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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홍남기와 이주열의 엇갈린 공치사

  • [데일리안] 입력 2020.03.30 07:00
  • 수정 2020.03.29 20:16
  •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美 장관에게 손 편지 보낸 韓 경제 수장…아슬아슬한 발언 수위

"나보다 연준 의장 주목받게 해야"…한은 총재의 선 넘은 메시지

홍남기(왼쪽)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2차 비상경제회의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뉴시스홍남기(왼쪽)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2차 비상경제회의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뉴시스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스와프 체결이 이뤄진지 어느덧 일주일이 지난 가운데, 그 직전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에게 보냈다는 손 편지가 여전히 화제다. 이를 두고 홍 부총리가 통화스와프에 일조를 했다는 평가로 이어지면서 금융권의 뒷말을 풍성하게 만드는 모습이다.


이런 맥락에서 한미 간 통화스와프 발표 다음 날 홍 부총리가 외신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나온 언급은 의미심장하다. 이 자리에서 홍 부총리는 자신이 10년 전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당시 현장에 있었다고 소개하며, 재무성이 나름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구조라는 뉘앙스의 발언을 했다. 므누신 장관에게 보낸 손 편지가 이번 통화스와프에 도움을 줬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홍 부총리의 이 같은 셀프 공치사에 금융권에서는 뜨악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결국 미국 행정부가 중앙은행인 연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소지가 다분해서다. 미국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둘러싸고 난데없이 한국의 경제 수장이 의문부호를 띄운 꼴이다.


같은 날 이주열 한은 총재는 정 반대의 공치사를 내놨다. 본인이 아닌 미 연준 의장을 향해서다. 이날 이 총재는 이번 통화스와프가 기축통화국 중앙은행으로서의 리더십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라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신속한 결정에 감사를 표한다고 전했다. 도움을 준 상대국 중앙은행 수장에게 보내는 일종의 예우였다.


이보다 주목을 끈 건 이어진 사족이었다. 이 총재는 기자들에게 비공식 메시지 형식으로 한은 총재 역할보다는 미 연준의 리더십과 파월 의장의 빠른 결단이 언론의 주목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통화스와프를 두고 그 동안 이 총재가 닦아놓은 파월 의장과의 인적 네트워크가 힘을 발휘한 것이란 보도가 잇따르자 부담을 느낀 모양새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금융권에서는 사대주의적 사고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아무리 그래도 한 나라의 중앙은행장이 이렇게까지 상대국 띄워주기에 나설 필요가 있냐는 볼멘소리다. 결국 자국 언론을 동원해 다른 나라의 중앙은행장에게 용비어천가를 보내려는 행태란 다소 감정 섞인 비난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렇게 우리나라 경제 리더들이 앞 다퉈 다양한 공치사를 늘어놓는 이유는 그 만큼 한미 통화스와프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뜻일 테다. 통화스와프는 양국 중앙은행이 서로에게 마이너스 통장을 내주고 언제든지 상대방의 외화를 꺼내 쓸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펜데믹 확산 속 극도로 불안이 커지고 있는 외환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한 카드다.


문제는 통화스와프 직후 잠시 안정을 찾는 듯 했던 국내 금융 시장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는 점이다. 주식 시장은 매일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널뛰기 장세를 이어가고 있고, 주춤했던 원화 가치 하락도 다시 우려스러운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가의 보도처럼 기대를 모았던 통화스와프도 제대로 약발을 발휘하지 못하는 흐름이다.


우리는 10여년 만에 다시 금융위기의 기로에 서 있다. 어떤 공치사도 공감보다는 반감을 살 수밖에 없는 이유다. 눈앞의 통화스와프가 누구의 공인지 판가름 난다 해서 현재의 난국이 극복되는 것이 아니다. 지금은 오롯이 위기를 극복하는데 전력을 쏟아야 할 때다. 이런저런 공치사는 그 뒤에 이뤄져도 늦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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