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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지원금, 고가아파트 보유자 제외…“세금만 올리고, 우린 국민 아니냐”


입력 2020.04.03 15:28 수정 2020.04.03 15:57        이정윤 기자 (think_uni@dailian.co.kr)

공시가격 인상으로 세금 늘었는데…고가아파트도 작년比 42% 증가

일부는 정부‧서울시 중복 지원금 받기도…“국민 편가르기, 형평성 어긋나”

윤종인 행정안전부 차관이 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소득 하위 70%를 대상으로 하는 재난지원금 지급기준을 발표하고 있다.ⓒ뉴시스 윤종인 행정안전부 차관이 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소득 하위 70%를 대상으로 하는 재난지원금 지급기준을 발표하고 있다.ⓒ뉴시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들을 돕기 위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결정했다. 이 가운데 고가 아파트 보유자 등은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국민 여론이 둘로 분열될 분위기다.


주택으로 인해 지급 대상에 포함되지 못한 사람들은 매년 세금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데 정작 어려운 시기에는 정부의 지원은 받지 못하게 됐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온다.


올해 정부가 실시한 공시가격 인상으로 고가 주택에 해당하는 9억원을 넘는 아파트가 크게 늘어난 상황이어서 여론의 반발이 상당하다. 특히 일부는 정부 지원금에 서울시의 재난긴급생활비까지 중복으로 받을 수 있게 되면서 선거용 포퓰리즘이라는 지적도 분분하다.


정부는 3일 ‘긴급재난지원금 범정부 TF’ 회의를 열어 이러한 내용으로 긴급재난지원금 대상자 선정 기준 원칙을 정해 발표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정부는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소득하위 70%인 1400만 가구에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구체적으로는 직장가입자의 경우 본인 부담 건보료가 ▲1인 가구 8만8344원 ▲2인 가구 15만25원 ▲3인 가구 19만5200원 ▲4인 가구 23만7652원 이하일 때 지원대상이 된다. 지역가입자는 ▲1인 가구 6만3778원 ▲2인 가구 14만7928원 ▲3인 가구 20만3127원 ▲4인 가구 25만4909원 이하가 대상이다.


만약 소득 하위 70%에 해당하더라도 고가 아파트 보유자 등 고액 자산가는 긴급재난지원금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와 관련된 기준은 추후 마련한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문제는 고가 아파트 보유자의 경우 올해 크게 인상된 공시가격으로 세금 부담은 무거워졌지만 정부 지원금 대상에서는 제외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점이다. 특히 공시가격이 오르면서 고가 아파트의 기준인 9억원을 넘는 공동주택 수도 급증해 논란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 공동주택 평균 공시가격 인상률은 지난해(5.32%)보다 인상폭이 커진 5.99%로 나타났다. 서울의 경우 지난해보다 14% 이상 올랐다. 또 공시가격 인상에 따라 9억원을 초과하는 고가 공동주택은 올해 30만9361가구로 지난해(21만8124가구)보다 무려 41.8% 늘어났다.


더구나 서울시에서는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외에 자체적으로 재난긴급생활비를 중복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서울시민 중에서 중위소득 100% 이하면서 건보료 기준 소득 하위 70%일 경우 중복지원 대상이 되는 것이다.


정부의 발표 직후 네티즌들은 “세금은 다 내고 어려울 땐 도움도 못 받고, 세금 많이 내는 사람은 국민도 아니냐”, “정부에서 국민들을 편 가르기 하고 있다”는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


일각에서는 코앞으로 다가온 총선에 국민 세금을 포퓰리즘 정책으로 남발하고 있다는 지적도 상당하다.


이에 대해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기초수급대상자 정도가 아닐 경우 50만원, 100만원을 나눠주는 건 실질적으로 경제에 큰 도움이 안 될 수 있다”며 “차라리 저리로 융자를 해주는 게 맞는 방법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 세금을 포퓰리즘 정책에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최근에 집값이 떨어지고 있는데 공시가격을 크게 올려놓은 것도 국민정서에 맞지 않는다”며 “집값이 떨어졌다고 당장 세금을 깎아주는 게 아니다보니, 공시가격 산정방식도 합리적인 개선 방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정윤 기자 (think_u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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