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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잠룡' 원희룡 vs 이재명, 기본소득 토론 세게 붙었다

  • [데일리안] 입력 2020.09.11 04:00
  • 수정 2020.09.11 05:21
  •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기본소득 주제로 MBC TV '백분토론'서 맞대결

2차 재난지원금 관련한 토론에선 여야 바뀐 듯

보편지급 효과와 선별지급 조세저항에 '이견'

기본소득 '마트 맛보기' 비유에는 격렬한 논전

여야의 여야의 '대권 잠룡'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0일 MBC TV '백분토론'에 출연해 긴급재난지원금과 기본소득 등을 주제로 활발한 토론을 펼치고 있다. ⓒMBC TV 갈무리

여권의 양대 대권 잠룡 중 한 명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야권의 '다크호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기본소득을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코로나·경제위기 속에서 기본소득이 내후년 대선의 핵심 정책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두 도지사의 토론은 '미리 보는 대선후보 토론'을 방불케 했다는 관측이다.


이재명 지사와 원희룡 지사는 10일 MBC TV '백분토론'에 출연해 △코로나 경제위기 속 긴급재난지원금의 성격과 효과 △기본소득을 위한 재원 마련 계획 등을 주제로 뜨거운 논전을 펼쳤다. 이날 두 도지사의 토론에는 미국에서 화상으로 연결된 경제사회학자 제레미 리프킨 교수도 함께 했다.


이 지사는 재선 성남시장을 거쳐 현재 전국 최대 광역자치단체인 경기도의 도정을 맡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대권 잠룡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원 지사는 재선에 성공한 제주도지사로, 3선 의원과 당 최고위원·사무총장을 지냈다. 토론 도중 이 지사의 현장행정 경험이 부각됐다면, 원 지사는 이 지사가 갖고 있지 못한 중앙정치 경륜이 넓은 안목의 형태로 돋보였다는 평가다.


이재명 '보편지급' 재강조…원희룡 '선별지급'
정부 방침과 관련해 마치 여야 바뀐 듯한 모습
李 "세금 낸 사람 혜택 못 보면 조세저항 난다"
元 "생존 위험한 분들, 소액 줘선 실효성 없어"


여야의 여야의 '대권 잠룡'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0일 MBC TV '백분토론'에 출연해 긴급재난지원금과 기본소득 등을 주제로 활발한 토론을 펼치고 있다. ⓒMBC TV 갈무리

긴급재난지원금과 관련해 여당 소속 이재명 지사는 이날도 정부 방침과는 달리 보편지급을 거듭 주장한 반면, 야당 소속 원희룡 지사는 소상공인·자영업자·실직자·프리랜서 등 코로나 취약계층에 대한 집중적 선별지급이 필요하다고 강조해 마치 여야가 바뀐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재명 지사는 "전원에게 지급하되 지역화폐로 일정 기간 내에 쓰게 하면 영세 자영업자의 매출이 늘어나는 순환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며 "경기도의 경우 (긴급재난지원금을) 지역화폐로 지급했더니 올해 매출이 약 8% 늘어났다. 현장에서 체감해보니 매우 유용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금을 내는 사람과 혜택을 보는 사람이 분리되면 세금을 내기가 싫어지고 조세 저항이 일어난다"며 "(선별지급은 향후) 복지총량을 늘리는데 어려움이 따르게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원희룡 지사는 "마음 같아서야 모두에게 똑같이 주고 좋은 소리 듣고 싶지만, 생존의 위협에 처한 분들은 (보편지급으로) 소액을 줘서는 실효성이 없다"라며 "영업이 제한된 업종의 자영업자와 실직자·프리랜서 등에 대해서는 'N분의 1' 소액이 아니라 충분한 직접 지원을 해서 생존의 기반을 유지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선별지급'의 경우, 지급 기준을 정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주장을 향해서는 "제주도는 4월에 1차로 지급할 때, 중위소득 이하를 지급하면서 소외되는 분들이 없도록 신청을 받아 구제를 한 경험이 쌓였다"라며 "정책의 우선순위를 선택할 때 일자리를 지키고 가정을 지키고 산업기반을 지키는 큰 시야가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원희룡 "고소득자는 원래 쓸 돈을 안 쓰고 정부
돈을 썼기 때문에 소비 진작 효과 전혀 없었다
고소득자에 세금을 요긴히 쓰자고 설득할 것"
이재명 "지원금 수령 98%…도덕과 현실 달라"


여야의 여야의 '대권 잠룡'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0일 MBC TV '백분토론'에 출연해 긴급재난지원금과 기본소득 등을 주제로 활발한 토론을 펼치고 있다. ⓒMBC TV 갈무리

긴급재난지원금을 선별지급하면 지원 대상에서 배제된 고소득자의 조세저항이 커질 것이라는 이재명 지사의 주장에 관한 추가 토론에서, 원희룡 지사는 전체적인 소비 창출과 경제 효과를 고려해도 선별지급이 유리하다며 고소득자는 설득해야 한다고 바라봤다. 이재명 지사는 현실적으로 설득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원희룡 지사는 "한국은행 분석 결과,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이 있는 분들은 원래 자기가 쓸 돈을 안 쓰고 정부 돈으로 썼기 때문에 소비 진작 효과가 전혀 없었다"며 "소비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소비 지수가 높은 더 어려운 분들에게 두텁게 주는 게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재명 지사는) 고소득자들이 자신들도 받아야 세금을 낼 것이 아니겠느냐 라고 했다"면서도 "(세금은) 요긴하게 제대로 쓰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으로 설득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반면 이재명 지사는 "1차 재난지원금을 줄 때 '받지 않겠다'는 응답이 20% 정도였는데, 실제로 지급하니 (수령율이) 98%였다"라며 "도덕적인 질문을 할 때에는 '가난한 사람 도와야 한다'고 하지, 누가 양심상 '받겠다'고 하겠느냐.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라고 회의적으로 바라봤다.


이재명 "'맛보기' 하듯 기본소득도 맛을 보자
25조 정도 전국민에 연 50만 원씩 주자는 생각"
원희룡 "상품 다 놓고 '맛보기' 하는 마트 없어
26조 원을 '맛보기'로 삼는 것은 아니란 생각"


여야의 여야의 '대권 잠룡'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0일 MBC TV '백분토론'에 출연해 긴급재난지원금과 기본소득 등을 주제로 활발한 토론을 펼치고 있다. ⓒMBC TV 갈무리

토론의 중심 주제인 기본소득과 관련해서는 이재명 지사가 이를 마트 식료품 코너의 '맛보기(시식대)'에 비유해 뜨거운 토론이 벌어졌다.


이 지사는 '맛보기' 차원에서 소액으로라도 당장 기본소득을 시작하자는 주장인 반면, 원 지사는 전국민에게 소액으로 주더라도 수십조 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마트 전체를 놓고 '맛보기' 하는 격인 그런 '실험'을 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이재명 지사는 "원희룡 지사는 혹시 식료품 파는데 가서 '맛보기' 드셔보셨느냐"라며 "'이게 맛있구나' 하면 사듯이 기본소득도 마찬가지다. 내 생각은 재정에 부담을 주지 않는 상태에서 맛을 보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에 100만 원씩 전국민에게 주니 만족도가 높았다"라며 "주로 대기업·부자들이 받는 연간 50조 원 규모의 조세 감면을 절반으로 줄이면 (25조 원 정도를 만들어) 전국민에게 50만 원 정도를 줄 수 있다"라고 제안했다.


이에 원희룡 지사는 "26조 원을 들여서 실험하는 게 '맛보기'냐. 상품을 다 갖다놓고 '맛보기' 하는 마트는 없다"라며 "대한민국은 실험실의 개구리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아울러 "기초생활수급자 지원을 두 배로 늘리는데 12조 원이다. 26조 원이라면 정말 어려운 사람들이 죽느냐 사느냐 하는 위기를 탈출하고 소득을 보장해줄 수 있다"라며 "26조 원이라는 돈은 모든 기초연금과 기초생활수급자의 구제를 두 배로 할 예산인데 '맛보기'로 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반대했다.


원희룡 "이재명 말 듣다보면 눈앞에 수백조 원
쌓인듯한 착각…이번 추경 8조도 다 국가부채"
이재명 "정책과 정책 간의 경쟁은 해봐야 안다
국가부채 늘어나도 돼…숫자만 고쳐 쓰는 것"


여야의 여야의 '대권 잠룡'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0일 MBC TV '백분토론'에 출연해 긴급재난지원금과 기본소득 등을 주제로 활발한 토론을 펼치고 있다. ⓒMBC TV 갈무리

기본소득을 시행한다면 문제가 될 재원 마련에 대해서는 원희룡 지사는 증세를 하되 그 증세는 생산성과 경쟁력을 해치지 않는 수준에서 정교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이재명 지사는 국가 부채가 늘어난다고 해도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


원희룡 지사는 "이재명 지사의 말씀을 듣다보면 눈앞에 몇백조 원이 쌓여있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된다"라며 "이번에 200만 원씩 주기 위해 추경을 하는 8조 원이 전부 (국가) 부채다. 26조 원 확보는 간단치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세율을 높이면 세계 경제 속에서 투자·노동·기술의 이전이 일어나면서 황금알을 낳는 생산 기반을 허무는 문제가 생긴다"라며 "세금을 더 거두되, 생산력과 경쟁력을 저해하지 않는 고난도의 일을 대한민국 대통령이 해야 한다"라고 부연했다.


이재명 지사는 "정책과 정책 간의 경쟁은 어느 정책이 반드시 옳다·틀리다가 아니라, 어떤 게 좋은지 해봐야 아는 것"이라며 "우리나라 예산이 550조 원이니까 잘 조정하면 25조 원 정도는 마련 가능하다"라고 거듭 주장했다.


나아가 "국가 부채가 조금 늘어나도 된다"라며 "개인 부채는 반드시 갚아야 하지만, 국가 부채는 숫자만 고쳐쓰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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