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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의 챕터투] ‘응급상황’ 스포츠 댓글판, 일단 닫고 보자

  • [데일리안] 입력 2020.08.08 07:00
  • 수정 2020.08.08 05:26
  •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네이버·카카오 등 체육계 요청 받아들여 ‘잠정 중단 결정’ 발표

근본적 해결책 도출까지 긴 시간 소요..재발 막기 위한 긴급조치 다행

고 고유민. ⓒ 스포카도고 고유민. ⓒ 스포카도

국내 양대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카카오가 스포츠뉴스 댓글 서비스를 잠정 중단한다.


국내 여자 프로배구에서 활약했던 고 고유민(25) 선수가 극단적 선택을 한 배경으로 악성 댓글(악플)이 거론되면서 체육계를 중심으로 ‘스포츠 뉴스 댓글을 금지해달라’는 요구가 쇄도했고, 7일 거대 포털 사이트들은 ‘잠정 중단 결정’을 발표했다.


이달 중 중단하는 네이버와 이날 당장 중단한 카카오는 댓글 서비스 본연의 목적을 살릴 수 있을 때 재개하겠다는 입장이다. 영구적 폐지는 아니지만 선수들의 인권 보호라는 면에서 매우 바람직한 결정이다.


고유민 선수의 죽음이 “악플 때문만은 아니다”라는 의견이 있지만, 악플이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다. 수위를 넘어선 악플로 상처받는 선수들과 가족의 고통은 간과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일종의 공인이 된 특정 선수를 익명성에 기대어 무차별적으로 토해내는 악플(욕설과 비난, 성적 수치심 유발, 허위사실 유포)은 건전한 소통의 장이 되어야 할 온라인의 오염을 넘어 한 사람의 정신을 지배하기에 이르렀다.


해묵은 문제지만 고유민 선수의 죽음을 통해 발 빠르고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선 체육계의 움직임은 평가할 만하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지난 4일 선수들의 인권 보호를 위해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 사이트에 스포츠 기사 댓글 기능 개선을 요청했고, 고유민 선수와 같은 사건의 재발 방지책도 마련하고 있다. 올림픽 탁구 금메달리스트 출신의 유승민 IOC 선수위원도 고유민 선수를 애도하며 지난 4일 포털 스포츠 뉴스 댓글 서비스를 금지하는 법안을 만들어 달라고 국회에 요청했다.


스포츠 선수들의 인권이 위험 수준에 도달한 상황에서 고유민 선수의 안타까운 죽음은 새로운 전기가 되고 있다.


물론 댓글판의 순기능은 살려야 한다. 댓글판은 토론의 장으로 활기를 띠고, 감동과 웃음을 주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논의할 만한 문제가 있을 때는 건전한 공론화의 발판이 된다. 팬들은 댓글을 통해 뜨겁게 응원하고 받은 감동을 전하기도 한다.


고 고유민(왼쪽). ⓒ 뉴시스고 고유민(왼쪽). ⓒ 뉴시스

일부 악플러로 인해 댓글 서비스가 사라진다는 것은 아쉽지만 특정 선수와 가족을 몰아가며 매도하는 일부 악플러의 움직임은 집단지성이 제어하지 못하는 집단광기를 초래할 때도 있다. 선수들이 큰 피해를 볼 수 있는 가장 위험한 순간이다.


실명제를 도입하는 방향으로 댓글을 개선하면 건전한 비판이 나오지 않겠냐는 기대도 있다. 하지 않는 것보다는 효과가 있겠지만 현재의 SNS 상황을 보면 근본적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 고유민 선수는 SNS에 올라오는 악플과 거친 다이렉트 메시지로도 큰 상처를 받았다.


악성 댓글을 차단하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국회도 악플러에 대한 처벌과 배상 등 관련 법안 마련에 조속히 나서야 한다.


고 최숙현 선수의 피해 사건을 세상에 가장 먼저 알렸던 미래통합당 이용 의원은 “무분별한 비난과 욕설을 쏟아내는 댓글 공간에 대해 법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지, 악성 댓글을 차단하는 게 불가능하다면 제도적·기술적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관련기관 함께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근본적 해결책과 묘안을 찾기까지는 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해묵은 문제에 따른 폐해를 알면서도 해결하지 못했던 과거를 돌아보면 알 수 있다.


지금 이 시각에도 스포츠뉴스 댓글에는 특정 선수를 향한 악플은 이어지고 있다. 체육계에서는 악플로 인해 깊은 고민에 빠져 있는 선수들이 꽤 많다. 악성 댓글로 피해를 입는 선수 대부분은 예민한 시기의 20대 초중반이다. 지금은 댓글창을 닫고 볼 때다. 선수가 극단적 선택을 내린 직후인 현재는 응급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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