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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가해자에게 서사 입히지마"…'n번방' 다룬 방송 '극과 극'


입력 2020.04.01 14:41 수정 2020.04.01 14:42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방송 캡처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방송 캡처

미성년자 등에 대한 성착취 불법 촬영물을 제작·유포한 텔레그램 대화방인 'n번방' 이 국민적인 공분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방송계가 관련 내용의 프로그램을 잇따라 내보내고 있다. 과거에 방송됐던 프로그램이 재조명 되는가 하면, 방송 내용에 따라 극과 극 평가로 나뉘기도 한다.


1월 17일 방송한 SBS '궁금한 이야기Y'는 텔레그램 성 착취방'을 운영하는 '박사'의 정체를 추적했다. 제작진은 텔레그램 방을 통해 '박사'와 접촉했다. 그는 "돈이 될 것 같아 사업을 했을 뿐"이라며 자신은 돈만 된다면 사람을 쏠 수 있으며, 관련 보도가 나갈 시엔 사고가 일어날 것이라며 오히려 제작진을 협박하는 모습을 보였다.


MBC '실화탐사대'는지난달 12일 방송에서 텔레그램 n번방'이라는 주제로 텔레그램상에서 여성들의 나체 등을 찍은 영상물을 공유하고 있는 단체 채팅방을 조명했다.


방송에 나온 한 제보자는 "아동에게 가학적인 가해를 저지르는 영상들이 있었다. 피해자 연령대는 13살부터 17살까지"라고 고백했다. 또 다른 제보자는 "신종 성범죄인 소위 '지인능욕'이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다"고 증언했다.


같은 달 JTBC 탐사보도프로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는 '텔레지옥 박사Q 찾아서!' 편으로 꾸며졌다. 자신을 '박사'라고 밝힌 한 인물은 '스포트라이트' 측에 비밀채팅을 시도했다. 그는 "마약, 사채, 흥신소 등을 했던 범죄자다. 나는 절대 잡히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채팅방을 만든 이유에 대해서는 "별 이유 없다. 돈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피해자들에게 성 착취물을 요구한 이유에 대해 "내 자료는 내가 만드는 게 아닌 소비자들의 취향이 만든 결과물"이라고 말해 충격을 줬다.


이들 세 프로그램의 방송 요약본은 'n번방' 사건이 터진 후 포털사이트 블로그에 연이어 올라오며 재조명되고 있다.


'n번방' 사건이 알려진 후에는 지상파 대표 시사 교양 프로그램인 'PD수첩'과 '그것이 알고 싶다'가 앞장섰다.


MBC 'PD수첩'은 지난달 31일 방송에서 '악의 끝판, N번방' 편을 내보내 조주빈 보다 일찍 텔레그램에서 추앙받았던 인물 '갓갓'을 파헤쳤다. 아울러 성범죄에 대한 법원의 솜방망이 처벌을 꼬집어 공감을 샀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 역시 'n번방' 사건을 다뤘지만 반응은 시원치 않다. 지난 주말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가해자에게 '서사'를 부여했다며 비판했다. '그알' 애청자들까지 실망했다고 말할 정도다.


한 시청자는 "피해자들이 어떤 심정으로 증언했는지 공감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 기획이었다"라며 "조주빈의 삶의 궤적을 보여줬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시청자는 "인간극장인 줄 알았다. 가해자에게 서사가 왜 필요한가.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든, 부모가 이혼했든 전혀 관심 없다. 과거에 상처가 있다고 해서 범죄가 정당화되느냐"고 지적했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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