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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딜' 위기 빠진 항공사 M&A...하반기도 돌파구 안보인다

  • [데일리안] 입력 2020.06.23 15:53
  • 수정 2020.06.23 16:28
  •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HDC현산-아시아나, 제주-이스타 모두 올스톱

코로나19로 매수·매도자 양측 인식 간극 발생

업황 개선 요원…시간 갈수록 해결책 모색 난항

인천국제공항 인근에서 항공기가 비행을 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데일리안 박항구 기자인천국제공항 인근에서 항공기가 비행을 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지난해 결정됐던 2건의 항공사 인수합병(M&A)이 계속 지연되면서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 속에서 인수자와 피인수자간 간극이 있는 상태로 결국 하반기로 넘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업황 개선 등이 여전히 요원해 해결책을 찾기는 점점 어려워지는 형국이다.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모두 인수 작업이 정체된 상황으로 돌파구를 쉽게 찾지 못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27일)과 이스타항공(29일) 등 두 M&A건의 인수 종결 시한이 모두 1주일 내로 다가왔지만 사실상 시한 내 인수는 불가능해진 상황이다.


두 M&A 모두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국가에서의 기업결합심사 승인이 늦어지고 있는 것이 공식적인 이유다. 아시아나항공은 러시아에서, 이스타항공은 태국과 베트남에서 아직 기업결합심사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각각 인수가격과 체불임금 등 인수를 위한 보다 구체적인 선결조건들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 코로나19로 인수가격·체불임금 부상...선결조건 해소 관건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그동안 이미 난기류가 형성돼 온 상황에서 HDC현산이 지난 9일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인수를 원점에서 재검토하자고 공식 요청하면서 인수 작업이 올스톱된 상태다.


이에 채권단이 다음날인 10일 HDC현산에 구체적인 재협상 조건을 제시하라고 요구한데 이어 지난 17일에는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직접 대면 협상을 촉구하면서 공이 다시 HDC현산으로 넘어 온 상태다.


하지만 HDC현산은 인수 원점 재검토 입장 발표이후 다시 묵묵부답하고 있어 좀처럼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HDC현산의 원점 재검토 발표 이후 침묵이 인수 포기를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열린이스타항공 노동자 결의대회에 참석자들이 항공운항 재개, 체불임금 지급, 정리해고 중단 등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지난달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열린이스타항공 노동자 결의대회에 참석자들이 항공운항 재개, 체불임금 지급, 정리해고 중단 등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이스타항공의 경우, 직원들의 임금 문제가 가장 큰 관건이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국내선과 국제선을 모두 셧다운(운항중단) 조치하면서 회사 실적이 급락해 직원들의 임금 문제가 야기됐다.


지난 2월 이후 야기돼 온 임금 체불 규모는 약 250억원에 달하는데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이 이를 먼저 해결해야만 인수가 완료될 수 있다는 입장인 반면,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이 인수 후 해결해야 한다는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다.


여기에 이스타항공이 타이법인의 항공기 리스(대여)와 관련해 맺은 지급보증 계약도 문제다. 이스타항공은 타이이스타젯이 리스한 B737-800 항공기에 대해 계약 기간만큼 사용하지 못하면 남은 기간 이스타항공이 이어 받고 이를 이행하지 못하면 채무와 책임에 상응하는 금액을 보증한다는 계약을 리스사와 체결했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기로 결정하면서 이 계약 해소를 인수 선결 조건으로 요구했는데 아직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 둘 모두 무산 최악의 시나리오?...항공산업 재편 차질


결국 두 건의 M&A 모두 하반기로 미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업계에서는 둘 다 무산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귀결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항공업계가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이들의 M&A 무산은 경영난 등 각사의 문제를 넘어 항공업계 재편 차질이라는 업계의 사안일 수 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두 건의 M&A 모두 벽에 부딪힌 상황 자체는 동일하지만 해법 모색에는 다른 방식의 접근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매도자인 금호보다는 매수자인 HDC현산과 산업은행 등 채권단간의 진정성 있는 협상에서 해법을 모색해야 하는 반면 이스타항공은 결국 매도자인 이스타항공 자체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이스타항공은 저비용항공사(LCC)으로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 대상도 아니어서 아시아나항공과 처한 상황이 극명하게 다르다”며 “창업주이자 실소유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결단 없이는 인수 무산과 함께 도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4월 21일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들이 주기돼 있는 모습.ⓒ뉴시스지난 4월 21일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들이 주기돼 있는 모습.ⓒ뉴시스

업계에서는 국내 항공산업 재편의 방아쇠 역할을 하게 될 두 M&A의 성사 여부에 따라 산업 경쟁력 회복 가능성이 판가름 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산업 재편이 이뤄지면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느냐 아니면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나락으로 떨어지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두 M&A가 모두 사실상 하반기로 넘어간 가운데 해결이 난항을 겪으면서 결국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항공 업황이 단기간 내 회복이 어려워지는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딜 성사 가능성은 낮아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분명한 것은 두 건의 M&A 모두 시간이 흐를수록 해결책을 찾기가 점점 어려워진다는 것"이라며 "양측이 모두 허심탄회하게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소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모두 무산되면서 항공산업의 재편도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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