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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2020] 이완구, '후배 총리' 이낙연 충청行에 "여기가 종로냐"


입력 2020.04.10 17:42 수정 2020.04.10 17:42        데일리안 부여(충남) =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부여에서 전직 국무총리들 지원유세 '맞대결'

"부여에 왜 왔으며 뭘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

부여는 자존심 강한 동네인데 자존심 상한다"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10일 오후 부여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열린 정진석 미래통합당 후보 지원 유세에 앞서 한때 자신의 지역구였던 부여의 군민들과 주먹악수를 나누며 반갑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데일리안 정도원 기자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10일 오후 부여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열린 정진석 미래통합당 후보 지원 유세에 앞서 한때 자신의 지역구였던 부여의 군민들과 주먹악수를 나누며 반갑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데일리안 정도원 기자

충청 출신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서울 종로에 출마한 호남 출신 이낙연 전 총리의 대전·충남북 지원 유세를 겨냥해 "여기 돌아다니기에 여기가 종로인 줄 알았다"라며 "왜 여기에 왔으며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라고 의문을 표했다.


이완구 전 총리는 10일 오후 부여 장날을 맞이해 부여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열린 충남 공주부여청양 정진석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서, 같은날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선 이낙연 전 총리를 가리켜 이같이 말했다.


이 전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옆에 보니까 이낙연인가, 내 후배 총리가 여기 와서 유세를 하더라"며 "아니, 종로에 가서 있는 줄 알았더니 왜 부여에 왔으며,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이낙연 전 총리가) 여기를 돌아다니기에 여기가 종로인 줄 알았다. 이해가 잘 되지 않고 굉장히 마음이 아프다"라며 "점잖은 처지에 말씀은 안 드리겠지만 어떻게 부여가 이렇게 됐느냐. 부여 분들께서 잘 깊이 생각해보시라"고 권했다.


이와 관련 이완구 전 총리는 충남 부여는 충청도 국무총리를 두 명 낸 '자존심이 강한 동네'라며, 현 정권에서 충청이 홀대당하고 있는 것에 자존심이 상한다고 분개했다.


이 전 총리는 "이 부여는 정말로 자존심이 강한 동네"라며 "생전에 김종필 총재를 모시고 있을 때, 불평도 하고 대들기도 했으나 돌아가시고나니 그 어른의 그늘이 너무나 컸다. 그것을 나는 생전에 몰랐다"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영남·호남·충청 이랬는데 어느 새인가 영남·호남과 '기타'가 돼버렸다. 충청도가 '기타'가 됐다"며 "충청도가 정치지도에서 사라지고, 충청을 주목하는 사람이 없다. 역대 정권에서 이렇게 충청이 홀대받은 적도 없다. 정말 자존심이 상한다"라고 토로했다.


또, 이날 지원 유세에서 이완구 전 총리는 부여·청양 등을 중심으로 3선을 하고 제1당 원내대표까지 했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재선에 도전하는 박수현 민주당 후보보다 5선에 도전하는 정진석 통합당 후보를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이 전 총리는 "대충 선거하면 큰일난다. 내가 156명 국회의원을 지휘하면서 원내대표를 해봐서 아는데, 미안한 이야기지만 초재선은 보이지도 않는다"라며 "박모 씨인가 이제 들어가면 재선인데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 뭘 하겠느냐"라고 공격했다.


그러더니 "정진석 후보는 그런 원내대표를 이미 지낸 사람 아니냐. 당선되면 5선"이라며 "이완구를 총리까지 만들어준 고마운 부여군민께서 정진석을 5선으로 만들어 충청 대표선수를 뛰어넘어 전국의 대표선수로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윤석열 죽이느냐 살리느냐가 이번 총선 주제
그나마 하나 남아있는 충청의 인재가 윤석열
충청인이 억울한 일 당하잖도록 '언덕' 되겠다"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10일 오후 부여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열린 정진석 미래통합당 후보 지원 유세에서 유세차에 올라 연설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정도원 기자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10일 오후 부여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열린 정진석 미래통합당 후보 지원 유세에서 유세차에 올라 연설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정도원 기자

정진석 통합당 공주부여청양 후보도 이 전 총리의 연설에 뒤이어 유세차에 올라 마이크를 잡았다. 정 후보는 김종필 전 총리,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이완구 전 총리가 이루지 못한 충청대망론을 받들겠다며, 영호남 패권 싸움 속에서 충청이 소외돼 있을 때 충청도 사람들이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비빌 언덕'이 되겠다고 '역할론'을 내세웠다.


정진석 후보는 "김종필 총재,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이완구 전 총리의 못 다 이룬 꿈이 있다"며 "여러분이 허락한다면 선배들이 못 이룬 충청대망론을 나 정진석이 받들어보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영호남 패권 싸움이 일어나고 있는데, 우리 충청은 소외당해서 아무 것도 못하고 있다"며 "우리 충청도 사람들이 억울한 일,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정치적으로 비빌 언덕이 돼줄 사람, 나 정진석이 할 수 있다"고 자임했다.


이와 관련, 정진석 후보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서 "대한민국에 그나마 하나 남아있는 충청의 인재가 윤석열 검찰총장"이라며 "내 고향 사람 윤석열은 내가 지키겠다"고 자처해, 정치적 파장이 주목된다.


정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은 자랑스런 공주 사람이다. 윤 총장의 어른이 공주농고(현 공주생명과학고) 14회 졸업생"이라며 "'윤석열을 죽이느냐 살리느냐' 이게 이번 총선의 주제"라고 규정했다.


이어 "문재인정권은 윤석열 검찰총장을 높은 대나무 위에 올려놓고 흔들고 있다"며 "국회의원 선거에 나선 후보자가 '총선이 끝나면 윤석열 검찰총장 부부가 공수처의 첫 번째 수사 대상'이라고 겁박하고 있다"고 주의를 환기했다.


그러면서 "안희정 전 충남지사는 JTBC 손석희의 폭로로 '비명횡사'했다. 잠깐 '충청대망론'을 불러일으켰던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도 귀국한지 한 달이 안 돼 뜻을 접어야 했다"며 "이 큰 대한민국에 그나마 하나 남아있는 충청의 인재가 윤석열 검찰총장이다. 윤석열과 부인까지 총선 끝나면 감옥에 보내겠다는 정권의 암수를 서울로 올라가서 내가 막아내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완구 전 총리는 이날 지원 유세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충청 지역의 특성상 여론이 완전히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의 여론조사 판도는 완벽하게 신뢰할 수는 없다는 뜻을 밝혔다.


이 전 총리는 취재진의 물음에 "충청은 민심이 원래 조금 늦게 움직이는 면이 있다"라며 "충청의 특수한 성향으로 볼 때 2~3일 뒤에 여론이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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