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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죽이기에 여야 의기투합?…재계, 막판 저지 안간힘

  • [데일리안] 입력 2020.09.22 17:20
  • 수정 2020.09.23 16:50
  •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박용만 "경제계 의견 청취해달라" 호소에…이낙연 "나아가야 할 방향 분명해"

김종인 "박근혜 후보 시절 경제민주화 공약은 더 강했어…우려사항 반영할 것"

23일은 손경식 경총 회장 등 경제 4단체장 김종인 위원장과 면담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2일 오전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국회 비대위원장실로 향하고 있다. 이날 회동은 김 위원장 측의 요청으로 비공개로 진행됐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2일 오전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국회 비대위원장실로 향하고 있다. 이날 회동은 김 위원장 측의 요청으로 비공개로 진행됐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재계가 반대 입장을 표해온 이른바 ‘공정경제 3법’에 대해 여야가 공조 무드를 형성하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국회를 찾아 막판 저지에 나섰지만, 입법 주체인 더불어민주당의 수장 이낙연 대표는 물론, 재계에서 마지막 보루로 생각했던 국민의힘을 이끄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까지 강행 의지를 내비치면서 마지막 희망조차 사라지는 형국이다.


박 회장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를 찾아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차례로 만났다.


상법과 공정거래법 등 개정안에서 기업을 위기로 내모는 독소조항이 제외되도록 여야 지도부를 설득하기 위한 방문이었다.


앞서 박 회장은 전날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을 여야 양당 지도부와 정부가 모두 하겠다고 의사표명부터 해놓은 상태”라며 “기업의 이야기는 들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일사천리로 정치권에서 합의하는 데 대해 동의할 수 없다”고 강한 반감을 표한 바 있다.


이날 오전 박 회장과 만난 김종인 위원장은 박 회장의 설득에도 뜻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박 회장과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박 회장으로부터 경제 3법에 대해 경제인 나름대로의 우려를 들었다”면서 “우리가 경제관계법을 따르면서 한국 경제에 큰 손실이 올 수 있는 법을 만들려는 게 아니라 심의를 하는 과정 속에서 (우려 사항들을) 잘 반영할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자신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후보 시절 경제민주화 공약을 만들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그때 만든 공약은 지금 법안보다도 더 강했다”면서 “(재계에서) 우려하는 것과 일반적인 상식에서 판단할 수 있는 게 각기 다를 수밖에 없으니 어느 정도 접점을 찾으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 내 경제 3법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대해서도 굳이 의견을 구할 생각이 없음을 밝혔다.


그는 “당내 목소리는 각자 그 문제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고 인식이 돼서 얘기하는 건지, 일반적으로 밖에서 듣는 얘기를 반영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고 일축했다.


박 회장과 김 위원장과의 회동은 비공개로 단 12분 만에 끝났다. 박 회장은 위원장실을 나오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떠나 원했던 결과물을 얻지 못했음을 암시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22일 국회 대표실을 방문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22일 국회 대표실을 방문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경제 3법의 입법 주체인 더불어민주당과의 회동도 큰 성과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이뤄진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회동에서 박 회장은 “기업들은 생사 갈리는 어려운 지경에 처해 있는데 기업 옥죄는 법안만 자꾸 늘어나 걱정이 크다”면서 “보완해야 할 문제점도 있고 대안이 없는지 들여다 볼 필요도 있는데 논의 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이 재계의 의견에 귀를 닫고 일방적으로 법안을 추진하고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박 회장은 또 “정치권에서 하겠다는 말만 나오니 여야 합의하면 일사천리로 가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많이 된다”면서 “문제점들과 보완할 문제점들을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면 거기에서부터 얘기가 진전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당부했다.


박 회장은 “기업 안에는 수십만의 이해관계자들이 있고, 대부분 대기업들은 비즈니스의 60% 이상이 글로벌 경쟁시장에 있다”면서 “법보다 규범으로 해결할 수 있는 건 규범으로 해결하고 법은 신중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그는 “경제 3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관련 분야의 의견을 들을 것이고, 경제계 의견도 듣는 과정을 거치겠다”면서도 “경제계도 이해해야 할 것은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분명하다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 대표는 이어 “그 방향으로 어떻게 성공적으로 갈 것이냐 방법을 만드는 데 경제계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실상 경제 3법은 원안대로 추진될 것이고 경제계는 법적 테두리 안에서 생존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대한상의는 전날 주요 입법 현안에 대한 의견을 담은 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상법 개정안에서 감사위원 분리선출제도를 꼭 도입해야한다면 ‘투기펀드 등 적대적 M&A위협시 의결권제한 적용배제’라는 안전정치를 만들고, 공정거래법 내부거래 규제를 확대할 경우 ‘지주회사 소속기업간 거래’는 예외로 적용해줄 것을 요청하는 등 대안을 제시했다.


박 회장에 이어 23일에는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과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 회장 등 다른 경제단체당들이 김종인 위원장과 만나 경제 3법에 대한 기업의 우려를 전달할 예정이다.


대한상의가 상법 및 공정거래법 개정안 통과가 불가피하다는 전제 하에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는 수준이라면, 경총은 법안 통과 자체를 반대하는 강경한 입장이라 격론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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