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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진실 밝히지 않는 것 자체가 ‘또 하나’의 탄핵 사유

  • [데일리안] 입력 2020.09.27 08:00
  • 수정 2020.09.26 20:29
  • 데스크 (desk@dailian.co.kr)

국민의 생명·신체 안전 보호하기 위해 적절·효율 조치 취했는가

문재인 대통령, 긴박한 며칠 무엇 하고 있었는지 최소 단위로 밝혀야

“헌법을 경시하는 대통령은 스스로 자신의 권한과 권위를 부정하고 파괴하는 것”

ⓒ청와대ⓒ청와대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헌법 제10조). 생명·신체의 안전에 관한 권리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의 근간을 이루는 기본권이다.


따라서 “국민의 생명·신체의 안전이 위협받거나 받게 될 우려가 있는 경우 국가는 그 위험의 원인과 정도에 따라 사회·경제적 여건과 재정사정 등을 감안하여 국민의 생명·신체의 안전을 보호하기에 필요한 적절하고 효율적인 입법·행정상의 조치를 취하여 그 침해의 위험을 방지하고 이를 유지할 포괄적 의무”를 진다(헌재 2008. 12. 26. 2008헌마419).


무엇보다 대통령은 주권자인 국민으로부터 직접 선거를 통하여 권력을 위임받은 국가의 원수이자 행정부의 수반으로서 헌법을 준수하고 수호할 책무를 지며 그 직책을 성실하게 수행해야 한다(헌법 제66조).


그런데 ‘우리 국민’을 상대로 한 북한의 천인공노(天人共怒)할 엽기 살인 만행이 벌어진 몇 일간 문 대통령의 행적은 어떠한가. 9·19 합의뿐 아니라 제네바 협정, UN해양법 협약 등 모든 국제규범을 위반한 무도극의(無道極矣)한 북한의 범행이 자행되는 동안 문 대통령의 행적은 어떠한가.


과연 국민의 생명·신체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적절하고 효율적인 조치를 모두 취했는가. 군 통수권자로서 권한을 성실히 행사하고 직책을 수행했는가.


1. 서해 연평도 인근에서 실종된 공무원이 북 해상에서 발견됐다는 사실이 청와대에 보고된 것은 지난 22일 오후 6시 36분이었다. 당연히 모든 수단을 동원해 북에 신변안전부터 요청했어야 했다. 군은 국민의 생명·재산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고, 대통령은 군의 최고 통수권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군은 우리 국민이 적군 총부리 앞에 놓여있는 절체절명의 6시간 동안 무엇을 했나. 청와대는 보고 후 3시간의 골든타임 동안 과연 무엇을 했나.


군은 “설마 북한군이 사살할 줄 몰랐다”는 궁색한 변명을 한다. ‘주적(主敵)’ 개념이 혼란해져도 유분수다. 이복형을 독극물로, 고모부를 고사총으로 사살한 김정은이 아닌가. 무엇보다 코로나 때문에 이미 북한이 접경지대 접근자에게 사살 명령을 내렸다는 사실이 알려졌지 않은가.


결국 현 정권의 대북 장밋빛 환상이 우리 국민의 귀중한 생명을 처참하게 빼앗아가는 핏빛 재앙이 됐다. 청와대와 군은 이에 대해 ‘북한과 더불어’ 무한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2. 나아가 군은 명확한 근거도 없이 피해자의 ‘자진 월북설’을 흘려 유족의 가슴에 두 번 못을 박았다. 신발이 배에 남아 있고, 2000만원의 빚이 있으면 다 월북인가. 두 아이가 있는 공무원이 신분증도 두고 무슨 이유로 월북하는가.


1980년 최초로 대한해협 48㎞를 헤엄쳐 건넌 조오련도 아니고 어떻게 평범한 공무원이 그 먼 거리를 헤엄쳐서 월북하는가. 북한과 정부 책임을 줄이기 위해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 과연 ‘사람이 먼저’라는 정권이 할 짓인가.


3. 북한군의 만행은 22일 밤 10시 30분 청와대에 보고됐다. 그런데 청와대는 이 사실을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 당시에는 신빙성 있는 첩보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비서실장과 안보실장, 국정원장 등이 긴급회의를 가질 사안을 첩보 신뢰성 문제로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는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감청 등 ‘시긴트(SIGINT)’뿐만 아니라 시신과 부유물을 불태우는 불꽃을 감시 장비로 확인하고도 신빙성 있는 정보가 아니라는 것은 우리의 정찰능력을 스스로 부인하는 것이 아닌가. 결국 대통령의 면책을 위한 거짓말일 가능성이 높다.


한편 새벽 1시에 청와대에서 안보장관 긴급회의가 열렸지만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았다. 대통령은 그 시각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나. 물론 필자는 ‘대통령이 특정 인사와 호텔에서 밀회를 가졌다’ ‘청와대 관저에서 기(氣) 치료를 받았다’ ‘성형 시술을 받은 뒤 프로포폴 주사를 맞고 잠들었다’ ‘굿판을 벌였다’는 등의 과거 세월호 괴담 같은 주장들은 믿지 않는다.


그러나 당시 문 대통령이 관저에서 잠을 자고 있었는지, 유엔총회의 ‘종전선언’ 연설을 듣고 있었는지 등에 대해서는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반드시 밝혀야 한다. 비핵화 없는 공허한 위장 종전선언보다 국민의 생명이 훨씬 소중하기 때문이다.


4. 결국 청와대에 북의 만행이 보고된 지 10시간 만인 23일 아침 8시 30분에야 문 대통령은 보고를 받고 “정확한 사실을 파악하고 북에도 확인하라”고 했다. 그럼에도 이어 열린 장성 진급 신고식에서 대통령은 북한의 만행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평화의 시대는 일직선으로 곧장 나 있는 길이 아니다. 진전이 있다가 때로는 후퇴도 있고, 때로는 멈추기도 하고, 때로는 길이 막힌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는 한가한 평화 타령을 했다.


그러다 24일에야 결국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는 첫 입장을 내놓았다. 첫 보고에서 47시간이 지난 뒤였다. 그럼에도 당일 오후 경기도 김포의 온라인 공연장 ‘캠프원’에서 열린 문화콘텐트산업 전략 보고회에 그대로 참석해 아카펠라 공연까지 봤다.


이것이 과연 세월호 사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을 거론하며 “긴박한 사고의 순간에 국정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이 사고를 챙기지 않고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밝혀야 한다”고 했던 문 대통령이 취할 조치인가. 이것이 과연 헝가리 한국인 관광객 유람선 침몰 사고가 벌어졌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라며 외교장관까지 현장에 파견하던 문 대통령이 취할 행동인가.


5. 북한은 25일 ‘사과문’인지, ‘사실 은폐와 왜곡의 오리발 해명문’인지, 아니면 ‘정당한 조치에 대해 우리가 일방적인 억측으로 ‘만행’, ‘응분의 대가’ 등과 같은 불경스럽고 대결적 색채가 깊은 표현들을 골라 쓴 데 대한 적반하장의 항의문’인지 모를 통일전선부 명의의 통지문을 보내왔다.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더해준 것에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면서도 “우리 군인들은 정장의 결심으로 10여 발 사격했다”며 “침입자는 사라졌고 타고 온 부유물은 비상 방역에 따라 소각했다”는 내용이다. 한마디로 ‘전군의 조직적 범죄’를 ‘일개 정장의 불법 침입자 사살건’으로 꼬리자르기를 시도한 것이다.


‘일개 정장’이 자신의 재량으로 대한민국 국민을 죽여 신(神)과 같은 최고 존엄 김정은이 사과하게 만들고도 아직목숨이 붙어있다면 이야말로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仰天大笑)할 일이 아닌가. 이러고도 우리 정부와 유시민 등 좌파 어용 지식인들은 미안하다는 김정은의 말 한마디에 ‘계몽군주’ 운운하며 성은이 망극하다고 감읍(感泣)하고 있으니 이것이 과연 좌파의 민낯인가.


6. 청와대는 25일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이달 8일과 12일 주고받은 기밀문서인 친서 전문(全文)을 공개했다. 총격 도발 이전에도 남북 정상 간 친서가 오갔고 사건 직후 국정원과 북한 통전부의 통신도 제대로 가동됐는데, 총격 도발 전후에만 갑자기 남북 간 연락이 두절됐다니 이것도 과연 우연인가.


친서에서 먼저 문 대통령은 “국무위원장님의 생명 존중에 대한 강력한 의지에 경의를 표한다. 사람의 목숨은 다시는 되돌릴 수 없으며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적 가치다. 8000만 동포의 생명과 안위를 지키는 것은 반드시 지켜내야 할 가장 근본”이라고 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남녘 동포들의 소중한 건강과 행복이 제발 지켜지기를 간절히 빌겠다. 진심을 다해 모든 이들의 안녕을 기원한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과 10일 뒤 북한은 비무장 상태의 우리 국민을 총살하고 시신을 소각 내지 유기하는 천인공노할 야만적 범행을 저질렀다. 문 대통령이 “쓰러진 벼는 세우면 되지만, 사람 목숨은 되돌릴 수 없다”고 했는데 억울하게 희생당한 피해자의 생명은 어떻게 되살리는가. 결국 김정은을 변호하기 위한 친서가 오히려 국민의 분노만 더욱 유발한 것이다.


7. 한국 전쟁 당시 이승만 대통령은 “유엔에서 아직 38선 돌파 권한을 부여하지 않았다”며 주저하는 유엔군 사령관 맥아더에게 “지체 없이 북진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에 따라 동해안의 38선에 대기하고 있던 국군 3사단 23연대 3대대가 1950년 10월 1일 최초로 38선을 돌파했고 이 날을 기념해 1956년 ‘국군의 날’이 제정됐다.


문 대통령은 정식 생일도 아닌 25일 제72회 국군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군과 정부의 무능한 대응에 국민적 분노가 들끓는 가운데 진행되었지만 대통령은 ‘북한’을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고 또다시 평화 타령만 했다. 최초 군사전용 통신위성, 고체 우주발사체, 3만t급 경항모, 무인 전투체계 개발 계획을 자랑스럽게 언급했지만 국민 생명 보호 의지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없었다.


“헌법을 경시하는 대통령은 스스로 자신의 권한과 권위를 부정하고 파괴하는 것”이다(헌재 2004. 5. 14. 선고 2004헌나1 결정). 지금 국민들은 문 대통령이 어느 나라 대통령이고, 누구를 위한 대통령이냐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의 목숨 값이 서럽다며 대통령이 자신들을 지켜주지 않으면 스스로 지켜야 하느냐는 자조적인 한탄을 쏟아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즉시 그 긴박한 며칠의 시간 동안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분·초는 아니더라도 최소 시간 단위로 소상히 밝혀야 한다. 모든 진실을 티끌만큼의 숨김도 없이 국민에 밝혀야 한다. 그리고 유엔 안보리 결의안 채택, 국제형사재판소 제소를 비롯해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국가가 가장 기본적인 임무인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지도 못하는 것을 보면서, 국민들은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에 분노하며 국가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를 갖게 됐다”고 쓴 글은 ‘조스트라다무스’의 놀라운 예언이다. 당시 “진실을 밝히지 않는 것은 그 자체가 또 하나의 탄핵 사유”라고 했던 문 대통령의 말 또한 헌법적 진리다.


글/서정욱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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