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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수정의 어쩌다] '불법촬영 선긋기' KBS, 실종된 책임감

  • [데일리안] 입력 2020.06.07 06:00
  • 수정 2020.06.07 06:05
  •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연구동서 불법 촬영 기기 발견...남성 개그맨 '자수'

"몰카범, 우리 직원 아냐...2차 피해 예방에 최선"

ⓒKBSⓒKBS

지난 1일 밤 알려진 KBS 연구동 불법촬영 사건은 큰 충격이었다. 다른 곳도 아닌 공영방송에서 일어난 일이기 때문이다.


보도가 나오자 KBS는 "내부 직원이 아니다"라고 밝혔고, 이후 용의자는 KBS 공채 출신 프리랜서 개그맨으로 알려졌다. KBS는용의자를 'KBS 직원'이라고 보도한 조선일보를 향해 법적 대응을 예고했고, 조선일보도 후속 기사를 내고 KBS를 비판했다.


문제는 KBS의 대처 방식이다. 불법촬영 장비는 KBS가 관리하는 건물에서 발견됐다. 용의자가 직원이든 아니든, 사건이 일어나면 피해상황에 대해 면밀히 살피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가장 먼저, 사건이 일어난 것과 관련해 책임감을 느끼고 사과부터 해야 했다. 그러나 KBS는 "직원이 아니다"라는 말을 강조하며 선긋기를 했다.


그러자 한국여성민우회가 2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KBS의 태도를 꼬집었다. "강력한 손절의지, 부끄럽기나 합니까"로 시작되는 글을 통해 "KBS의 직원이 아니라고 입장을 표명하면 KBS 화장실에 설치된 불법카메라가 없는 것이 되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KBS에는 고용형태가 다양한 노동자들이 있다. 직접적인 고용관계가 아니라도 사업장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사업주는 문제 해결을 위한 책임감을 가지고 역할을 하는 것이 '상식'이다. 손절하지 말고 가해자가 내부에 있다는 것을 직시하라. 또 적극적인 예방과 엄벌로 성폭력 사건을 제대로 해결하고 책임지는 국민의 방송사가 돼라"고 거듭 강조했다.


비판이 계속되자 KBS는 다시 입장문을 내고 "용의자가 KBS 직원은 아니더라도 출연자 중 한 명이 언급되는 상황에 대해 커다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연구동 건물에서 불법 촬영기기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 (사건을) 엄중하게 받아들인다. 재발 방지와 2차 피해 예방에 최선을 다할 것임을 거듭 약속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불법촬영은 최근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사건이다. 'n번방' 사건으로 인해 국민적인 공분은 더욱더 커졌고, 사회적 경각심도 높아졌다. 더군다나 KBS는 '1박2일'에 출연했던 정준영이 불법촬영 사건에 연루됐을 당시 방송을 잠정 중단하며 출연자 관리를 철저하지 못한 데 대해 사과까지 했다.


이번 사건에서 KBS가 보여준 태도는 실망스럽다. 당장 KBS 연구동을 드나드는 사람들은 또다른 불법촬영 기기가 있지 않을까 우려할 수밖에 없는데, KBS는 다른 부분에만 집중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카메라가 다른 데도 설치돼 있을 가능성도 생각해야 하고, 영상을 온라인에 유포했는지에 대한 조사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용의자는 경찰 조사를 통해 밝혀질 일이다. 용의자가 누군지 집중하기보다는 이런 일이 일어난 것과 관련해 사과하고 무엇보다 피해자 보호에 앞장서야 하지 않았을까. 가해자보다 중요한 건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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