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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의 구원투수…수소경제=정의선, 시스템반도체=이재용, 소부장=최태원

  • [데일리안] 입력 2020.07.10 11:26
  • 수정 2020.07.10 13:03
  •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문 대통령, 주요 경제정책 추진 때마다 대표 기업인 찾아 도움 요청

문재인 대통령은 주요 경제정책 추진 때마다 재계를 대표하는 기업인들을 찾아 도움을 청했다. 사진은 위부터 순서대로 문 대통령이 9일 오전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에서 소재·부품·장비 산업 현장 방문을 마친 뒤 이동하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대화하는 모습, 문 대통령이 2019년 10월 15일 경기도 화성시 현대·기아차 기술연구소에서 열린 미래차산업 국가비전 선포식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전시물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모습, 문 대통령이 2019년 4월 30일 경기도 화성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부품연구동(DSR)에서 개최된 문재인 대통령은 주요 경제정책 추진 때마다 재계를 대표하는 기업인들을 찾아 도움을 청했다. 사진은 위부터 순서대로 문 대통령이 9일 오전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에서 소재·부품·장비 산업 현장 방문을 마친 뒤 이동하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대화하는 모습, 문 대통령이 2019년 10월 15일 경기도 화성시 현대·기아차 기술연구소에서 열린 미래차산업 국가비전 선포식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전시물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모습, 문 대통령이 2019년 4월 30일 경기도 화성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부품연구동(DSR)에서 개최된 '시스템 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계 최초로 극자외선(EUV) 7나노 공정으로 출하된 웨이퍼와 칩에 서명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현대자동차

문재인 대통령이 정부의 대표적인 경제정책 중 하나로 추진 중인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육성전략의 성공을 위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도움을 청했다.


수소경제 활성화 전략(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시스템반도체 육성전략(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주요 경제정책 추진 때마다 대기업 총수를 찾아 도움을 청했던 것처럼 소부장 육성전략도 결국은 기업인의 도움 없이는 실행이 힘들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일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를 찾아 소부장 산업 육성을 위한 대-중소기업 협력 현장을 둘러보고 최태원 회장을 비롯한 기업인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정부는 이날 소부장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소부장 2.0’ 전략도 발표했다. 지난해 8월 발표한 ‘소부장 경쟁력강화 대책’이 일본 수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방어적 차원이었다면, 이번 대책은 세계 공급망 재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소부장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진일보된 내용을 담았다.


평소 ‘사회적 가치’, ‘공유 인프라’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경영 이념을 실천해 온 최태원 회장은 대부분 중소기업 규모인 소부장 기업들을 이끌고 지원하는 후견인 역할을 맡기기에 제격이었다.


최 회장이 이끄는 SK그룹에는 반도체(SK하이닉스)와 배터리(SK이노베이션) 등 소부장의 주요 수요기업들이 포진해 있기도 하다.


이날 문 대통령이 ‘소부장 2.0’ 전략을 선포하는 장소로 SK하이닉스를 택한 것도 이같은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일정 내내 최 회장과 동행하며 그의 의견을 구하고 소부장 육성 정책에 힘을 보태줄 것을 당부했다.


이천 캠퍼스 내 분석측정센터에서 협력업체들의 불화수소 시제품 순도를 분석하는 과정을 살펴보던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 SK하이닉스가 사용하는 불산액이라면 그 자체가 품질이 보증되는 것 아니겠느냐”고 믿음을 보였다.


최 회장은 “이 기계(액체불화수소 시제품 분석기)가 한 대에 50억원인데, 공동으로 이런 분석기를 같이 사용하는 식으로 협력이 돼야 생태계가 같이 발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소부장 공급 업체들이 다 중소기업들이라 스스로 이런 시설들을 다 갖추기 어려운데, 대기업에서 이런 시설들을 갖춰주니 소부장 육성에 아주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감사를 표했다.


이에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그전에는 정부 출연기관들이 좀 해줬는데 거기도 한계가 있었다”면서 “그런데 이렇게 수요기업에서 오픈해 주니, 소부장 기업 성장에 꼭 필요한 지원이 되고 있다”고 거들었다.


정부에서 할 수 있는 역할에 한계가 있고, 결국 대기업이 나서줘야 실효성 있는 소부장 기업 육성이 이뤄질 수 있음을 인정한 것이다.


◆최태원 "공유인프라 체계 만들어 소부장 생태계 구축하겠다"


최 회장은 문 대통령의 기대에 부응해 ‘공유인프라 체계’를 통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청와대는 이날 문 대통령이 주재한 소부장 기업과의 간담회에서 ‘소부장 도약을 위한 사회적 가치 창출’과 관련해 최태원 회장의 구상을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최 회장은 그는 “우리 소부장 기업들이 보호무역주의로 인한 지금의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삼아 글로벌 선도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SK와 같은 대기업이 갖고 있는 자산들을 좀 더 활용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자산을 우리 내부에서만 쓸 것이 아니라 오픈하고 인프라 체계를 만들어서 내 것이고, 내 것만 쓴다는 개념에서 벗어나 낳은 사람이 공유하는 공유인프라 체계 개념으로 소부장 문제를 접근했다”고 덧붙였다.


‘공유인프라’ 개념은 최 회장이 지난 2017년 6월 SK 경영진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확대경영회의에서 처음 설파한 것으로, 그 이후 SK 계열사들은 각자 보유한 유무형 자산을 공공의 목적을 위해 개방되는 기반시설로 활용하고, 각종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공유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최 회장은 소부장 육성을 통한 기술 자립화와 산업 공급망 안정화, 그리고 이를 통한 국부 창출과 일자리 확대를 ‘공공의 목적’이자 ‘사회문제 해결’로 보고 공유인프라 개념을 이에 대입한 것이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의 분석장비 연구원들이 가능한 한 많은 것들을 열어서, 좀 더 많은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반도체의 생태계를 좀 더 만들도록 하겠다”면서 “뿐만 아니라 저희가 하고 있는 2차전지나 핵심기술들을 공유하는 자세를 좀 더 열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SK하이닉스가 구축을 추진하고 있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대해서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좀 더 높은 사회적 가치를 구현하는 장소로 만들 것”이라고 선언했다.


구체적으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최초로 참여하는 50여개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에게 1조5700억원 규모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SK가 보유한 AI나 데이터 분석기술 등을 소부장 기업들에 지원하고 기초과학 분야에서도 적극적으로 투자해 중장기적으로 국가산업 경쟁력 확보에도 기여하겠다고 약속했다. SK의 사회적 가치 및 친환경 프로그램을 통해 친환경 제조 생산 공정을 만들겠다고도 했다.


최 회장은 “10년 후 오늘을 기억할 때 국내 생태계가 새로운 미래로 시작하는 날로 기억되길 희망한다”면서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앞으로 SK는 다양한 일상에서 더 많은 상생 협력 사례를 만들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일정을 마무리하며 “우리나라 기업인들 정말 참 대단하다. 존경한다는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면서 “우리가 소부장 강국으로, 첨단산업의 세계공장으로 우뚝 설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갖게 해주고, 현실적인 목표로 만들어주고, 차근차근 하나하나 실현해내고 있는 우리 기업인들에게 감사와 존경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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