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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째 '원외대표 체제' 제1야당, 또 시행착오 반복하나

  • [데일리안] 입력 2020.09.22 00:40
  • 수정 2020.09.22 00:36
  •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기업규제3법' 관련 김종인~의원단간 긴장감

2017년부터 다섯 명째 원외 당대표 내면서도

원외대표·원내대표간 역할분담 정립은 '아직'

시행착오만 무한반복 중…당 안팎 우려 점증

제1야당에 2017년부터 4년 가까이 다섯 명의 제1야당에 2017년부터 4년 가까이 다섯 명의 '원외대표'가 서고 있다. 이 기간 중에 원외 당대표와 원내대표 사이의 역할분담을 고민해 새로운 상을 정립해냈더라면 좋았겠지만, 시행착오만 거듭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데일리안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기업규제3법' 통과 의지에 국민의힘 내부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의원들은 겉으로는 침묵을 지키지만, 물밑에서는 반발 기류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눈치다. 국민의힘의 자중지란 속에서 더불어민주당만 기업규제3법을 정기국회 내에 통과시키겠다며 콧노래를 부르는 모양새다.


이러한 사태의 근원에는 국민의힘이 정권상실을 전후해 3년 넘게 원외 인사가 당대표격을 맡는 '원외대표'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 깔려 있다. '원외대표'가 다섯 명째 서는 동안, 거듭된 시행착오에도 원외대표와 원내대표 간의 역할분담을 고민해 정립하지 못한 게 문제라는 분석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2016년 12월 사퇴한 이정현 전 대표가 현역 의원 신분의 마지막 당대표였다. 이후 인명진·홍준표·김병준·황교안 대표에 김종인 위원장까지 4년 가까이 '원외대표' 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정권을 내려놓은 뒤, 한 차례도 원내에서 당대표가 서지 못했다.


정당사에 비춰봐도 이례적인 현상이다. 민주당은 전신 새정치민주연합 시절부터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부터 문재인·추미애·이해찬 대표에 이어 이낙연 대표까지 원내에서 당대표를 계속 내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도 "의석이 백 석을 넘는 원내정당에서 원외대표 체제가 계속 이어지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기간 중에 원외 신분의 당대표와 원내대표 간의 역할분담을 고민해 새로운 상을 정립했다면 우리 정당사에 한걸음 발전이었겠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2017년 7·3 전당대회로 선출된 홍준표 대표는 정우택 원내대표와 관계가 소원했다. 이 때문에 그해 12월 원내대표 경선에는 직접 깊숙이 개입해 김성태 원내대표를 세웠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이른바 잔류파 의원들과 척을 지게 돼, 이듬해 지방선거까지 당은 격심한 계파 갈등으로 흔들렸다.


지난해 2·27 전당대회로 선출된 황교안 대표도 나경원 원내대표와의 사이에서 긴장감이 있었다. 압도적 인지도를 지닌 나 원내대표는 황 대표의 다음 가는 '2인자'라기보다는 독자적인 정치적 라이벌이었다.


이로 인해 총선을 불과 다섯 달 앞둔 지난해 12월 '찍어내기' 사태가 터졌다. 당헌·당규를 독자적으로 해석해 나 원내대표 임기를 종료시키고, 경선을 치러 원내대표를 새로 뽑았다. 패스트트랙 정국이 결말을 앞두고 있던 시점에 일어난 이 사태는 당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내년 4·7 보궐선거까지 임기를 보장받은 김종인 위원장이 개별 법안 처리라는 원내의 사소한 현안에 매몰되지 말고, 보다 '큰 그림'을 그리는데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3년여 동안 가장 성공적인 '원외대표'직을 수행한 인물로는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이 꼽힌다. 2018년 6·13 지방선거 '폭망' 직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된 김 전 위원장은 그 과정에서 반발조차 전혀 겪지 않았다.


그럼에도 김병준 전 위원장은 권한 행사를 최대한 자제하고, 원내에는 자율성을 대폭 부여했다. 자신은 '아이노믹스' '평화이니셔티브' 등 당의 대안과 아젠다·비전을 갖추는데 주력한 뒤, 마지막 단계에서 조강특위를 통해 전국 당협을 정비하고 차기 전당대회를 정상적으로 치를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중이 미우면 가사까지 밉다'…당색 변경 표류
원내 현안 원내대표 맡기고 당 혁신 집중해야
김병준 "비대위가 개별법 관여하면 서로 피곤
당에 제대로 서야할 큰 방향 이야기해야 한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무언가를 논의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무언가를 논의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병준 전 위원장은 이날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비대위원장이) 개별 법안 하나하나에 대해 이렇게 처리하라, 저렇게 처리하라고 하다보면 서로가 너무 피곤해진다"며 "원내 현안은 나와 생각이 다소 다르더라도 원내대표가 처리하도록 하고, 당의 큰 원칙이 앞으로 무엇이 돼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자문했다.


아울러 "혼자서 독단으로 규정해버리면 다른 사람들은 가만히 있겠느냐"라며 "이렇게 되다보면 당에 제대로 서야할 큰 방향을 잡는 것에서 말썽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종인 위원장이 '기업규제3법'은 원내 현안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주호영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열린 논의'를 시작하는 한편, 본인은 다시금 중단 없는 당 내부의 체질 개선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는 "'중이 미우면 입고 있는 가사까지 밉다'고 하지 않느냐"라며 "원외대표가 무리하게 원내 사안에 관여하거나 의원단을 좌지우지하려 하다가, 반발이 일면서 오히려 원외대표에게 타격으로 돌아온 사례가 적지 않다"고 우려했다.


지방선거를 불과 한 달 앞둔 2018년 5월, 홍준표 대표는 원내 현안과 관련해 충분한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의원총회를 서둘러 마치려 하다가 의원들과 고성을 주고받았다. 의원들이 "의원이 얘기하는데 왜 들으려 하지 않느냐"고 하자, 홍 대표는 "내가 원외라 무시하는 것이냐"며 충돌했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의 임기를 종료시켰던 황교안 전 대표도 직후 역풍을 맞았다. 애써 나 전 원내대표의 임기를 종료하고 경선을 새로 치렀는데도, '반황(반황교안)' 바람이 불면서 예상치도 못했던 후보가 선출된 것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논란이 될만한 무거운 사안도 아닌 '당색(黨色)' 변경 문제가 한없이 지연되는 것을 이같은 맥락의 연장선상으로 분석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새 당색 결정은 당초 지난 17일 비대위원회의에서 의결이 될 것으로 보였으나, 18일에 이어 20일 발표로 연기됐다. 이후 20일 발표도 무산되고 21일로 다시 지연됐다가 22일 의원총회에서 다시 의견을 수렴하는 것으로 연기를 거듭하는 중이다.


'중이 미우면 입고 있는 가사까지 밉다'는 말대로, 원내 현안인 '기업규제3법'에 대해 의원단의 중론을 외면하는 김종인 위원장을 향한 불만이, 그가 의중에 둔 '혼합색' 안에 대한 거부 기류로 표출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의원단의 '키'를 쥐고 있는 주호영 원내대표가 김종인 위원장과의 마찰을 피하면서 '기업규제3법' 문제를 최대한 매끄럽게 다루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는 점이 이전의 '파국 상황'과의 차이점이다. 주 원내대표의 향후 행보가 주목되는 지점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도 "'기업규제3법'에 대해 서로 간에 정확하게 알고 있지 못한 점이 있기 때문에 히스토리와 양쪽의 주장,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서 공유한 다음에 논의하는 게 바람직하겠다"며 "입장은 총론에서는 '방향 찬성', 각론에서는 '정밀 심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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