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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기획┃편집앨범 권리와 횡포②] 아티스트 이름이 '미끼'인가

  • [데일리안] 입력 2020.05.26 16:50
  • 수정 2020.05.27 10:47
  •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계약서에 명시된 내용, 법적으론 문제 없어

아티스트 측도 "당장 해결될 문제 아냐"

조용필은 수많은 명반을 냈지만, 정작 팬들이 거부하는 앨범도 적지 않다. ⓒ 데일리안조용필은 수많은 명반을 냈지만, 정작 팬들이 거부하는 앨범도 적지 않다. ⓒ 데일리안

"당장 음원을 삭제하라."

"뭐 하는 음반인지 설명도 없네."


지난 1월 각종 음원 사이트에 공개된 '베스트 오브 베스트 조용필' 앨범에 대한 팬들의 반응이다. 모처럼 나온 앨범이지만, 팬들은 기뻐하기는커녕 거친 반응을 보였다.


팬들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이 앨범들은 대체 왜 나오는 걸까. 2000년대 초반 음반 시장이 폭발했던 시기도 아닌데도 여전히 이런 앨범들은 나온다. 앨범 판매로 인한 수익을 기대하긴 어려워졌지만, 음원으로 인한 수익은 쏠쏠하고 제작비는 거의 들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몇몇 유명 가수들의 앨범이나 히트곡을 검색하면 갖가지 종류의 베스트 앨범이 존재하는 걸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들 중 아티스트가 직접 참여해 만든 앨범은 의외로 많지 않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다.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의 히트곡들을 연이어 듣기 위해 베스트 앨범을 선택해 듣지만, 이를 통해 웃는 사람은 따로 있다는 뜻이다.


사실 음반사의 편집앨범이 논란이 되기 시작한 건 짧게는 20여 년 전, 길게는 40여 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누군가 새로운 앨범을 발표하거나 주목받는 일이 생기면, 아티스트의 의사와 상관없이 과거 앨범들을 짜깁기한 편집앨범들이 쏟아지곤 했다.


아티스트와 팬들은 이 앨범에 대해 불쾌감을 숨기지 않는다. 한 가요 관계자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팔리는 정체불명의 앨범에서 음악이 흘러나올 땐 황당하고 억울하기도 하다. 사전 동의 과정이 없다 보니 무슨 앨범에 어떻게 실렸는지 알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음원을 여러 가지 형태로 발매하는 것 자체를 막을 방법은 없다. 다만 해당 앨범에 아티스트가 직접 참여한 것처럼 사진을 사용한다거나 하는 경우는 항의해서 내리도록 조치하고 있다. 지켜야 할 선은 있는데"라고 안타까워했다.


팬들은 더 적극적이다. 무엇보다 음악을 단순히 듣는 것을 넘어 소장하는 팬들 입장에선 조악한 완성도의 편집앨범이 성에 찰 리가 없다. 때문에 편집앨범이 아티스트에 대한 그릇된 편견으로 연결되는 건 아닌지 전전긍긍한다. 그만큼 불매운동 등 적극적인 행동으로 음반사와 싸우는 건 팬들이다.


반면, "이미 돈을 받고 권리를 넘긴 만큼, 이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건 남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최규성 대중음악평론가는 "과거 발매된 음원은 해당 음반사의 재산"이라며 "계약서에 어떻게 명시돼 있는지 따져봐야겠지만, 대부분 법적인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음반 발매도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그들이 수익을 내기 위해 하는 것들을 문제 삼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태규 대중음악평론가도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나 문제가 있다고 보긴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현실적인 문제를 꼬집었다.


하지만 음악엔 아티스트의 음악적 철학과 가치관이 담겨 있다. 이러한 음악들이 모여 만든 게 앨범이고, 베스트 음반은 그 앨범들을 총정리한다는 점에서 단순히 법적인 권리만을 앞세우는 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정상적인 앨범이라면 아티스트가 직접 선곡하고 곡의 순서를 정할 뿐만 아니라, 표지와 속지에도 아티스트의 정서와 음악적 방향이 담겨 있어야 한다. 이 같은 과정이 생략된 앨범에 가치를 논할 수 있을까.


강 평론가도 "아티스트가 의도하지 않은 앨범들이 발매된다는 건 문제"라며 "상업적인 것에 치우쳐 아티스트에 대한 배려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팬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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