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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가 최대 피해자? 국민이 비난 가해자인가?

  • [데일리안] 입력 2020.02.24 08:20
  • 수정 2020.02.28 05:59
  • 하재근 문화평론가 ()

신천지, 충분한 정보 제공해서 이런 의혹 불식시켜야

피해 주장하기 전에 공동체에 대한 책임부터 다 해야

신천지 대구 교회를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데 지난 2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천지예수교 서대문시온교회에서 방역업체 관계자가 방역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신천지 대구 교회를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데 지난 2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천지예수교 서대문시온교회에서 방역업체 관계자가 방역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신천지예수교가 신천지 ‘성도들’이 코로나19의 최대 피해자라고 한다. 23일 밝힌 공식 입장을 통해서다. 대구 신도 명단과 신천지 시설 주소를 질병관리본부에 제공했고, 교회 활동을 중단했으며, 1100여 개의 신천지 시설 폐쇄 후 소독하는 등 당국에 협조하고 있으나 근거 없는 혐오와 비난을 당하는 신도들이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그럼 국민이 당한 피해는 무엇이며, 국민이 비난의 가해자라는 말인가?


신천지 모임에서 폭발적인 감염이 시작되고 초유의 전염병 국가 위기가 초래된 지금, 신천지 신도가 최대 피해자라고 규정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지금은 죄송하다는 것 외엔 할 말이 없는 상황인데도, 자신들의 피해를 내세우는 것 자체가 국가공동체에 무책임한 이들의 태도를 웅변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물론 이들이 정말 이유 없이 비난을 당하는 거라면 시정해야 하는데, 이유가 없지 않다는 게 문제다.


신천지 감염 사태를 처음 알린 31번 환자만 하더라도 청도 방문을 부인하다 휴대전화 GPS 분석으로 청도 방문이 확인됐다고 보도됐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디에서 누구와 접촉했는지 밝히지 않는 가운에 찜질방 방문만 확인된 상태라고 한다. 단지 찜질방을 이용하기 위해 다른 도시에 갔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기 때문에 당연히 의혹이 나온다. 이것이 보도 내용에 기반한 의혹인데,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면 정확한 사실을 공개하면 된다. 동선과 접촉자 등 사실관계를 밝히는 것이 자신들의 피해를 주장하는 것보다 우선이어야 한다.


신천지 모임 흔적을 없애려고 한다는 의혹도 보도된 바 있다. 한 지역 신천지 텔레그램 대화방에 "방 자체를 다 없애는 것으로 말씀하셨다. 각 부서장, 전도부장, 신학부장 등 책임자분들은 생명창에서 다 나가는 것 확인하시고 안 나가는 사람은 추방해서 방 정리하시면 되겠다"라는 공지가 떴다는 것이다. 이것을 제보한 이는 “구역방, 공지방, 장년회전체공지방, 전도피드백방, 기도방, 말씀방 등 모든 텔레그램 방이 '폭파'됐다”라고 주장했다.


해당 내용을 보도한 매체는 B전도사의 말을 빌어 "텔레그램방 목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포교 활동과 내부 공지다. 문제는 여기에 신천지 내 비공식적인 포교 지점이나 근거지 등 내용이 전부 공개돼 있다는 것"이라며 "신천지 거점이 되는 장소들 대다수가 정말 평범하거나 차명 건물인 경우가 많다. 텔레그램방을 유지했다가 이런 것들이 정부 조사를 통해 다 노출되면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라고 보도했다. 이런 보도가 나오니 신천지를 향한 의혹의 시선이 이어지는 것이다.


신천지 교회 활동은 멈췄어도 기존에 진행 중인 전도 대상자와의 친교 관계는 유지한다는 주장도 있다. 친교 관계를 유지하려면 접촉이 이어질 수도 있고 신천지 쪽 전도자의 정체를 숨겨야 할 필요도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신천지 대구경북 예배회의 한 목사나 대구지파 섭외부 등이 상황 대처 메시지를 뿌렸는데 그 내용이 ‘자신이 S(신천지)라는 걸 알리지 말라. S가 오픈됐으면 예배를 다른 곳에서 드렸다고 하라. 부모님 덕분에 S에 안 갔다고 하라. S라고 의심받을 경우 S와 관계없음을 확실하게 표시하라’는 취지였다는 주장도 보도된 바 있다. 신천지가 모임을 금지했다는 날 잠실의 신천지 거점으로 의심되는 곳에서 모임이 이루어졌다는 주장도 보도됐다.


광주에서 20일에 확진판정을 받은 이는 19일에 증상 없는 상태에서 보건소를 찾았는데,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 참석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고 한다. 증상이 없으니 보건소는 귀가 조치했고, 이 사람은 식당 등을 방문했다. 그러다 증상이 나타나 보건소를 다시 찾았다고 보도됐다. 그 전까지 신천지 광주 교회 측에선 대구교회 예배 참석자가 없다는 입장이었다고 한다.


인천에서 확진된 이는 이달 14일부터 17일까지 신천지 대구예배에 참석했는데, 부평역과 부평시장을 방문하는 등 생활을 이어가다 대구시로부터 검사를 권고 받고서야 진료소를 찾아 확진됐다. 21일에 대구가톨릭대 병원에서 확진된 이는 수술 전에 신천지 교인임을 밝히지 않았다가 수술 후에야 밝혀 확진되면서 의료진 38명이 격리되고 병동이 폐쇄됐다.


이러니 신천지 신도들이 자신들의 이력을 명확히 드러내지 않는다는 의구심이 생기는 것이다. 뚜렷한 이유 없이 광범위한 동선을 보이거나, 뒤늦게 31번 환자와 접점이 드러난 확진자도 있어서 아직도 뭔가를 숨기는 신도가 있다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신천지 측은 자신들의 시설 1100여 개를 공개했다고 하지만, 신천지 전문가 집단이라고 보도된 ‘종말론사무소’에선 신천지 보유 부동산이 1529곳이라고 주장했다. 이러다보니 신천지가 공개했다는 정보에도 의혹이 제기된다.


신천지가 억울하다고 할 때가 아니라,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서 이런 의혹들을 불식시켜야 한다. 대구뿐만 아니라 믿을 수 있는 전체 신도 명단, 거점 목록은 물론이고, 회합일지, 전도 대상 접촉자 명단, 해외활동 내역, 청도 대남병원 장례식 참석자 명단도 모두 제공해서 당국이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정리된 자료만 제공할 것이 아니라 교단 서버와 교계 인사들의 휴대폰 메시지 내역을 당국이 분석할 수 있도록 한다면 신뢰도가 더욱 제고될 것이다.


신천지 교인인 31번 환자로부터 최연소 환자인 생후 16개월 아이까지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사태에 대해 신천지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처지다. 피해를 주장하기 전에 공동체에 대한 책임부터 다 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의 인식도 달라질 것이다.


글/하재근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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