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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자동차까지 잇단 위기…고심 깊은 이동걸 산은 회장


입력 2020.04.07 06:00 수정 2020.04.07 00:32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쌍용차, 모기업 '마힌드라' 자금지원 철회에 "정부·금융권 지원 필요" 요청

아시아나 매각-LCC·두산중공업 추가지원 등 첩첩산중…산은 역할론 부각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실물·금융 복합위기가 본격화되면서 이동걸 산은 회장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항공업권과 자동차, 중공업 등에 이르기까지 업종을 막론하고 산업은행에 유동성 지원 시그널을 보내는 기업들이 늘면서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놓였기 떄문이다. ⓒ산업은행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실물·금융 복합위기가 본격화되면서 이동걸 산은 회장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항공업권과 자동차, 중공업 등에 이르기까지 업종을 막론하고 산업은행에 유동성 지원 시그널을 보내는 기업들이 늘면서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놓였기 떄문이다. ⓒ산업은행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실물·금융 복합위기가 본격화되면서 이동걸 산은 회장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항공업권과 자동차, 중공업 등에 이르기까지 업종을 막론하고 산업은행에 유동성 지원 시그널을 보내는 기업들이 늘면서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쌍용차 모기업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이 지난 3일 쌍용차에 대한 신규 투자 계획을 철회하면서 쌍용차의 경영정상화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예병태 쌍용차 사장 역시 6일 ‘임직원 여러분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회사는 노동조합과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정부와 금융권의 지원 요청을 할 예정”이라며 쌍용차 자체적으로 유동성 위기 및 금융지원을 공식화했다.


올초까지만 해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은 오는 2022년까지 5000억원을 투입해 쌍용차를 흑자 전환하겠다며 정부와 산업은행의 지원을 요청했다. 당시 이동걸 산은 회장과 면담을 가진 마힌드라는 2300억원을 내고 쌍용차가 1000억원 자체 마련하는 내용을 골자로 나머지 1700억원의 정부 및 한국 금융권 지원을 요청했으나 지원안을 백지화한 것이다.


이에 세간의 관심은 주채권은행인 산은으로 쏠리고 있으나 해당 은행은 당혹감 속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마힌드라가 포기한 쌍용차를 지원하는 것은 ‘대주주의 책임’을 전제로 하는 산은의 구조조정 원칙에 어긋나는 데다, 대주주 공식 요청 없이 섣불리 지원에 나서기도 쉽지 않다. 반면 최악의 경우에는 대량해고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동걸 회장은 "(마힌드라 그룹의 자금지원 거부 관련)진의를 파악 중"이라며 "만기연장을 논의하기에는 이르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금융당국은 쌍용차의 경영정상화 노력을 전제로 채권단을 통한 금융지원 가능성을 일정부분 열어놓은 상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기자들에게 보낸 공개서한을 통해 "채권단 등이 쌍용차의 경영쇄신 노력과 자금사정 등 제반여건을 감안해 경영정상화를 뒷받침할 부분이 있는지 협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최근 유래없는 위기에 놓인 항공사들의 자금지원 요청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 중인 HDC현대산업개발이 산은에 아시아나항공 차입금에 대한 지원을 요청할 것이라는 관측이 점차 힘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여파에 아시아나항공의 실적 악화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열악한 재무상황으로 기업가치가 계속 하락하고 있는 만큼 차입금 지원이나 재협상 여지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산은은 매각과 관련해 기존과 달라진 내용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매각 시나리오에서 지원 요구를 수용할 경우 자칫 특혜시비 논란이 불거질 수도 있고 출자전환이나 채권단 협약 등이 진행될 경우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취지가 무색해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 고민이 적지 않다. 산은은 이미 심각한 경영난에 처한 저비용 항공사(LCC)를 대상으로 3000억원 규모의 자금 지원을 진행 중이고 항공산업 전반에 대한 종합대책을 관계부처와 논의해 조만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두산중공업에 대한 지원도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산은은 앞서 수출입은행과 함께 두산중공업에 1조원 규모 자금 지원을 결정했다. 그러나 두산중공업의 총차입금 4조9200억원 중 올해 만기 도래액만 4조2700억원 규모인 만큼 추가 자금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두산중공업은 다음달쯤 자구계획안을 내고 추가 자금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편 국내 기업들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기 시작한 산은은 추가지원 여부 및 산업 전방위 구조조정 등에 대해서도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특히 한정된 파이 속 경쟁력을 잃은 기업에 대한 무리한 지원보다는 이를 계기로 관련 산업 전반에 대한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는 만큼 칼자루를 쥔 이동걸 회장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산은 역시 코로나19 피해업종에 대한 지원 방안을 발표하면서 금융지원과 함께 일부 산업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최대현 산은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지난달 27일 LCC에 3000억원의 금융지원안을 확정하면서 "추가 지원이 이뤄진다면 부처에서 (항공사) 재편과정 등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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