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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삼성화재, 요지부동 보험 약관대출 금리 대폭 인하

  • [데일리안] 입력 2020.07.10 06:00
  • 수정 2020.07.09 21:15
  •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코로나發 제로금리 시대에도 눈치 보던 보험업계

최대 생·손보사의 이자율 인하 '총대'에 셈법 분주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올해 들어 일제히 보험 약관대출 이자율을 대폭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데일리안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올해 들어 일제히 보험 약관대출 이자율을 대폭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데일리안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올해 들어 일제히 보험 약관대출 이자율을 대폭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행보는 국내 최대 생명·손해보험사인 두 회사는 물론 보험업계 전반에서도 최근 찾아보기 힘든 사례로, 수년째 요지부동이었던 약관대출 금리에 균열을 내는 움직임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하 코로나19) 역풍으로 기준금리가 0%대까지 추락했음에도 대표적 서민형 대출 상품의 이자를 내리지 않고 버티는 보험업계의 모습에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던 와중 시장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총대를 메고 나서면서 경쟁사들의 셈법도 분주해지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5월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국내 보험사들이 금리연동형 보험계약대출에 적용한 가산금리는 평균 1.82%로 지난해 말(1.84%)보다 0.02%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보험 약관대출로도 불리는 보험계약대출은 이름 그대로 고객이 자신이 낸 보험료를 담보로 받는 대출이다. 금리확정형의 경우 최종 이자율은 확정된 예정이율에 보험사가 산정한 가산금리를 더해 정해진다. 이 중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부담하고, 실질적으로 소비자는 가산금리만 내면 되는 구조다. 고객에게 대출을 내준 이후에도 보험사는 가입자의 적립금에 정해진 이자를 계속 더해줘야 하는데, 이를 반영한 부분이 예정이율이기 때문이다.


결국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보험 약관대출을 받으려는 고객 입장에서 중요한 대목은 가산금리다. 하지만 보험 약관대출을 취급하는 36개 보험사들 가운데 조사 대상 기간 동안 이에 대한 가산금리를 내린 곳은 6개사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대부분 보합세에 그쳤다.


푸르덴셜생명과 DGB생명, DB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등 4개사는 인하폭이 불과 0.01%포인트에 그치며 제자리걸음과 다를 바 없었다. MG손해보험은 오히려 금리연동형 보험 약관대출 가산금리를 0.03%포인트 올려 잡았다. 미래에셋생명과 동양생명, ABL생명도 각각 0.01%포인트씩 이를 인상했다.


이런 와중 그나마 눈에 띄는 변화가 감지된 곳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였다. 이 기간 삼성화재는 1.79%에서 1.50%로, 삼성생명은 2.27%에서 1.79%로 각각 0.29%포인트와 0.48%씩 금리연동형 보험 약관대출 가산금리를 인하했다.


보험업계에서 이 같은 수준의 약관대출 이자율 인하는 이례적인 결정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도 지난해까지 최근 5년 간 약관대출 금리 조정 폭은 0.01~0.02%포인트 정도로 제한해 왔다. 이후 인하와 인상을 떠나 해당 이자율을 0.1% 이상 끌어 내린 것은 올해 처음 있는 일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약관대출 이자율은 시장 금리와 다소 동떨어져 암묵적으로 보합 추세를 이어온 것이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금융권의 추세를 놓고 보면 시장 여건에 부합하는 선택을 한 쪽은 나머지 보험사들이 아니라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 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기준금리가 크게 떨어져서다. 한국은행은 코로나19로 경기 침체의 골이 깊어지자 올해 3월 기준금리를 기존 1.25%에서 0.75%로 한 번에 0.50%포인트 인하했다. 우리 금융 시장으로서는 처음으로 맞이하는 제로금리 시대다. 그럼에도 경기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한은은 지난 5월 기준금리를 추가로 0.25%포인트 내린 0.50%로 결정한 상태다.


그래도 보험사들이 약관대출 이자율을 낮추지 않고 버티는 배경에는 극도의 실적 악화가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본업인 보험 영업에서 어려움이 커지자 부업인 대출에서라도 부족한 성적을 조금이나마 메꾸겠다는 계산이다. 실제로 지난해 보험사들이 거둔 당기순이익은 5조3367억원으로 전년(7조2863억원) 대비 26.8%(1조9496억원) 급감했다.


하지만 보험업계의 약관대출 이자율 정책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힘든 소비자들이 급전을 융통하려는 수요가 많은 약관대출의 특성 상 지나치게 높은 금리는 눈총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타격으로 고통 받는 고객들이 많아진 현실은 이런 비난 여론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보험 약관대출 이자율을 내리라는 압박은 한층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생보와 손보 등 보험업계의 최대 사업자가 금리 인하를 주도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영향이 상당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보험 약관대출 시장에서도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보험사들의 전체 약관대출 잔액(63조3842억원) 중 삼성생명·화재 두 곳의 몫만 30.8%(19조5121억원)에 달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보험사가 약관대출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사실상 금리 말고는 없다는 측면에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선제적인 이자율 조정에 따른 영향은 생각보다 클 수 있다"며 "코로나19 이후 정부 주도의 금융 지원이 확대되고 있는 현실도 보험업계에 압박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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