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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코로나 역설?…22년 만에 머리 맞댄 노사정

2020.05.20 19:13 |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trustme@dailian.co.kr)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축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고용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대화가 22년 만에 재개됐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0일 총리공관에서 개최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대표자 회의'에서 "4월 취업자 수가 작년 같은 달에 비해 약 48만명이 줄었다"며 "외환위기 당시인 1999년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일자리와 일터를 지키기 위해 노사정 모두가 한 몸이라는 생각으로 힘을 모으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심각한 일자리 상황 앞에서 자제하거나 주저할 수 없다"면서 "과거 1998년과 2009년 한 달 정도 집중 논의해 합의를 도출한 경험이 있다.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뜻을 모은다는 목표 아래 비상한 각오로 논의에 임해달라"고 밝혔다.
양대 노총을 포함한 노사정 주체가 한 자리에 모인 것은 지난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경제 위축이 통계를 통해 하나 둘 드러나는 상황에서 노사정 주체들이 비상한 대응 필요성에 공감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회의에는 △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등이 각 분야 대표자격으로 참석했다.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과 김용기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도 참관인 자격으로 배석했다.
정 총리는 "정부는 노동자의 일자리와 기업의 경영 안정을 위해 24조원 규모의 두 차례 추가경정 예산을 편성하고, 3차 추경을 준비하는 등 지금도 전력을 다하고 있다"면서도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노사정은 이번 주 중 실무협의기구를 발족해 노사 의견을 조율한 뒤 의제를 구체화하기로 했다. 실무협의에서 접점을 찾지 못한 문제는 부대표·대표급 논의를 통해 최종 조율한 뒤 노사정대표자회의에서 합의문 서명 뒤 발표하기로 했다.

이천화재참사 재발 막는다…공사장 1057곳 현장조사

2020.05.17 16:28 |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united97@dailian.co.kr)

38명의 소중한 인명을 앗아갔던 이천 물류센터 화재와 같은 참사의 재발을 막기 위한 일제 소방특별검사가 추진된다.
경기도 소방재난본부는 17일 경기도 내의 모든 냉동·냉장창고 공사장과 전체 면적 3000㎡ 이상의 공사장 1057곳을 대상으로 소방특별조사(현장조사)를 내달 4일까지 진행한다고 밝혔다.
조사 과정에서는 △건축허가 동의 때 계획한 임시 소방시설이 적정하게 설치됐는지 △무허가 위험물 단속 및 소방공사업·감리업 인력은 적정하게 배치됐는지 △용접·용단 작업과 우레탄폼 도포작업의 동시진행 금지를 준수하고 있는지 △피난로 확보 및 화기 취급 안전교육를 실시하고 있는지 여부 등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대규모 건축 공사장의 경우에는 소방재난본부 뿐만 아니라 고용노동부, 시군 지방자치단체도 함께 점검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과정에서 무허가 위험물을 저장·취급하는 사실이 적발되거나 임시 소방시설을 부적절하게 설치한 공사장의 경우에는 관련 법령에 따라 엄중하게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지도 감독 활동은 향후 올해 10월까지 4205곳의 공사 현장의 소방 공사와 감리업에 대해서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소방관서장이 선정한 위험공정 공사현장에 대해서는 감리자가 현장에 배치돼 실제로 근무하고 있는지, 소방시설 착공 신고와 변경 신고는 이행했는지, 소방공사를 불법으로 하도급 주지는 않았는지를 점검한다.
그간 다중이용업소와 근린생활시설, 판매·의료·숙박시설을 대상으로 실시하던 119소방안전패트롤 단속 대상도 건설 공사 현장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119소방안전패트롤이란 대형 화재가 우려되는 시설을 대상으로 비상구 폐쇄, 소방시설 차단, 불법 주차 등 3대 불법행위를 반복적으로 불시에 단속하는 활동이다.
이형철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은 "대형 화재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철저한 현장조사를 할 방침"이라며 "공사현장에서도 예방 수칙을 준수하고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이천 참사 현장 정밀수색…‘유해·유류품’ 수습에 초점

2020.05.02 11:02 |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irene@dailian.co.kr)

근로자 38명이 사망한 경기 이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 현장에서 경찰이 2일 아직 수습되지 않은 유해 일부와 유류품을 찾기 위한 정밀 수색에 나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이천 화재 수사본부는 이날 오전 9시 10분부터 화재 현장에서 정밀 수색을 벌이고 있다.
이번 수색은 사망자들의 유해 중 아직 수습되지 않은 일부와 유류품을 찾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수색에는 포크레인 2대와 과학수사요원 13명이 투입됐다.
먼저 포크레인이 건물 내부에 쌓인 대형 화재 잔해물을 걷어내면 과학수사요원들이 들어가 타고 남은 재 등을 채로 걸러 유해 여부를 선별하는 식으로 수색이 이뤄질 예정이다.
앞서 경찰은 전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한 DNA 조사를 통해 사망자 38명 가운데 신원을 알 수 없던 9명 중 8명의 신원을 확인해 이 사실을 유가족들에게 전했다.
경찰은 남은 신원 미확인자 1명의 DNA 검사 결과도 이날 중 나오리라 기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수색은 화재 원인을 찾기 위해 전날까지 2차례 이뤄졌던 감식과는 별개의 작업으로, 훼손된 사망자들의 유해를 수습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소방 등 6개 관련 기관과 함께 전날까지 2차례 합동감식을 벌였다.
합동감식을 통해 산소용접기·산소절단기와 전기톱 등 공구류 13점을 수거해 화재 원인을 찾기 위한 분석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번 화재는 지난달 29일 오후 1시 32분께 이천시 모가면 물류창고 공사 현장에서 발생했다.
폭발과 함께 불길이 건물 전체로 확산해 근로자 38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민주노총 "이천 화재는 산업재해…재해기업처벌법 제정하라"

2020.05.01 14:19 |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ciy8100@dailian.co.kr)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130주년 세계노동절을 이틀 앞두고 발생한 이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 참사를 산업재해로 규정하고, 철저한 진상조사와 함께 노동자 사망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민주노총은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가맹·산하단체와 정의당·민중당, 사회단체 관계자 등이 참가한 가운데 노동절 기념대회 기자회견을 열었다.
참가자들은 선언문에서 "산재 추방의 달 4월의 끝자락에 경기도 이천에서 38명의 건설노동자, 이주노동자들이 처참하게 희생됐다"며 "사망사고가 반복되지 않는 가장 빠른 길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하는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2008년 이천 물류창고 화재 참사 당시 사업주에 벌금형만이 내려진 것을 언급하며 "12년 전처럼 원청에 고작 2000만원의 벌금이 다시 주어지고, 원청을 처벌하지 않으면 제2, 제3의 처참한 희생이 다시 따를 것"이라며 "철저한 진상 조사와 책임자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이천 사고를 두고 "화재 위험이 예고됐음에도 작업을 금지하는 조치가 없었다. 이는 기업의 살인행위와 마찬가지" 라며 21대 국회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도입, 5인 미만 사업장으로 근로기준법 확대 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장기화로 일용직·특수고용노동자와 영세 자영업자 등이 더욱 어려움에 빠져들고 있다며 "모든 종류의 해고 금지와 취약계층에 대한 생계소득 보장, 사회안전망 전면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용보험법, 제도를 전면적으로 제·개정할 것을 촉구하며 입법화 전까지 한시적인 실업 기금을 조성하도록 정부에 강력히 요청한다"며 "민주노총 또한 사회적 연대를 강화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동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급휴직 신속 지원’ 내일 시행…월 50만원씩 최장 3개월 지급

2020.04.26 10:40 |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irene@dailian.co.kr)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고용 충격에 대응해 정부가 내놓은 대규모 ‘고용안정 패키지’가 곧 시행된다.
26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22일 정부가 발표한 고용안정 패키지의 ‘무급휴직 신속 지원 프로그램’을 27일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무급휴직 신속 지원 프로그램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무급휴직으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노동자를 위한 사업으로, 1인당 월 50만원씩 최장 3개월 동안 지급한다. 사업 규모는 4800억원이고 지원 대상은 32만명이다.
기존 무급휴직 지원 사업은 3개월 이상 유급휴직을 한 기업을 대상으로 해 실효성에 한계가 있었다.
무급휴직 신속 지원 프로그램은 1개월의 유급휴직을 하고 무급휴직에 들어간 기업도 지원한다. 고용 급감이 우려돼 특별고용지원 업종으로 지정된 업종의 경우 유급휴직을 하지 않고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신속 지원 프로그램의 지원 신청은 사업주가 하지만, 지원금은 노동자에게 직접 지급된다.
이 점에서 유급휴직 노동자를 대상으로 하는 고용유지지원금과는 구별된다. 고용유지지원금은 사업주가 노동자에게 휴직 수당을 지급하면 정부가 사업주에게 수당의 일부를 주는 것으로, 노동자에 대해서는 간접 지원 방식이다.
간접 지원 방식은 일부 사업장에서 사업주가 지원금을 노동자에게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는 논란이 일 수 있지만, 직접 지원은 논란의 소지가 작다.
무급휴직 신속 지원 프로그램의 지원금은 고용보험기금으로 지급된다. 정부가 사실상 무급휴직을 ‘부분 실업’으로 인정해 실업급여를 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사업장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신속 지원 프로그램의 지원을 못 받는 무급휴직자는 고용안정 패키지에 포함된 ‘코로나19 긴급 고용안정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긴급 고용안정 지원금은 학습지 교사와 같이 노동자로 분류되지 않는 특수고용직(특고) 종사자, 프리랜서, 무급휴직자 등 고용보험의 사각지대를 대상으로 한다.
정부가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대응으로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을 강화해 기업의 유급휴직 부담이 줄었지만, 이마저도 부담할 수 없는 기업은 무급휴직으로 가는 경우가 많아 지원이 시급한 상황이다. 특히, 파견·용역 등 비정규직은 무급휴직으로 사실상 소득이 끊기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노동부는 무급휴직 신속 지원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고용안정 패키지 사업을 속속 시행할 계획이다.
특고 종사자 등 93만명을 대상으로 하는 긴급 고용안정 지원금의 경우 신청이 한꺼번에 몰려 고용센터 업무가 마비될 수도 있다고 보고 별도의 센터를 마련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특고 종사자 등에게 월 50만원씩 최장 2개월 동안 지원하는 ‘지역고용대응 특별지원사업’도 신청자가 대거 몰려 행정 업무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확진' 구로콜센터 상담원, 산업재해 첫 인정

2020.04.10 20:23 |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athena3507@dailian.co.kr)

서울 구로구 콜센터에서 근무하다 '코로나19'에 감염된 노동자가 처음으로 산업재해 인정을 받았다. 이에 추후 유사 사례에 대한 산재 인정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10일 고용노동부 산하 근로복지공단은 신종 코로나가 발병한 구로구 콜센터에서 일하던 A씨의 확진을 업무상 질병으로 보고 산재로 인정했다고 밝혔다.
근로복지공단은 A씨가 콜센터 상담 업무를 수행한 근로자로, 밀집된 공간에서 근무하는 업무 특성상 반복적으로 비말 등의 감염 위험에 노출된 점을 고려해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산재가 인정됨에 따라 A씨는 코로나 감염에 따른 격리치료로 근무하지 못한 기간 평균 임금의 70%에 해당하는 휴업급여를 받게 됐다. 1일 휴업급여액이 최저임금액인 6만8720원보다 적으면 최저임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받을 수 있다.
한편 공단은 간호사 등 보건의료 종사자가 업무 중 확진자와 접촉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될 경우 산재로 인정하는 지침을 마련했다. 또 보건의료 종사자가 아닌 경우에는 고객 응대 등 업무 특성상 감염원에 노출되는 게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될 경우 산재로 인정하기로 했다. 다만 가족 등과의 접촉으로 감염될 경우는 제외된다.

코로나19 이전과 이후 달라진 것들

2020.03.23 11:30 | 데스크 (desk@dailian.co.kr)(desk@dailian.co.kr)

필자가 자주 이용하는 온라인 배송 서비스가 약속한 시간을 4시간이나 넘겨 도착했다. 평소 같으면 퇴근 시간 즈음 물품이 도착해서 신선한 재료들로 저녁 식사를 할 수 있었을 텐데, 밤 11시 반이 다 되어서야 도착한 것이다. 한 밤중에 땀을 뻘뻘 흘리며 도착한 배달원은 가뜩 코로나 19 때문에 배달이 많은데, 강제휴무 다음날이라 주문량이 평소의 10배가 넘어 약속한 시간에 도착하지 못했다고 거듭 사과를 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생활방식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온 국민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격리 상태를 유지하다 보니 온라인 쇼핑, 배달을 통해 생필품과 식재료를 구하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기업은 재택근무를 확대했고, 대학의 오프라인 강의가 온라인 강의로 대체되고 있다. 병원도 한시적이지만 원격진료를 시작했다. 대구의 법정에서는 원격영상재판이 등장하기도 했다.
생활방식이 변화하자 우리사회에 불편함을 주는 제도들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한다. 우리 생활과 직결된 유통분야의 규제들이 특히 두드러진다. 대형마트가 밤 10시면 문을 닫고, 일요일에는 강제휴무를 하다 보니 기다림과 불편함은 고스란히 소비자 몫이 다. 드론이 배달 서비스에 활용됐다면 감염 우려도 없고, 배달비용도 저렴해졌을 텐데 각종 규제에 막혀 제대로 된 연구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하게 된다.
경직된 노동정책의 문제점도 여실히 드러났다. 마스크, 손소독제와 같이 보건·위생용품들이 품귀현상까지 빚고 있는데, 공장들은 높은 최저임금에 52시간 근로시간을 준수하느라 수요에 맞춰 공급량을 늘릴 수 없게 됐다. 정부가 부랴부랴 마스크 공장에 한해 규제를 완화해줬으나 마스크를 구하지 못한 국민들의 분노와 불안감을 잠재울 수 없었다. 기업들은 이미 최저임금제와 52시간제에 맞춰 설비와 인력을 조정해 놓았기 때문에 수요 폭증에 재빨리 대응하기란 쉽지 않다.
기업이 수시로 변화해나가는 시장 환경에 적절히 맞출 수 있도록 노동유연성을 높이는 일이 중요해진 것이다. 경기침체로 경영위기에 몰린 자영업자의 대출 신청이 늘어나고 있는데 서류심사 속도가 이들의 급한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있다. 은행 직원들의 52시간 근무 때문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들을 치료하는 의료인들에게 52시간 근로제를 적용할 수 없듯, 임금과 근로시간을 법으로 획일화 시키는 것은 부작용이 크다. 각 기업이 처한 상황에 맞춰 결정할 수 있어야 위기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그 외도 다양한 분야에서 변화된 환경에 맞는 제도개선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코로나 19로 인해 한시적으로 병원의 원격진료를 허용 했다. 집에서 전화로 진료를 받고, 처방전이 약국으로 전달되면 약사와 협의를 통해 택배로 약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원격진료를 경험한 환자들은 이렇게 편한 제도를 정부가 왜 막고 있는지 의아할 지경이다.
위생과 관련된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 정부가 감염우려 때문에 매장 내 1회용컵 사용 규제를 완화했다. 1회용 컵은 다회용 컵에 비해 깨끗하고 위생적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아니더라도 위생은 건강과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이므로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인식이 다시 높아졌다.
코로나 19를 경험하면서 우리경제에는 앞으로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당장은 그 변화들이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시장참여자들은 변화의 과정에서 무엇이 소비자에게 꼭 필요한지, 어떤 방법이 더 효율적인지 찾아가는 기회를 갖게 된다. 그 과정에서 획일화된 제도가 변화를 가로막지 않도록 유연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코로나 19를 극복하면서 우리경제가 또 한걸음 성장하길 기대해본다.
글/곽은경 자유기업원 기업문화실장

[코로나19] 사무금융노조 "구로 콜센터·서울 주요 사업장 특별근로감독하라"

2020.03.11 16:50 |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athena3507@dailian.co.kr)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이 '코로나19' 집단감염 진원지인 구로구 콜센터와 서울 주요 콜센터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하고 나섰다.
11일 사무금융노조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고용노동부와 서울시에 해당 사업장 전반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및 지도감독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집단 감염사태가 난 콜센터 도급업체는 코로나19 관련 자가 격리자에게 개인 연차를 사용하도록 했다"면서 "사업장 청결 유지 및 위생물품 지원 등 정부의 사업장 대응지침도 전혀 준수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 이번 사업장 폐쇄에 따른 금전손실이 고스란히 직원들에게 전가될 위기에 놓였다고 호소했다.
노조는 이어 "콜센터 도급업체가 감염병예방법에 따른 적정 조치를 취했는지 여부, 입원 및 격리된 노동자들에 대해 회사가 유급휴가 지원을 받았는지, 받았을 경우 확진자들에 대해 유급휴가비를 지원하였는지를 관계기관이 점검할 필요가 있다"면서 "또 나머지 검사자 및 무증상자들에 대해 사업장 폐쇄에 따른 휴업급여 등을 지원할 계획인지 등을 조사하여 부당한 휴가강요행위를 중단하고 적정 조치를 취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노조 측은 "이번 콜센터 집단감염 사태는 대다수 콜센터 운영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충분히 예견된 상황"이라며 "이번 특별근로감독을 계기로 전염병 감염 위험과 부당 노동행위에 노출된 서울시 주요 콜센터 사업장의 실태가 지도 점검되고 감독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법원 "'저성과자' 이유로 직원 통상해고, 부당"

2020.02.23 10:44 |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wiing1@dailian.co.kr)

성과 부진과 근무 태도 등은 정당한 해고 사유가 아니므로 이를 토대로 간부사원을 해고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3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홍순욱 부장판사)는 현대자동차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해고 구제 재심 판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현대차 인사위원회는 2018년 3월5일 전주공장 생산개발본부 상용엔진생기팀에서 간부사원으로 근무하던 A씨에 대해 해고를 통보했다. 해고 과정에서 사내 징계위원회 징계 세칙을 준용했다.
앞서 현대차는 2004년 주5일제가 본격 도입됨에 따라 같은 해 8월, 비노조원인 과장급 이상 사원들을 대상으로 별도 '간부사원 취업규칙'을 마련한 바 있다.
A씨는 자신에 대한 현대차의 해고가 부당하다며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를 신청했다. 이에 지방노동위원회는 같은해 8월1일 "A씨는 사회통념상 원고와의 공용관계를 유지할 수 없는 정도에 이른 경우로 보기 어려워 이 사건 해고사유는 인정되지 않음로 이 사건 해고는 무효"라며 구제신청을 인용했다.
그러자 이번엔 현대차가 같은해 8월29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했다. 현대차 측은 "A씨는 장기간 근무성적이 극단적으로 부진했고 개선의 여지를 찾아볼 수 없었으므로 '사회통념상 근로를 계속할 수 없다(간부사원 취업규칙 제32조 제5호)'라는 통상해고 사유가 인정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A씨는 "해고의 근거가 된 간부사원 취업규칙은 특정 직종의 일정직급 이상 비조합원 근로자들에게 '간부사원'이라는 명칭을 붙이고 일반 취업규칙에 비해 근로조건을 불이익하게 변경해 작성한 것"이라며 "사측이 징계해고가 아니라 통상해고를 한 것은 해고사유에 관한 증명책임을 회피하려는 목적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저성과자에 대해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유지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는 이유로 통상고를 한 것은 근로자에 대한 부당한 압력 수단으로 남용될 가능성이 커 제한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통상해고는 '근로자의 일신상의 사유를 원인으로 하는 해고'로, '근로자의 비위행위를 원인으로 하는 해고'인 징계해고와 구별된다.
재판부는 간부사원 취업규칙과 관련해 "이는 새롭게 제정돼 시행된 것으로 근로조건에 관한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취업규칙 제정 과정에서 근로자 집단 전체의 동의를 얻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해고의 위법성과 관련해서는 "해고의 정당성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근무태도나 근무성적이 불량하고 개선의 여직 없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다"면서 "A씨가 담당업무의 이행이 불가능하거나 근로의사가 없다는 결과가 현저하다는 것을 사용자인 현대차가 증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A씨는 현대차에서 근무하면서 어느 정도의 업무성과를 거두고 있었고 성실히 근로제공을 하겠다는 의사도 있었으므로 A씨가 근로의무를 이행하는 것이 객관적으로 불가능했다거나 근로제공 의사가 전혀 없었다고 할 수 없다"면서 "따라서 이 사건 해고가 위법하다는 전제에서 내려진 재심판정은 적법해 사측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했다.

6대 금융협회-고용부, 공정채용 위해 손 맞잡아

2020.02.20 14:30 |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boo0731@dailian.co.kr)

국내 금융권 6대 협회와 고용노동부가 공정채용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이재갑 고용부 장관과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 신용길 생명보험협회장,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 박재식 저축은행중앙회장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공정채용의 민간부문 확산을 위한 '범 금융권 공정채용 자율협약'을 체결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8일 반부패 정책협의회를 통해 공공부문 공정채용 및 민간 확산 방안을 발표하고 공공부문 채용의 공정성을 높이면서 민간에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에 민간에서는 처음으로 금융권이 앞장서 공정채용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채용절차 모범규준을 개정하는 등 자율적인 개선책을 마련했고, 고용부는 이를 지원키로 했다.
앞서 금융권은 여러 차례 채용 과정에서의 공정성이 문제가 되자,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채용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2018년 6월 은행연합회 중심으로 은행권 채용절차 모범규준을 제정했다. 이어 나머지 5대 금융협회들도 이를 토대로 각 금융업권의 특성을 반영해 협회별 채용절차 모범규준을 마련해 시행 중이다. 이를 통해 임직원 추천제를 폐지하고 서류‧필기‧면접 등 채용단계별 방법 등을 규정했으며, 부정한 채용청탁을 금지하는 등 금융권 채용절차의 기반을 정립했다.
이번 자율협약 체결은 이를 더욱 발전시키는 것으로, 6대 금융협회는 협회별 채용절차 모범규준에 불합리한 채용상 차별 금지 조항과 불공정 행위를 한 면접위원 배제 조항을 신설하는 등 정부의 공공부문 공정채용 확립 및 민간확산 방안의 주요내용을 반했고, 올해 상반기 공채부터 이를 시행할 예정이다.
이번 개정안의 주요 내용을 보면 우선 채용 전형에서 필기 또는 면접 전형 중 한 가지 이상을 실시하도록 의무화하고, 상황‧경험‧토론‧발표 면접 등 구조화된 면접 방식을 도입하는 근거를 마련했다.
또 채용계획을 수립하면서 성별에 따른 인원수를 조정하거나 서류 전형에서 성별을 구분해 심사하는 것을 금지하고, 면접위원은 성차별 금지에 관한 사전교육을 받도록 하는 등 성별에 따른 차별 금지를 강화했다.
그리고 면접위원이 모범규준상 수집‧요구가 금지된 개인정보를 질문할 경우 채용 절차에서 배제하고 향후 참여를 제한하며, 구직자가 채용청탁 등 비위 행위를 하거나 과거 채용 관련 부정행위에 연루된 것이 밝혀진 경우도 즉시 채용절차에서 배제토록 했다.
향후 6대 금융협회는 채용 관련 법령 개정 등으로 모범규준 개정이 필요할 경우 신속히 모범규준에 반영하고, 고용부는 금융협회의 요청이 있을 경우 협약에 따라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고용부와 6대 금융협회는 공정채용 관련 교육, 우수사례 발굴, 홍보 등을 위해 협력하고 금융권 능력중심 채용모델을 개정‧보급해 중소규모 금융기관을 포함한 금융권 전반에 공정채용 문화가 확산‧정착되도록 함께 노력해나갈 계획이다.
이 장관은 "공정채용 문화를 민간으로 확산하는 것은 정부만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는데, 금융권에서 먼저 공정채용 문화 확산과 정착을 위한 개선 방안을 자율적으로 마련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향후 고용부는 특히 채용업무에 애로를 겪는 중소규모 금융업체들을 지원하는데 집중적으로 노력할 계획으로, 이런 공정채용 문화와 원칙이 금융권 외에 다른 민간 분야로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 16번째 확진환자, 태국 여행 후 증상

2020.02.04 14:39 |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ko0726@dailian.co.kr)

국내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16번째 환자가 발생했다. 이 환자는 지난달 태국 여행 후 증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 환자는 태국 여행 후 지난달 19일 입국한 43세 한국인 여성으로, 이날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환자는 지난달 25일 저녁부터 오한 등 증상을 겪고 이달 2일까지 치료를 받았지만 증상이 호전되지 않자 3일 전남대학교병원에 내원한 뒤 격리된 바 있다.
보건당국은 이 환자에 대한 역학조사와 방역조치를 시행 중이다. 16번째 확진환자의 직업이나 구체적인 동선은 아직 확인 중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16번 환자의 경우 전남대병원에 격리조치 상태에서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기존 확진환자들의 상태는 전반적으로 안정적이다.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치료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까지 국내 확진환자와의 접촉자는 총 1318명이다. 이 중 5명(3번 관련 1명, 5번 관련 1명, 6번 관련 2명, 12번 관련 1명)이 확진환자로 분류됐다. 지난 3일에는 첫 번째 환자의 접촉자 45명이 감시 해제됐다.

노동계, 마스크 제조업체 우한폐렴 '연장근로' 허용에 반발

2020.02.04 14:09 |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trustme@dailian.co.kr)

노동계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정부의 마스크 제작업체 특별연장근로 허용에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등 노동계는 지난달 31일 성명을 내고 "고용부는 재벌·대기업 등 사용자들의 요구대로 '특별한 경우'에만 허용되던 특별연장근로 제도를 '경영상 사유' 등 '통상적인 경우'로까지 확대하겠다고 했다"며 "고용부의 행정해석으로 '월화수목금금금'을 하던 시절로 되돌아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는 사용자를 위한 일방적인 특별연장근로 확대 시행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노총도 같은 날 성명을 통해 "1953년 근로기준법 제정 이래 '특별연장근로 인가사유'는 '자연재해, 재난 또는 이에 준하는 사고의 수습을 위한 경우'로 한정돼 변함없이 운영되어 왔다"며 "근로시간 단축 정책을 추진·정착시켜야 할 정부가 재난·재해 시 한정적으로 활용하는 '특별연장 인가제도'를 확대 시행하는 것은 시대착오적 조치가 아닐 수 없다"고 했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같은 날 재난·재해나 이에 준하는 상황에서만 제한적으로 허용해왔던 특별연장근로 인가 사유를 확대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공포·시행한 바 있다. 확대된 사유에는 △인명보호·안전조치·돌발상황에 대한 긴급 조치 △통상적이지 않은 업무량 폭증 △고용부 장관이 인정하는 연구개발 등이 포함된다.
이같은 개정안은 정부가 전날 마스크 가격 급등·재고 부족 대비 차원에서 마스크 제작 공장을 24시간 가동해 하루 1000만개 이상의 마스크를 생산하겠다는 대책의 후속조치다.
이에 대해 노동계는 주 52시간제가 안착되기도 전에 긴급 상황을 이유로 근로시간을 연장하는 건 제도 취지에 어긋난다며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을 고심 중이다.

[단독] 정부, '철밥통' 은행원 호봉제 폐지 나선다

2020.02.03 06:00 |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boo0731@dailian.co.kr)

정부가 금융권 근로자들의 호봉제 폐지를 본격 추진한다. 특히 다른 업종에 비해 호봉제 체계가 공고한 은행들이 주요 타깃이 될 것으로 보인다. 햇수만 채우면 연봉이 올라 철밥통이라는 비난을 받아 온 은행원들의 임금 구조가 전환점을 맞게 될지 주목되는 가운데, 벌써부터 노동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산하 금융산업위원회는 직무급제를 골자로 하는 임금 체계 개편안을 금융권에 권고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직무급제는 그 이름처럼 직무의 난이도나 책임 정도에 따라 급여를 다르게 책정하는 제도다. 예를 들어 직급이 낮더라도 능력을 인정받아 강도와 난이도가 높은 업무를 맡으면 근속 연수나 직급과 무관하게 더 높은 연봉을 주는 방식이다. 근속 기간에 따라 직위가 상승하고 매년 일정 비율로 연봉 인상이 이뤄지는 호봉제와 상반되는 급여 시스템이다.
이 같은 금융권의 임금 시스템 손질 방안에 경사노위 금융산업위 위원들 중 공익위원과 경영계 대표들은 의견 일치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공익위원들이 통상 정부 입장을 대변해 왔다는 점에서 사실상 청와대도 금융권 호봉제 폐지에 찬성 의견을 낸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경사노위 금융산업위에 참여하고 있는 노동계는 이에 대해 강력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공익위원과 경영계 위원들은 금융권 임금 체계 개편을 강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막판까지 의견 조율을 통해 동의가 이뤄지면 공동 합의문을 내겠지만, 끝내 노조 측을 설득하는데 실패하더라도 권고안을 도출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경사노위 관계자는 "관련 논의가 이뤄진 것은 맞지만 임금 체계 등 개편안을 발표하기로 결정된 바 없다"며 "공익위원과 경영계, 노동계 3자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권고 및 합의안을 내지 않을 것이고 그런 전례도 없다"고 말했다.
이번 경사노위 금융산업위의 방침은 앞서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임금 구조 개편안을 본격적으로 민간에 확대 적용하려는 첫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고용노동부는 최근 '직무 능력 중심의 임금 체계 확산 지원 방향'을 발표하고 공공기관부터 이를 시행하겠다고 예고해둔 상태다.
정부는 호봉제에 기반을 둔 근로자 급여 체계가 직무와 능력 위주의 공정한 임금 구조를 해치고, 더 나아가 일자리 창출을 저해하는 요소로 판단하고 있다. 경영계도 기본 연봉을 직무급으로 전환하고 성과급을 차등 지급하는 방식으로 임금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을 꾸준히 이어 왔다.
경사노위 금융산업위의 이번 급여 구조 개선안으로 가장 압박을 받게 될 분야는 금융권 가운데서도 은행이 될 전망이다. 증권사들은 업종 특성 상 이미 성과급 시스템이 충분히 뿌리를 내렸고 보험사들도 선제적으로 직무급제를 시행하기 시작한 반면, 은행들은 여전히 대부분 호봉제를 고수하고 있어서다.
아울러 은행들이 금융권에서 근로자가 가장 많은 근로자들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이번 방안의 핵심이 되는 배경이다. 그 만큼 효과가 크게 나타날 수 있어서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국내 은행들의 임직원 수는 총 11만9486명으로, 증권사(3만5904명)와 손해보험사(3만4344명), 생명보험사(2만5421명) 등에 비해 훨씬 많다.
문제는 역시 노조의 반발이다. 지금까지 유지돼 온 급여 체계를 정부가 나서 깨겠다는 선언인 데다 직무급제 반대가 금융노조의 기본 방침인 만큼, 노조로서는 저항에 나설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노조는 직무급제가 궁극적으로 근로자들을 탄압하는 수단이 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직무별 임금 산정 기준을 명확하게 나누기 어려워, 결과적으로 사측이 마음에 들지 않는 근로자를 몰아내는 도구가 될 것이란 얘기다.
최근 윤종원 신임 IBK기업은행장을 둘러싼 낙하산 논란에서 노조가 합의 조건으로 직무급제를 언급한 대목은 금융권 노동계의 이런 반발 심리를 뚜렷하게 느낄 수 있는 지점이다. 기업은행 노조는 윤 행장에 대한 출근 저지 투쟁을 접으면서 사측과 맺은 합의문에 '직무급제 도입 등 임금체계 개편 시 노조가 반대하면 추진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넣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직무급제를 중심으로 한 임금 구조 개편은 금융권 노조가 오래도록 절대 불가를 외쳐오던 사안인 만큼, 정부가 이를 밀어붙일 경우 노동계와의 극심한 대립이 불가피해 보인다"며 "일자리 문제가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국민 여론이 어느 쪽 의견에 더 공감하는지가 결국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發 노조추천이사제 파장에 금융권 '긴장'

2020.01.31 06:00 |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boo0731@dailian.co.kr)

IBK기업은행장을 둘러싼 갈등의 실마리로 노조추천이사제가 급부상하면서 금융권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윤종원 신임 행장에 대해 낙하산이라는 비난을 이어가던 기업은행 노동조합이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을 전제로 무력시위를 접으면서다. 아직 국내 금융사에서 시행된 사례가 없는 노조추천이사제가 현실화할 경우 노조의 영향력이 크게 확대될 수 있어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청와대가 제도 추진에 힘을 실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31일 기업은행에 따르면 윤 행장은 지난 29일 서울 을지로 본점에서 공식 취임식을 치르고 본격 업무에 돌입했다. 지난 3일 신임 행장에 임명되고도 노조의 저지에 막혀 사무실 출근이 불발된 지 27일 만의 일이다. 이로써 윤 행장은 과거 이건호 전 KB국민은행장이 기록했던 14일(2013년 7월 22일~8월 4일)을 넘어 출근 무산 최장 기간 기록을 다시 쓰게 됐다.
이전까지 기업은행 노조는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비서관 출신인 윤 행장이 현 정부의 낙하산 인사라며 반발해 왔다. 기업은행은 정부가 최대주주인 국책 은행으로, 행장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해 대통령이 임명한다.
윤 행장 임명을 두고 극한 대립을 벌이던 기업은행 노사는 여당이 나서 유감의 뜻을 전한 것을 계기로 손을 맞잡았다. 기업은행 노조는 줄곧 윤 행장이 아닌 청와대·여당과 만나길 원한다는 메시지를 내왔다. 과거 금융권 낙하산 인사 방지를 약속해 왔던 여당이 나서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이에 지난 28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기업은행) 노사가 양보해 합의안을 마련하고 업무를 정상화하기로 했다"며 "한국노총과 우리 당은 낙하산 근절 및 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하기로 정책협약을 체결한 바 있는데, 기업은행장 임명 과정에서 소통과 협의가 부족해 이런 합의가 안 지켜졌다는 지적에 대해 민주당을 대표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 같은 기업은행장 논란 해소에 금융권 전체의 시선이 쏠리는 것은 여당의 유화적 제스처 때문이 아니다. 그보다 설 연휴 내내 계속된 윤 행장과 노조와의 협상 과정에서 제시된 협의 내용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를 통해 채택된 기업은행 노사 공동 선언문에는 ▲노조추천이사제 추진 ▲직무급제 도입 반대 ▲정규직 전환 직원에 대한 예산 확보 ▲희망퇴직 문제 해결 등이 담겼다.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을 받는 내용은 노조추천이사제다. 노조추천이사제는 말 그대로 노조가 추천하는 전문가를 이사회의 사외이사로 참여시키는 방식을 일컫는 표현이다. 아울러 이는 이보다 한 발 더 나아간 노동이사제 도입을 위한 전 단계로 평가된다. 노동이사제는 근로자 대표 인사가 사외이사를 넘어 직접 등기이사로서 이사회의 구성원으로 참여해 사업계획과 예산, 정관 개정 등 경영의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제도다.
기업은행의 노조추천이사제 시행 시도에 금융권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우선 기업의 경영에 있어 노조의 입김이 이전보다 훨씬 강해질 수 있어서다. 이를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이 앞장서 추진한다는 측면에서 가시화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는 평이다.
금융권에서 수많은 시도에도 불구하고 아직 노동추천이사제가 실시된 전례가 없다는 점도 상징성을 갖는 대목이다. 기업은행에서는 지난해 3월에도 노조추천이사제가 추진됐다가 상급 기관장인 최종구 당시 금융위원회 위원장의 반대로 무산됐다. 국민은행에서도 2017년부터 세 차례나 노조가 추천 인사를 제시했지만 두 차례는 주총 표대결에서, 한 차례는 자격 미달로 낙마한 바 있다. 최근 수출입은행에서도 노조가 사외이사를 추천했지만 끝내 선임이 무산됐다.
이와 더불어 노동이사제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었단 점도 기업은행의 행보에 한층 눈길이 가는 배경이다. 노조는 물론 청와대 출신인 윤 행장 입장에서도 노동추천이사제를 반대할 이유가 없어 보여서다. 청와대로서는 노조와의 갈등도 풀고 공약도 지키는 모양새가 되면서 일석이조를 누릴 수 있는 셈이다.
문제는 노동이사제나 노조추천이사제에 대한 부작용 우려가 상당하다는 점이다. 금융사들은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내야 하는 상황에서 노조의 반대로 차질이 생길까 염려한다. 특히 주요 선진국들과 달리 노사 관계가 경직돼 있는 우리나라의 환경을 고려하면 노동이사제가 역효과를 낼 공산이 더 크다는 판단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책은행은 기업은행에서 이슈가 부각된 데다 청와대도 이에 대해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만큼, 이전보다 노동추천이사제가 실현될 공산이 커 보이는 것이 사실"이라며 "다만 이미 은행법과 금융회사지배구조법 등 금융사 경영에 대한 견제 장치가 충분히 마련돼 있음에도, 굳이 노조가 추천한 이사가 필요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투잡 뛴 부업자 47만명 '역대 최대'…부업하는 가장들 급증

2020.01.24 11:21 |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ciy8100@dailian.co.kr)

지난해 부업을 선택한 취업자와 가구주가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2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추경호 의원실이 통계청 고용동향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월평균 부업자는 전년보다 4만명가량 늘어난 47만3000명으로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많았다.
증가율은 9.3%로 2010년(10.0%) 이후 9년 만에 최고였다.
부업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던 2009년과 2010년에 각각 전년 대비 23.8%, 10.0% 급증했으나 2012년 45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6년까지 감소 추세였다.
그러다 2017년 41만9066명, 2018년 43만2964명, 2019년 47만3045명으로 3년째 다시 늘어났다. 지난해 취업자에서 부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74%로, 2012년(1.81%) 이후 7년 만에 최고였다.
가정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이 부업에 뛰어든 규모도 급증했다.
가구주 부업자는 지난해 월평균 31만235명으로,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30만명을 넘어섰다.
가구주 부업자는 2015년 28만640명에서 2016년 25만2677명으로 줄었다가 2017년 26만7625명, 2018년 27만5378명, 2019년 31만235명으로 3년 연속 늘었다.
지난해 부업자 가운데 가구주의 비중은 65.6%였다. 2008년(67.1%) 이후 11년 만에 최고다. 부업자 증가는 통상 취업자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취업자가 전년 대비 1.1% 늘어나는 동안 부업자는 9.3% 증가해 단순히 취업자 증가만으로는 설명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보다는 경기 부진에 따른 고용 여건 악화, 단시간 일자리 증가 등의 맥락에서 주된 배경을 찾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실제로 추 의원실이 '주업시간별 부업자 현황'을 분석해보니 주업 시간이 주당 10시간 이하인 부업자는 지난해 2만8320명으로 전년 대비 무려 40%(8092명)나 늘었다.
통상 부업은 임금과 근로시간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종사상 지위에서 비중이 높은 경향을 보인다.
지난해 근로 시간이 짧아 지금보다 일을 더 하고 싶어하는 '시간 관련 추가취업가능자'는 전년 대비 19.2% 증가해 75만명을 넘어섰다.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5년 이후 최대 규모다.
특히 모든 연령대에서 추가취업가능자의 전년 대비 증가율이 두자릿수였다. 10대 16.3%, 20대 19.3%, 30대 17.3%, 40대 10.8%, 50대 16.4%, 60대 32.6% 등이다.
추경호 의원은 "정부가 국민 세금을 퍼부어 단기 일자리를 양산하고 있는데도 부업자가 급증한 것은 국민이 원하는 일자리가 제대로 공급되지 못해 전반적으로 고용의 질이 떨어지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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