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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소희 문신 담배 논란, 젊꼰 창궐인가

  • [데일리안] 입력 2020.04.09 10:36
  • 수정 2020.04.09 10:38
  • 하재근 문화평론가 ()

문신을 했건 담배를 폈건 개인 취향의 문제

연예인 일면 그냥 놔두지 않는 태도는 편협함

ⓒ한소희 블로그ⓒ한소희 블로그

지금이 2020년이라고 믿어지지 않는 황당한 논란이 터졌다. ‘부부의 세계’에 출연중인 한소희가 과거에 문신과 흡연을 했다는 논란이다. 한소희가 과거 SNS에 올린 사진 중에서 팔에 그림이 그려진 모습과 담배를 입에 문 사진이 있다는 것이다. 일부 누리꾼들이 이 사진을 두고 감춰진 과거의 잘못이 드러난 듯이 반응했다.


21세기에 접어들고도 무려 20년이나 지난 지금 터질 논란이 아니다. 문신을 했건 담배를 폈건 개인 취향의 문제다. 이런 행위를 안 좋아할 순 있다. 하지만 그런 행위를 했다고 해서 타인의 과거를 도마 위에 올려놓고 잘못이라고 규정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그런 단죄는 그야말로 ‘쌍팔년도’ 시절에나 있었던 시대착오적인 것이다. 그 당시에 남자는 어느 장소에서건 거리낌 없이 담배를 폈다. 하지만 젊은 여자의 흡연은 용납되지 않았다. 담배 피는 젊은 여자는 부도덕한 사람 취급을 당했다. 담배를 문 여자가 길거리에서 욕설을 듣거나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담배 피는 여자를 질타한 이들은, 담배가 몸에 해로우니 국민보건 차원에서 흡연자의 건강을 걱정한 것이 아니었다. 남자라면 줄담배를 펴도 뭐라고 하지 않다가 여자, 그중에서도 특히 젊은 여자가 담배를 꺼내들면 쌍심지를 켰다.


‘여자가 조신하지 못하게!’ 이런 심리였다. 여자는 청순하고, 순수해야만 하는 존재인데 담배라는 오점으로 그 청순한 이미지를 버렸으니 단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어딜 여자가 감히!’ 이런 심리도 있었다. 우리 사회에선 담배가 수직적 질서와 깊은 연관이 있다. 술은 어른한테 배워도 맞담배는 ‘버르장머리’ 없는 건방진 행동이다. 약자가 강자 앞에서 함부로 피워 물면 안 되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천한 여자가 공개적으로 담배를 드는 것에 공분했다.


‘여자는 재수 없다’는 심리도 있다. 첫손님이 여자면 재수 없다. 배에 여자가 타면 재수 없다. 암탉이 울면 집안에 망조가 든다. 여자 목소리가 담장을 넘으면 재수가 없다. 여자가 건방지게 담배를 꼬나물어도 재수가 없다.


이런 ‘어딜 여자가~~~’ 논리로 ‘쌍팔년도’엔 담배 피는 여자를 단죄했다. 하지만 21세기 이후엔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그런 줄 알았다. 한소희가 담배 문 사진을 두고 사람들이 논란을 벌이기 전까지는 말이다. 단지 여자가 담배 문 사진을 올렸을 뿐인데 논란이 이는 것을 보니 우린 아직도 쌍팔년도 프레임에 살고 있었나보다.


문신도 그렇다. 쌍팔년도 시절엔 문신이 금기였다. 요즘은 젊은 층의 패션처럼 변한 측면이 있고 문신이 드러난 연예인도 많다. 그래서 세상이 바뀐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이것도 여자라는 게 문제다. 남자 연예인의 문신은 이렇게 도마 위에 오르지 않았다. 여자가 하니까 논란이다.


‘어딜 여자가’, ‘감히 여자가’, 이런 쌍팔년도 사고방식이 아직 살아있는 것이다. 젊은 누리꾼들이 ‘젊꼰’(젊은 꼰대)이 되어 한소희의 품행에 ‘지적질’을 하고 나섰다. 연예인은 원래 다양한 스타일을 선보이게 마련인데, 그런 연예인의 일면조차 그냥 놔두지 않는 태도가 이들의 편협함을 말해준다. 여자는 청순하고 순수해야만 한다는 조선식 윤리관이 끈질기게 생명을 이어간다.


글/하재근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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