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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2020] 서울강서을, 나란히 산토끼 공략에 나선 진성준·김태우


입력 2020.04.06 05:00 수정 2020.04.06 06:05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진성준, 자영업자 많은 농수산시장 방문

김태우, 30~40대 겨냥 발산역서 선거운동

집토끼 결집 후 산토끼 공략에 방점

코로나로 가라앉은 선거분위기 확연

강서 농수산시장과 발산역을 각각 찾은 민주당 진성준 후보와 미래통합당 김태우 후보 ⓒ데일리안 정계성 기자 강서 농수산시장과 발산역을 각각 찾은 민주당 진성준 후보와 미래통합당 김태우 후보 ⓒ데일리안 정계성 기자

서울 강서을은 문재인 정부 ‘호위무사’ 민주당 진성준 후보와 ‘조국 저격수’ 미래통합당 김태우 후보가 맞붙는 접전지역이다. 정치적 메시지가 분명한 만큼, 지지층 결집은 어느 정도 이뤄진 분위기다. 따라서 결판은 중도층과 상대편 표심을 얼마나 빼앗아 오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공식선거운동을 시작하고 처음 맞는 일요일인 5일 오후 두 후보는 서둘러 취약지역 공략에 나섰다.


진 후보는 강서 농수산물도매시장을 찾았다. 선거구역으로는 강서갑에 위치한 곳이지만 강서을 유권자들의 방문이 많은 지역이다. 무엇보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이 큰 자영업자들을 격려하고 달래기 위한 목적이 컸다. 실제 코로나 여파로 “평소보다 손님이 절반 이상 줄었다”는 게 상인들의 목소리였다.


상인들의 반응은 대체로 호의적인 모습이었다. 지나가는 진 후보를 붙잡고 회 한 점씩 건네며 “힘내라”고 오히려 격려하는 상인이 적지 않았다. 중간중간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는 유권자도 있었다. 수산시장 내 한 음식점 사장님은 진 후보와 수행하는 선거운동원에게 일일이 음료수를 대접하기도 했다.


10년 동안 수산시장에서 활어회 판매를 했다는 김모(45) 씨는 “경제가 어렵고 장사가 잘 안 되는 것은 맞는데, 정부정책 보다는 코로나19 때문인 것 같다”며 “문재인 정부가 3년 밖에 안 됐기 때문에 조금 더 기다려줘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진 후보에 대해서는 “지난번에 떨어졌는데 계속 지역에 남아서 인기가 좋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게 나라냐! 제대로 하라!”는 엄한 질책도 있었다. 진 후보는 쓴웃음을 지으며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자신들을 개인택시 기사들이라고 밝힌 이들은 “서울에서 택시운전사들이 가장 많이 사는 지역이 노원구와 강서구”라며 “전 정부에서는 돈을 벌지는 못해도 먹고살만 했는데 문재인 정부 들어서 생계가 위태롭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야를 떠나 선거 자체를 탐탁치 않아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마트 출납원 이모(52) 씨는 “다들 먹고 살기 힘들다고 아우성인데 선거가 눈에 들어오겠느냐”며 “예전에는 선거철이 되면 후보에 대해 두런두런 이야기도 하고 그럴텐데 요즘은 별로 말들이 없다”고 전했다.


선거운동을 마치고 기자와 만난 진 후보는 “코로나19로 주민들을 많이 만날 수 없는 현실에서 그나마 농수산 시장에서 많은 주민들을 만나뵐 수 있어서 좋았다”면서도 “코로나19가 남긴 상처 때문에 고통받는 상인들을 보니 마음이 아픈 이중적 감정이 든다. 정부와 여당이 힘을 모아 지원책을 강구해야 겠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김 후보는 발산역 사거리 인근 백화점과 마곡지구를 찾았다. 주로 30~40대 유동인구가 많은 곳으로 방학동과 가양동에 비교하면 김 후보 입장에서는 험지다. 초창기에는 명함을 안받거나 받더라도 바로 버리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분위기가 많이 부드러워졌다고 한다.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주먹인사를 나누는 김 후보를 알아보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멀리서 먼저 인사를 하기 위해 일부러 길을 건너는 사람도 있었다. 물론 냉담한 반응도 적지 않았지만 김 후보 특유의 넉살로 다가가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었다.


등촌3동에 거주하고 있다는 정모(48) 씨는 “여야 지지층이 확 갈라져 있고 싸움만 하다 보니까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함께하는 것은 드문 것 같다”면서도 “제 주위에서는 김 후보가 용기가 있어서 지지한다는 여론이 많다”고 전했다. “허황된 공약 말고 지킬 수 있는 정책을 가지고 열심히 하시라”는 격려도 했다.


방학1동에서 아이와 함께 쇼핑을 온 강모(38) 씨는 “30~40대가 미래통합당에 부정적이라고 하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다”며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했는데, 조국 사태 이후 조금 바뀌었다. 정부를 견제해야한다는 차원에서 이번에는 미래통합당 후보를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60만 유튜버’를 알아보고 먼저 다가와 기념사진촬영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김 후보가 ‘유튜버’라고 소개하니 10대들 사이에서는 ‘후~후~’라는 격한 호응도 나왔다. 청년들에게는 ‘1인 미디어타운 조성’, 주부들에게는 ‘엄마쉼터’, 50대 이상에는 ‘조국과 싸운 김태우’ 등 맞춤형 명함을 준비한 그다.


김 후보는 “10~20대 주민들에게 의외로 호응이 좋은 반면, 30~40대에서는 여전히 냉담한 편”이라며 “그래도 한 번 올때마다 좋아지는 것이 피부로 느껴진다. 처음에는 안 받거나 받아도 바로 버리는 주민이 많았는데 요즘은 절반 이상이 받아주시고, 버리는 분은 거의 없다. 이 분들은 제게 두 표의 가치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자주 올 것”이라고 말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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