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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2020] '양당 구도' 압축 충청권…표심 겨냥한 공약 대결 '불꽃'


입력 2020.04.01 08:46 수정 2020.04.01 08:59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2일 0시부터 공식선거운동, 흐름은 '양당 구도'

제3지대 형해화…충청권이 양당 '캐스팅 보트'

민주당·통합당, 충청권 표심 구애 '맞춤형 공약'

4·15 총선 공식선거운동기간 개시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양당은 이번 총선의 '캐스팅보트' 충청권 표심에 구애하기 위해 대전·세종·충남·충북 '맞춤형 공약'을 선보여, 지역민들의 선택이 주목된다.


오는 2일 0시부터 공식선거운동기간이 시작된다. 지금까지의 판세는 양당 대결 구도가 굳혀지고 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민생당 중진의원은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이번 총선에서는 '제3지대'의 설 자리가 없어졌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박수택 정의당 경기 고양병 후보는 "소수 정당 후보들은 언론의 조명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여론의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며 후보를 전격 사퇴하고 정의당도 탈당했다. 민생당은 21번까지 발표한 비례대표 후보 명부 중에서 네 명이 후보를 자진사퇴하거나 탈당했다. 국민의당 대전시당위원장으로 사실상 대전시당을 떠받치고 있던 한현택 전 대전 동구청장도 국민의당 탈당을 선언했다. 제3지대의 형해화 조짐이 역력한 셈이다.


이렇듯 양당 대결 구도가 굳어지는 상황에서 호남에서는 지난 2016년 총선에 비해 민주당의 의석 대폭 증대가 확실시된다. 영남에서는 통합당의 의석 탈환 가능성이 점쳐진다.


결국 신민주공화당·자민련·국민중심당·자유선진당 등 충청권 지역정당도 없이 치러지는 이번 총선에서는 충청 표심이 양당 중 어디를 밀어주느냐에 따라 전체 총선 판도가 출렁인다는 점에서, 이른바 '백마강 벨트'의 표심이 핵심 관전 포인트라는 관측이다.


이 때문에 더불어민주당 정책공약집 '더 나은 미래'와 미래통합당 정책공약집 '대한민국을 재설계, 미래로 재도약'을 살펴보면 대전·세종·충남·충북 등 충청권을 겨냥한 약속이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하고 심혈을 기울인 게 역력하다는 분석이다.


대전…혁신도시 지정 및 공공기관 유치는 공통
민주당, 근로시간단축 '대전형 좋은 일터 사업'
통합당, 대전역세권개발사업 민간사업자 유치


더불어민주당 대전 동구 장철민 후보와 대전 대덕 박영순 후보, 미래통합당 대전 동구 이장우 후보와 대전 대덕 정용기 후보(사진 왼쪽부터). ⓒ데일리안·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대전 동구 장철민 후보와 대전 대덕 박영순 후보, 미래통합당 대전 동구 이장우 후보와 대전 대덕 정용기 후보(사진 왼쪽부터). ⓒ데일리안·뉴시스

'충청의 심장' 대전광역시와 관련해 민주당과 통합당은 공히 대전혁신도시 지정 및 공공기관 유치를 '1호 공약'으로 내걸었다.


지난달 6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가균형발전특별법(균특법) 개정안이 의결되면서 대전·충남 혁신도시 지정의 근거가 마련됐다. 다만 근거만 마련됐을 뿐 실제로 지정하고 옮겨가는 공공기관을 결정해야 하는 절차는 남아 있기 때문에, 민주당과 통합당이 공통으로 이를 약속한 것이다. 특히 이장우 통합당 의원은 이를 통해 자신의 지역구인 동구 원도심 개발이 촉진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그외에는 민주당과 통합당이 각자 현역 의원을 보유하고 있는 지역구의 현안을 우선적으로 전진 배치한 게 눈에 띈다. 현재 대전의 정치 구도는 원도심인 동구·대덕구·중구를 통합당이 차지하고 있는 반면, 신도심인 서구갑·을과 유성갑·을은 민주당이 차지하고 대립하는 형국이다.


민주당은 대덕특구 재창조 본격화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대덕특구는 명칭이 대덕이라 마치 대덕구에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민주당 현역 의원이 있는 유성구에 소재해 있다. 대전교도소 이전 신속 추진 공약도 교도소가 있는 유성구와 관련이 있다.


'대전형 좋은 일터 사업' 공약도 눈에 띈다. 근로시간 단축과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통해 노사 상생 문화를 조성, 대전형 좋은 일터 사업을 하겠다는 것인데, 현 정권 들어 급격히 강행 추진된 주52시간 근로시간 단축도 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는 상황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통합당은 '철도특별시 대전'이라는 주제로 대전역세권개발사업 복합2구역 민간사업자 유치 추진을 내걸었는데, 이는 동구의 핵심 쟁점이다. 회덕동 그린벨트 해제와 행정타운 개발 조기 추진은 대덕구의 핵심 쟁점이다.


'사통팔달 교통망 구축'이라는 주제로 제시된 충청권 광역철도 2단계 사업 추진은 신탄진에서 덕암·회덕을 거쳐 오정환승역까지 연결되는 부분은 대덕구 정용기 의원의 핵심 공약이며, 조차장에서 대전역을 거쳐 세천(식장산)역을 경유해 옥천역으로 빠져나가는 옥천 연장선은 동구의 이장우 의원과 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의 박덕흠 의원의 공동 공약이다.


세종…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은 공통 '1호 공약'
민주당, 세종지방법원·제2행정법원 설치 약속
통합당, 대전지하철 연장과 조치원BRT 내걸어


더불어민주당 세종을 강준현 후보와 미래통합당 세종을 김병준 후보(사진 왼쪽부터).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세종을 강준현 후보와 미래통합당 세종을 김병준 후보(사진 왼쪽부터). ⓒ뉴시스

세종특별자치시에서는 민주당과 통합당이 공히 '1호 공약'으로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을 내걸었다. 입법부인 국회만 세종으로 이전하지 않는데 대한 지역의 불만 여론을 의식한 것이다.


박물관 단지 조성도 공통 공약이다. 민주당은 국립박물관단지를 조성해 세종을 동북아 최대 박물관 도시로 육성하겠다고 했으며, 통합당은 OECD 국가 중 우리나라만 제대로 된 국립자연사박물관이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겨냥, 세종에 미국 워싱턴DC 스미소니언 자연사박물관과 같은 국립자연사박물관을 건립하겠다고 약속했다.


민주당은 이외에 세종지방법원과 제2행정법원 설치를 공약했다. 다만 이에는 세종으로의 관할권 이전을 우려해 불과 수 년전 대규모로 지원·지청 건물을 신축한 충남 공주시의 격렬한 반발이 예상된다.


통합당은 '대중교통 중심 선도도시 구축'이라는 주제로 지하철 연장과 신규 BRT 노선을 공약했다. 구체적으로 현재 대전 유성구 반석동까지인 대전지하철 1호선을 세종까지 연장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외삼차량기지에 외삼역을 신설하고 금남역·세종터미널역·나성역·세종정부청사역이 차례로 들어서도록 노선을 연장해야 한다.


1번 국도를 따라 세종을의 조치원역까지 연장되는 BRT 노선 신설도 추진된다. 이것이 현실화할 경우, 세종 중심에서 경부선 새마을·무궁화호가 정차하는 조치원역까지 25분 정도에 주파할 수 있다. 조치원역에서 서울 영등포역까지 새마을호로 1시간 10분 정도가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북 오송역의 수요를 분산하고, 조치원역 활성화의 획기적 전기가 마련되는 셈이다.


충남…혁신도시지정·서해선 서울직결운행 공통
평택~오송 2복선화 천안아산 정차 추진도 겹쳐
통합당, 보령선·중부권 동서횡단철도 추가 공약


더불어민주당 충남 공주부여청양 박수현 후보와 미래통합당 충남 공주부여청양 정진석 후보(사진 왼쪽부터).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충남 공주부여청양 박수현 후보와 미래통합당 충남 공주부여청양 정진석 후보(사진 왼쪽부터). ⓒ뉴시스

충청권 최대 의석인 11석이 걸린 '충청의 맏형' 충청남도에서는 민주당과 통합당이 공히 충남혁신도시 지정과 공공기관 유치를 '1호 공약'으로 내걸었다.


부천 소사에서 충남 홍성까지 연결되며 현재 공정률 70%를 넘어선 서해선 복선전철을 서울까지 직결운행하겠다는 공약도 양당의 공통 공약이다. 부천 소사가 기·종점이 되면 1호선으로 환승해 서울 시내까지 들어가야 하므로, 기존 경인선 선로를 활용해 아예 서울역·용산역·영등포역에서 출발·종착을 하는 서울 직결운행을 추진하겠다는 뜻이다.


경부고속선 평택~오송 2복선화 사업 천안아산역 정차 추진도 민주당과 통합당의 공통 공약이다. 경부고속선 포화 상태를 타개하기 위한 평택~오송의 2복선화는 기존 노선 지하에 새로운 복선을 뚫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는데, 이 때 천안아산역 지하에는 선로만 만들 뿐 역사는 만들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돼서는 천안아산역이 지상 통과 열차만 정차할 수 있는 반쪽짜리 역으로 전락하므로 지하에도 역사를 건설하겠다는 게 양당 공통 공약의 내용이다.


이처럼 충남과 관련해서는 철도 관련 공통 공약이 눈에 띈다. 장항선 외에는 철도 교통의 소외 지역인 충남에서 철도 신설에 대한 지역민들의 높은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통합당에서는 충남 보령에서 부여·청양·공주·세종을 거쳐 조치원까지 연결되는 보령선, 서산에서 당진·아산·천안을 거쳐 청주로 연결되는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조기 추진을 추가 공약했다. 그에 더해 전국 광역시·도 중 유일하게 민간공항이 없는 충남의 사정을 고려해 서산비행장에 민항을 유치해 민군복합공항으로 운영하겠다는 공약도 제시됐다.


충북…강호축 위한 오송·원주연결선 공통공약
민주당, 서울·평양올림픽 '마중물'로 AG 유치
통합당, 수도권내륙선·중부내륙선 복선화 공약


더불어민주당 충북 청주청원 변재일 후보와 충북 청주흥덕 도종환 후보, 충북 청주상당 정정순 후보, 미래통합당 충북 청주흥덕 정우택 후보와 충북 청주청원 김수민 후보, 충북 청주상당 윤갑근 후보(사진 왼쪽부터). ⓒ데일리안·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충북 청주청원 변재일 후보와 충북 청주흥덕 도종환 후보, 충북 청주상당 정정순 후보, 미래통합당 충북 청주흥덕 정우택 후보와 충북 청주청원 김수민 후보, 충북 청주상당 윤갑근 후보(사진 왼쪽부터). ⓒ데일리안·뉴시스

청주 4구를 중심으로 이번 총선에서 최대 혈전이 펼쳐지고 있는 충청북도에서는 민주당과 통합당이 국토 X자 강호축(강릉~호남 역대각선축) 구축을 위한 오송연결선·원주연결선 건설과 청주에서 괴산을 거쳐 문경으로 연결되는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조기 추진, 차세대 방사광가속기 건립을 공통 공약으로 제시했다.


민주당은 대북(對北) 관계에 유난한 관심이 있는 정당인데, 올해 총선 충청권 공약에서는 의외로 북한 관련 공약이 눈에 띄지 않았다. 하지만 충북에서는 북한과 관련한 공약이 제시됐다. 2030년 아시안게임을 충청권이 공동 개최해 2032년 서울·평양 공동올림픽 개최의 '마중물'로 삼겠다는 내용이다.


이외에 민주당은 충북 공약으로 △기업투자유치 확대 △문화예술체육컨벤션종합시설 건립 △미호천 생태휴양친수복합공원 조성 등도 약속했다.


통합당은 공통 공약인 오송연결선·원주연결선 뿐만 아니라 수서고속선 정차역인 경기 동탄에서 충북혁신도시를 경유해 청주국제공항을 연결하는 수도권내륙선, 경기 성남 판교에서 시작해 충북 음성·충주·괴산을 종단하는 중부내륙선의 복선화 등 철도 인프라 관련 공약을 추가했다. 그에 더해 △충북 지역 의대 정원 확대 및 상급종합병원 건립 △미세먼지 대응 산업환경개선지원센터 구축 등의 공약이 눈에 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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