 상상하기조차 힘든 상황이다.
세계 각국도 파산 위기에 처한 자국 항공사들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내놓고 있다. 미국은 580억 달러(71조2000억원)를 자국 항공사에 지원키로 결정했다. 특히 290억 달러(36조6000억원)는 고용유지를 위한 보조금으로 항공사에 현금으로 지원할 정도로 파격적인 대책을 추진 중이다.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등은 현금 투입을 약속했고, 프랑스와 독일 정부도 항공사와 논의를 진행 중이다. 이는 각국이 국가 기간산업으로서의 항공사 위상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방증하는 사례다.
반면 현재까지 우리나라의 지원수준은 그야말로 미봉책에 불과하다. 정부가 지난 18일 ‘제11차 코로나19 대응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발표한 항공업계 지원안은 ▲3월부터 6월까지 항공기 정류료 전액 면제 ▲안전시설 사용료 3개월 납부유예 ▲운항중단으로 미사용한 운수권·슬롯 회수 전면 유예 등으로는 현재의 파산 위기를 극복하기엔 역부족이다.
특히 국내 항공산업 위기극복의 선봉에 서야 할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의 역할이 미미한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국토부는 관련 부처와 금융당국을 적극적으로 설득해 금융 논리만 앞세운 정책보다 미국과 같은 산업별 맞춤정책을 이끌어내도록 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정부지원 조건으로 구조조정 등을 언급하기도 한다. 하지만 현재의 위기는 항공사들이 초래한 것이 아닌 천재지변급의 외부변수로 인한 것이다. 따라서 부실기업에 지원할 때와 같은 구조조정 논리를 현재의 재난급 위기상황에 처한 국내 항공사들에 들이대서는 곤란하다. 주무부처인 국토부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바로 이런 점들을 관련 부처와 금융당국에 설득해야 한다.
항공산업은 촘촘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산업이다. 따라서 한번 무너지면 그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천문학적인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따라서 항공산업 붕괴를 막기 위해 무엇보다도 빠르고 강력한 지원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대부분의 전 세계 항공사들이 정부로부터 강력한 지원을 받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대한민국 항공사들이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지 못한다면 경쟁의 기회조차 갖지 못할 것이다.
국가 기간산업인 항공산업이 붕괴하면, 항공주권 상실로 이어진다. 이는 곧 외국 항공사들이 한국 시장을 식민지화한다는 의미이며, 이는 국민들의 피해로 이어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골든 타임을 놓치면 국내 모든 항공산업은 쓰러지게 될 것이다.
글/서영백 산업부장

D-기자의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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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칼럼


조주빈, 갓갓, 같잖은 정상회담

2020.03.28 08:00 | 하재근 문화평론가 ()

올 1월에 n번방 창시자 갓갓과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관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두 사람은 서로 자신의 범죄 수법을 경쟁적으로 과시하며, 업적을 자랑하듯 성착취물을 공개했다.
조주빈은 “갓갓은 가학에만 빠져 있다. 나는 과거엔 아티스트였으나 현재는 상업을 추구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고, 갓갓은 “네 수법은 다 알려졌을 때 의미가 없다”며 자신의 수법이 더 교묘하다고 주장했다.
조주빈은 ”정상적이고 도도할 것 같은 애들이 박살날 때의 쾌감을, 사람들이 보고 느끼고 환호할 때 나는 느낀다“라는 설명도 했다.
조주빈은 이 대화를 ‘역사적인 정상회담’이라면서 박사방에 퍼뜨렸다. 이 둘의 대화를 지켜본 관전자들은 ‘역사의 현장을 보았다’며 환호했다고 한다.
힘없는 어린 여성을 속여 성착취를 한 양아치 파렴치한에 불과한 자들이 ‘정상회담’ 운운하는 것이 같잖다. 우리가 n번방과 조주빈의 범죄가 악마 같다고 할 때는 죄질이 악랄하다는 뜻이지, 그들이 악의 세계의 우두머리라는 뜻이 아니다. 조주빈 등은 악랄한 양아치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그들은 자신들이 무슨 특별한 존재나 되는 듯 의기양양하게 공개대화를 나누고, 그것을 역사적인 정상회담이라고 포장했다. 조주빈 등이 얼마나 과대망상적인 자아상을 가지고 과시에 몰두했는가를 짐작하게 한다.
관전자들이 그것을 부추겼다. 수많은 사람들이 ‘역사의 현장’ 운운하며 떠받드니 조주빈이 더 고무된 것이다. 조주빈 등 운영자들이 관전자들을 자극하고, 관전자들은 운영자를 영웅처럼 떠받들면서 그들만의 지하세계를 구축했다.
조주빈은 자기가 그 세계의 왕이라고 남들에게 보이려 했던 것 같다. 작년에 조주빈과 접촉했다는 디지털장의사는 조주빈이 자신을 텔레그램의 신으로 여기는 것 같았다고 했다. 조주빈은 자기 일대기까지 썼는데, 거기에서 자기 스스로를 ‘괴물’, ‘변태’, ‘하수구의 왕’ 등으로 표현했다. ‘아티스트’나 ‘악마’라고 칭하기도 했다.
자신을 음지의 왕, 지하세계의 왕, 다크히어로, 일반인을 뛰어넘는 존재, 이 정도 위상으로 부각시킨 것이다. 카메라 앞에서 ‘악마의 삶’이라는 표현을 쓴 것도 이런 맥락의 연장선상으로 이해된다.
자신의 범죄이력도 부풀려서 과시했다. 마약 판매, 청부 살인 등을 했었고 고 성완종 회장을 감시하다 발목이 절단됐다고 주장했다. 발목이 멀쩡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거짓 주장일 가능성이 커보인다. 조주빈은 주진모 휴대폰을 해킹한 것이 자신이라고 주장했는데 경찰은 이것도 거짓이라고 한다.
이렇게 유명한 기업인, 연예인, 또 손석희 같은 유명 언론인 등을 언급하는 건 수사를 혼란에 빠뜨리려는 의도와 함께 자신이 그 정도 급이라는 걸 과시하는 의미도 있을 것이다. 전과 14범을 마약 주고 부하로 부렸다고 주장했는데 이것도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를 과시하는 것일 수 있다.
이런 말들로 자신을 포장하며 엄청난 존재인 것처럼 군림했다. 대화방 참여자들이 그를 떠받들었고, 피해 여성들은 조주빈이 정말 강력한 힘을 가진 악마라고 생각하며 지배당했다.
하지만 조주빈의 정체는 조주빈의 말 속에서 이미 드러났다. 그는 ”정상적이고 도도할 것 같은 애들이 박살날 때의 쾌감을, 사람들이 보고 느끼고 환호할 때 나는 느낀다“라고 말했다.
자존감이 낮고 열등감이 큰 사람들이, 번듯해 보이는 존재가 무너질 때 쾌감을 느낀다. 자존감이 낮을수록 사람들의 인정을 받으려고 한다. 조주빈이 잘 나가는 사람을 박살내고 사람들의 환호를 받을 때 느낀다고 한 것은, 그가 사실은 자존감 낮은 열등감 덩어리라는 걸 보여주는 것이다.
그렇게 자존감이 낮고 열등감이 크기 때문에 더욱 타인을 지배하고 망가뜨리는 것에 매달렸을 것이다. 조주빈은 돈을 벌기 위해 사람을 도구로 여기는 것에 더해, 사람을 조종하고 우롱하고 짓밟는 것 그 자체에 쾌감을 느끼는 악질적 심성의 소유자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 심성으로 가장 약한 대상인 미성년자를 지배하며 자기가 뭐나 되는 듯 우쭐댔다. 영락없는 양아치인 것이다. 10대들이 자칫 조주빈 등 성착취 주모자들을 영웅시하며 지하세계에 가담할 수 있기 때문에, 언론은 이 범죄자들의 ‘찌질한’ 실체를 확실히 밝힐 필요가 있다.
글/하재근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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