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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중 양자 대결 구도 속 '원칙론' 재확인

  • [데일리안] 입력 2020.09.11 15:00
  • 수정 2020.09.11 15:01
  •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美 "中 공산당 함부로 구는 것 놔둬선 안 돼"

中 "美, 남중국해 평화의 가장 큰 위협"

韓, 美中 고려해 메시지 관리…'원칙론' 재확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 9일 화상으로 개최된 한·아세안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외교부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 9일 화상으로 개최된 한·아세안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외교부

미국과 중국이 아시아 주요국 외교 당국자들을 모니터 앞에 앉혀두고 서로에 대한 비판 수위를 끌어올렸다.


한국 정부는 다자주의를 강조하며 원칙론을 거듭 강조했지만, '안보는 미국·경제는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이 외교적 입지를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지난 10일 화상으로 열린 미국·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 외교장관회의에서 "중국 공산당이 우리와 우리 국민에게 함부로 구는 것을 이대로 놔둬서는 안 된다"며 "미국이 우정을 바탕으로 여러분을 도울 것이라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큰소리만 낼 게 아니라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면서 "남중국해에 인접한 아세안 회원국들을 괴롭히는 중국 국영 기업들과의 상거래를 재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 일대의 군사기지화를 추진 중인 상황에서 미국이 관련 사업에 참여한 24개 중국 국영기업에 제재를 공식화한 만큼, 아세안 국가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미국·아세안 외교장관회의에 앞서 화상 형식으로 진행된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에서도 남중국해 문제와 홍콩 문제를 거론하며 중국을 압박했다. EAS 회의는 아세안(ASEAN) 10국과 한국·미국·일본·중국·러시아·인도·호주·뉴질랜드 등 17개국이 참여하는 다자 회의체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2016년 '중국이 역사적으로 해당 지역을 지배했다는 근거가 없다'는 국제중재재판소 결과를 언급하며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주장하는 영유권은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10일 화상으로 열린 미·아세안 외교장관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AP/뉴시스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10일 화상으로 열린 미·아세안 외교장관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AP/뉴시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및 외교부장은 같은 회의에서 "미국이 남중국해 평화의 가장 큰 위협"이라며 "중국과 아세안 국가들이 협상으로 논란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방해하고 대립을 부추기고 있다"고 맞받았다.


왕 국무위원은 전날 화상으로 개최된 중국·아세안 외교장관회의에서도 미국을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다.


그는 "미국이 지난 몇십 년간 이어온 대중국 정책을 전면 부정하고 전력을 다해 중국을 주적으로 과장했다"며 "자신의 독점적인 지위를 이용해 타국의 발전 성과를 뺏고 억압하려는 행위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왕 국무위원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막기 위한 '남중국해 행동준칙'(CoC) 협상을 조속히 매듭지을 것을 제안했다. 해당 준칙은 남중국해를 둘러싼 마찰을 줄이기 위해 중국과 아세안이 채택한 '남중국해 분쟁당사국 행동선언'(DoC)의 세부 지침 성격을 갖는다.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베트남·필리핀 등 아세안 회원국과 일정 수준의 합의점을 마련해 미국이 개입할 여지를 최대한 줄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및 외교부장이 지난 9일 화상으로 열린 중·아세안 외교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AP/뉴시스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및 외교부장이 지난 9일 화상으로 열린 중·아세안 외교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AP/뉴시스
韓, 美中 갈등에 '거리두기'
"항행·비행 자유 보장돼야"
"CoC 협의 진척 기대"


한국은 다자주의를 강조하며 원칙론을 고수했다. 미중이 가장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남중국해 이슈와 관련해 해당 지역 항행·비행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면서도 CoC 협의로 접점 찾길 바란다는 입장 밝혔다. 미중의 입장을 모두 고려한 답변을 내놓은 셈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EAS 외교장관회의에서 남중국해 수역에서 "항행과 비행의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면서도 "CoC 협의가 국제법에 합치하고 모든 국가들의 권익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CoC를 만들면 항행 관련 수칙이 나와 좋을 것"이라며 관련국들의 마찰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어 "남중국해와 관련해 항행·비행 자유 보장과 CoC 관련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며 "원칙과 기준에 의해 (합의안이) 마련되면 좋겠다는 입장을 갖고 항상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해당 당국자는 화상회의를 통해 거듭 확인된 미중 갈등 구도에 대해선 "특별히 예상 못 한 상황은 없지 않았나 싶다"며 미중 갈등에 개입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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